비와 비

비와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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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 나와 이름이 같으나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존귀해야 할 여인을
하염없이 생각하리라.”
성종시대 전라도 관찰사의 딸 이비. 그리고 그곳에는 또 하나의 비가 있었으니, 외모와 지력이 뛰어난 전라감영 박씨 노비, 줄여서 박비였다. 백마를 타고 뛰어다니는 왈패 이비 아씨의 경호를 맡아 흑마를 타고 달리는 박비. 이름이 같으나 서로를 이 세상 그 누구보다 존귀해야 할 존재라 생각하는 두 사람의 애처롭고 격정적인 로맨스가 세계문학상 수상작가 조영주의 손끝에서 펼쳐진다.

“살아야 한다. 반드시 너만큼은 살아야 한다.”
처음이었다. 박비가 이비에게 말을 놓은 것은.
그리고 이비의 이마에 입 맞춘 것은.

소설은 성종의 형 월산대군이 한 화가에게 죽은 왕후의 그림을 그리라고 부탁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죽은 왕후를 잊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소년 왕과 그를 안타까이 여기는 형 월산대군. 그리고 월산대군의 위험한 요구에 고뇌하는 화공 안소희가 얽혀 역사에는 남지 못했던 또 하나의 《몽유도원도》를 그려간다.
이비는 자신의 얼굴이 성종의 죽은 왕후를 빼닮았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그저 천진하게 살아왔던 이비는 그 일을 계기로 자신의 과거에 얽힌 비극적 운명에 휩쓸린다. 그리고 때로는 오라비처럼 때로는 연인처럼 이비를 지켜왔던 박비의 삶 또한 크게 흔들린다. 그들은 이 격동의 시대를 어떻게 견뎌갈까.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살아왔던, 하지만 어쩌면 영영 알지 못할 자신의 이름을 어떻게 지켜갈까. 역사와 사랑의 소용돌이 속에서 굳건하게 버텨나가는 두 비의 이야기를 조영주 작가는 누구보다 탄탄한 필력으로 써내려갔다.
저자

조영주

어렸을때꿈은만화가였다.하지만그림에소질이없는것을깨닫고‘어떤장르든작가’가되기로마음먹었다.숭실대문예창작학과에서공부했으며비교적어린나이에미스터리극본을써드라마작가로데뷔했다.이후미야베미유키의소설《이유》에감명받아추리소설가가되기로작정했다.제6회디지털작가상을시작으로카카오페이지,예스24등의웹소설공모전은물론김승옥문학상신인상,세계문학상등을연달아수상하며추리소설가로입지를다졌다.하지만웬걸,로맨스도놓을수없었다.로맨스단편《멸망하는세계,망설이는여자》가영화화결정이나며현재는추리와로맨스에함께골몰하고있다.또한국내외를넘나드는앤솔러지를기획하며크리에이터로영역을넓혀가는중이다.낸책으로《절대적인행복의시간,3분》,《혐오자살》,《반전이없다》,《타락할래!천사와악마의따분한나날들》,《붉은소파》,《트위터탐정설록수》,《홈즈가보낸편지》,《좋아하는게너무많아도좋아》,《어떤,작가》,《나를추리소설가로만든셜록홈즈》등이있다.

목차

무릉도원들어서니꽃은피어만발이라
개도생각있어제자취를감췄거늘
앵무새야이노래를퍼뜨리지말아다오
우리나라윷가락은쪽이네개
설의계산이천추에썩지않고
짝을잃은원앙새여
양대에서맺은인연꿈결같고나
성은이망극하옵나이다
흩어진이해골을뉘라서묻어주랴
나무아미타불관세음보살
고작풍류회에
결코밥은굶지마라
키키흑키흐흑키힉킥
네놈은이승에속한자가아니라,
천하에둘도없을천치
왕이미쳤다!
금오신화에쓰노라
작가의말
작품해제_차무진/소설가
참고문헌
주석46수

출판사 서평

죽은왕후의얼굴을그려라
그그림이세상을바꿀것이다

독특하면서도대중적인추리소설가로사랑받아온소설가조영주가이번에는색다른역사로맨스로독자들을찾아왔다.《비와비》는조선성종시대를배경으로《몽유도원도》를둘러싼비밀과《금오신화》에숨은기구한이야기,그리고세남녀의엇갈린사랑과감정을풀어내는소설이다.전라도관찰사의수양딸이비와전라감영의관노비박비,그리고소년왕성종.거칠것없이내달리는두남녀의아련하고아찔한이야기가드라마틱하게펼쳐진다.

변화하고성장하는새로운여성캐릭터의등장

톡톡튀는미스터리소설로많은사랑을받아온조영주작가의새장편소설《비와비》는이전의작품들과는그결이약간다르다.이작품에서가장돋보이는것은단연주인공이비다.역사로맨스에흔히등장하는천진난만한민폐덩어리여주인공을상상했다면오산.마냥해맑은듯보이면서도이비는현실감을잃지않는다.타고난선하고유쾌한품성을잃지않으면서도자신의감정에솔직하게행동하는이비는시대의비극에굴하지않고앞으로쭉쭉나아간다.변화하며성장하는캐릭터가보여주는카타르시스가있다.이런이비야말로이작품을단순히조선시대를배경으로한로맨스가아니라읽는이를끌어당기는매력적인이야기로만들어주는가장큰이유중하나다.

발칙한상상에서태어난놀라운이야기
세계문학상수상작가조영주의색다른메타픽션

《비와비》는단순히아름다운사랑만을그린말랑말랑한소설이아니다.작가가과거미스터리소설에서보여주었던복선과반전의묘미가이작품에도확연히드러난다.특히《몽유도원도》와《금오신화》,그리고죽은공혜왕후라는세가지요소가맞아들어가며최후의진상이드러날때는탄성을내뱉지않을수없다.한소녀의가슴아픈사랑과역사의톱니바퀴가절묘히맞물리는결말에서는한편의영화를본듯가슴먹먹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