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롤, 액션!

스피드, 롤, 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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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2021년 SF어워드 중단편 우수상,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2022년 예스24 독자 선정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지금 가장 기대되는 작가 연여름의 첫 장편소설 『스피드, 롤, 액션!』이 출간되었다. 첫 소설집 『리시안셔스』로 일상의 틈에서 탄생하는 SF를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서정을 물씬 느끼게 해주었던 작가는 이번 장편소설을 통해 특유의 따뜻하고도 사려 깊은 시선을 잃지 않으며 소외된 존재들의 하루를 힘껏 응원한다. “지금을 신나는 러닝타임으로 살면 어때?” 끝을 미리 슬퍼하는 대신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을 온전히 누려보라는 메시지가 우리의 오늘을 한층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이다.
저자

연여름

2021년「리시안셔스」로SF어워드중단편소설우수상,「복도에서기다릴테니까」로제8회한낙원과학소설상가작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지은책으로소설집『리시안셔스』,장편소설『스피드,롤,액션!』,중편소설『2학기한정도서부』등이있다.

목차


1.추모객,율7
2.라면교섭16
3.냉장고옆이인용테이블27
4.우르릉,침입자38
5.집은1998년9월27일047
6.뚝배기토마토56
7.시나리오와이력서66
8.무심한열정의봉골레80
9.우르릉,‘그’90
10.카푸치노100
11.우리의교집합111
12.시간의통증121
13.스포일러132
14.손님142
15.카운트다운이아니라러닝타임153
16.다만166
17.붕어빵과쿠키179
18.반숙달걀프라이192
19.달크로켓203
에필로그:이년후의점심식사213
작가의말220

출판사 서평

2021년SF어워드중단편우수상,한낙원과학소설상수상
2022년예스24독자선정‘한국문학의미래가될젊은작가’
지금가장기대되는작가,연여름첫장편소설출간!

첫소설집『리시안셔스』로일상의틈에서탄생하는SF를선보이며,독자들에게아름다운서정을물씬느끼게해주었던작가연여름의첫장편소설『스피드,롤,액션!』이출간되었다.소외된약자를특유의따뜻하고도사려깊은시선으로담아낸작가는“SF만이가능한현실비판의예시같은작품”(구한나리심사위원장)이라는극찬을받으며2021년SF어워드중단편우수상을수상했다.같은해작가는어린이·청소년SF단편소설에주어지는한낙원과학문학상을수상하며부드러우면서도올곧은소설세계를다시한번인정받았다.평단의고른지지와함께,이듬해에는예스24독자들이뽑은‘한국문학의미래가될젊은작가’로선정되면서연여름은지금가장기대되는작가가되었다.

하지만무엇보다이작가가기대되는까닭은소설에대한그의미더운입장덕분일것이다.한인터뷰에서“저는우리의약한입장들이얽혀촘촘한그물을만드는이야기를좋아합니다”(황금가지,‘[장르의사람들]인터뷰’중)라고밝힌것처럼,작가는약한존재들을,그들의얽히고설킴을이야기의중심에두고있다.현실에서는황당할정도로좋은일들이잘일어나지않기에소설에서그러한즐거움을얻고자하는이들도있겠으나,작가는작지만또렷한질감을지닌것들에온마음을기울인다.아마아주작은변화가가져다주는어떤가능성을잘알고있기때문일테다.

“지금을신나는러닝타임으로살면어때?”
이시간이지나면우리는헤어지게되겠지만,
미리슬퍼하는대신다함께식탁에둘러앉자!

새해가전혀기대되지않는쓸쓸한12월,이야기는한때밥집이었고이제는영화의세트장인<미미분식>안에서시작된다.감독인보리는이곳에머물면서친구를간절히기다리는중이다.원래산부인과전문병원의원무과에서일하던보리는출생률저하에따른경영난으로어쩔수없이퇴사하고이기회에꿈꾸었던영화를찍기로결심한터였다.직접쓴시나리오와이에딱어울리는완벽한장소,퇴직금과펀딩모금액으로마련한제작비까지,꿈은곧이루어질듯보였다.그꿈을일깨워준친구가제작비를들고잠적하기전까지는.

어째서간절히기다리는사람은오지않고도리어엉뚱한이들만찾아오는것일까?<미미분식>사장님의손녀라며한여자아이가분식집에밀고들어온다.삼수생에이름은율이라고밝힌여자아이는할머니의기일이니추억할겸며칠묵었다가겠다며막무가내다.익숙한듯찬장을열어라면을꺼내고,낮잠좀자겠다며이층으로올라가는율에게보리는속수무책이다.무엇보다율은보리가손도대지못하던영업용가스레인지를켜고라면을끓일수있었다.보리는더이상컵라면을먹고싶지않았기에율과의동거를수락한다.

율과의생활에조금익숙해질무렵,촌스러운양복차림의남자상은이<미미분식>에나타난다.그는아무래도자신이시간에서미끄러진것같다며,1998년9월27일에서왔다고밝힌다.원무과에서일하며,터무니없는이야기에동조해주는건문제해결에전혀도움이되지않는다는걸체득한보리는그의말을흘려듣고내보내고자한다.시간여행자라니,그게말이나되는소리인가?하지만IMF사태로해고되기전까지관광호텔의레스토랑에서일했다며,한끼대접하겠다고나선상은의손맛을본후보리는마음을바꾼다.<미미분식>의메뉴판에는없는,그따뜻한토마토수프의맛이지나치게감동적이었으므로.

그리고며칠후세번째손님이나타난다.성별을가늠할수없는외모에,마치시대극이나판타지영화촬영장에서이탈한배우처럼요즘과다른옷차림을한사람이다.무엇을하는사람일까?어디서온것일까?보리는율,상은과힘을합쳐쓰러진그를방으로옮기고는,곱게갈아끓인흰죽과약을챙겨먹인다.

대체어쩌다여기서영화를찍는게아니라,알지도못하는사람들과함께밥을먹고있는것일까?한달간촬영장소로빌린<미미분식>에서의시간은끝을향해흘러가고,이제곧새해가찾아올것이다.직장도,꿈도잠시멈춤상태,보리의겨울은수상한사람들과나누는따뜻한식사로채워지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