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

$13.80
Description
세심한 시선으로 감상적이고 서정적인 호러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정지혜 작가의 연작소설 『없는 사람들을 생각해』는 해안선 곳곳이 바위와 절벽으로 절경을 이루는 경이로운 섬 ‘목야’에서 일어나는 기이한 일을 담은 소설이다. 잔잔해 보이지만 거센 파도를 품고 있는 바다를 닮은 세 편의 이야기를 만나 볼 수 있다. 기이한 일 속에서 유기적으로 얽혀 있는 인물들이 서로에게 내민 목적 없는 손길과 향하는 마음이 서로를 살리고 구한다.
저자

정지혜

저자:정지혜
사람들의마음을따뜻하게데워주고싶어서소설을쓰기시작했다.세상을다녹일만큼따뜻한이야기를만들어내는것이목표다.책에도온기가있다고생각한다.재미있는이야기를오래오래들려줄수있는소설가가되고싶다.
2014년장편소설『헤어살롱그남자애』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망해버린이번생을애도하며』『다마논드호』등을냈다.

목차

추천의말_전건우(소설가)6쪽
지은의방_9쪽
강과구슬_75쪽
이설의목야_133쪽
작가의말_180쪽

출판사 서평

“강령술의방법은언급하지않겠다.
이글을읽은누군가가무심코따라할까봐겁이난다.”
섬에서일어나는기이한사건,드러나는관계속숨겨진진실!

세심한시선으로감상적이고서정적인호러가무엇인지보여주는정지혜작가의연작소설『없는사람들을생각해』는해안선곳곳이바위와절벽으로절경을이루는경이로운섬‘목야’에서일어나는기이한일을담은소설이다.잔잔해보이지만거센파도를품고있는바다를닮은세편의이야기를만나볼수있다.기이한일속에서유기적으로얽혀있는인물들이서로에게내민목적없는손길과향하는마음이서로를살리고구한다.

이야기의문을여는「지은의방」은인물들의중요한매개체가되는강령술을담은이야기로첫장부터독자의시선을강렬하게사로잡는다.전학생이퍼트린강령술이으스댈수있는자랑거리이자하나의놀이가된학교에서지은의하나뿐인친구미우는강령술을하겠다고나서더니지은에게함께하자고한다.부모님의잦은다툼속에하루하루부모를향한분노를키워가고있는지은은자신의부모가진짜로서로를죽이는상상을하곤했다.자신의상상이언제고반드시일어날것같았고,역겨운내면을생각하면무서운귀신이찾아올까두려웠지만,그만악해지고싶었던지은은귀신에게부탁하고자강령술을준비한다.강령술을하기로약속한날,목야에태풍이몰아치게되고,둘은서로전화를연결한채강령술을진행한다.‘내사랑은참을성이없어서내일까지못기다릴거같’(19쪽)다며강령술을꼭해야겠다채근했던미우는결전의순간두려움에한발빼고,그러한태도가어이없었던지은이먼저강령술을시도하고그것을불러내는데성공한다.

그것은굳이나를골랐다.기다렸다는듯.아주오래도록나같은애를찾아헤맸다는듯.나의안은그것의머리카락처럼검고축축하고악취가풍긴다.그것은나와꼭닮았다._본문속에서

「강과구슬」은학교에강령술을퍼트린전학생초원과그의친구강이의이야기가펼쳐진다.강이는영안이트인아이로죽은사람을볼수있다.동네에초원을제외한친구라고는무당구슬할머니와귀신박구슬뿐이다.물에빠져죽은사람이많아수사귀가많은곳인목야는지천으로널린혼을달래고위로하는‘목야제’가매년열린다.초원과함께목야제를찾았던강이는그곳에서초원이가끔풍겼던영혼이썩은냄새의근원과바다위를둥둥떠다니는수사귀들의추악함을알게되고,갯바위에서들리는비명소리를지나칠수없었던강은망설임없이바닷속으로뛰어든다.

이게웬횡재야.영가하나에사람하나,더들어갑니다.많이드십시오!_본문속에서

「이설의목야」에서는어릴적목야에서아빠를잃은설과엄마와함께살고싶어엄마를찾아갔지만버려진은위의현재를보여준다.둘은섬이아닌육지에서한식뷔페의직원과손님으로만나부부가됐다.결혼식은생략하고혼인신고만한후에은위가살던집에서신혼생활을이어가던중누수로인해위기에처하게된다.한편,설은매일밤찾아오는사람들로인해끙끙앓으며잠을자는남편을구하기위해몰래용한무당이있다는목야로향한다.그곳에서만난무당은그가모시는할머니와자신이인연이깊다이야기하더니,남편의문제를해결하기전에설스스로가해야할일이있다고말하곤낯선골목의폐가로데려간다.그곳에서설은‘언니’를만나게된다.

나한테언니가있었나.언니.언니.자꾸부르다보면사라진기억의조각들이툭하고떠오를까._본문속에서

‘목야’라는장소를중심으로이어진인물들은시간이한참흘렀음에도여전히서로를위해마음쓰고자신의상처와트라우마를극복하기위해애쓰는모습이다른호러소설과의차이점을극명하게보여준다.한사람,한사람의마음을쫓다보면감정의끝에상처를품어주고이해하려고노력하는마음의가치를알게될것이다.

“왜아직여기있어요?왜아직못가고있느냐는말이에요.”
죽은영혼을바라보는새로운시선,감상적호러의시작!

‘삶과죽음에대해혹은이별과만남에대해이토록서늘하면서아름답게파고드는작품을나는이제껏보지못했다’는전건우작가의추천사로기대감이솟는작품,『없는사람들을생각해』는이세상에없는사람들을생각하며쓰였다.소설속에서‘귀신’은섬뜩한존재가아닌떠나지못하고머무르는영혼으로그려진다.그들이이곳을떠날수없게된사연과이유에대해정지혜작가는자신만의감상적인시선으로떠나지못한이들의마음속으로우리를데려간다.

‘강령술’은과거유행했던괴담‘분신사바’를떠오르게한다.친구들과교실에모여손을모아종이위로원을그리며귀신을부르는분신사바는귀신과의소통이목적이지만소설속의강령술은귀신이소원을이루어주는부분에서차이점이있다.만약귀신을불러내소원을빈다면어떤소원을빌것인가?질풍노도의시기에가정의불화를끊임없이목격하고폭력적인환경에노출되어자란지은의시선을따라가다보면한사람에게가지는애처로운마음과따스한손길과눈길이삶에어떤영향을미치는가에대해생각하게한다.

느끼는감정을짓누르기만했던‘지은’은강령술에성공하고증오와분노로점철된마음으로그것과하나가되지만그런지은에게도마음이쓰이는존재가있었다.자신의집앞에서엄마에게내쳐지는모습을목격했던,그아이가떨어트린눈물자국이마르지않는기억.수년의시간이지나그아이,은위와마주한다.은위는왜지은을찾아온걸까?그순간이야기에숨겨진반전에한번놀라고,끝에다다라작가가숨겨둔관계의퍼즐조각을찾아내고맞추며또한번놀랄것이다.인물사이숨겨진인연을능동적으로찾아내는자신을발견하게될것이다.작가가숨겨둔퍼즐조각을찾아하나하나맞춰가는재미와읽는기쁨을느껴보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