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나 (정은우 연작소설)

포나 (정은우 연작소설)

$18.80
Description
2019년 창비신인소설상, 제46회 오늘의작가상을 받으며 작가적 입지를 공고히 다지고 『국자전』으로 사랑을 많이 받은 소설가 정은우의 연작소설 『포나』가 출간되었다. 서사적 완결성과 인물의 감정을 세심하게 따라가는 문체로 독자들을 사로잡아온 작가는, 이번 연작에서도 ‘발레’와 ‘인공지능’이라는 상이한 감각을 하나의 흐름으로 엮으며 각기 다른 삶의 국면에 놓인 세 인물의 내면을 밀도 있게 그려나간다.
「내일의 서정」은 발레를 떠나 은행원이 된 정서가 자신을 지금에 이르게 한 것이 무엇인지 더듬어가는 이야기이며, 「내일의 헌정」은 안정적인 삶을 좇던 현정이 그간 외면해온 감정들과 관계의 상처 등 일상에 생긴 균열을 비로소 바라보게 되는 과정을 담아낸다. 「내일의 우연」은 발레무용수인 연우가 몸의 한계와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는 순간을 따라간다.
『포나』는 어린 시절 발레를 함께 배우며 같은 꿈을 꿨던 세 친구가 이제는 전혀 다른 일상에서 저마다의 선택을 감당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면서도, 그 중심에서 AI ‘포나’가 보여주는 수많은 가능성을 통해 독자에게 하나의 질문을 던진다. 선택의 순간을 맞닥뜨렸을 때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고 어떤 마음으로 내일을 살 거냐고. 자신의 판단으로 이루어진 결과가 늘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흔들리고, 망설이고, 뒤돌아보면서도 각자의 자리에 서 있는 우리에게, 이번 연작은 다시 한번 내일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따스한 온기를 불어넣는다.
저자

정은우

2019년창비신인소설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연작소설『안녕한내일』(2024),소설집『묘비세우기』(2023),장편소설『국자전』(2022)등이있다.오늘의작가상을수상했다.

목차

내일의서정
내일의헌정
내일의우연

추천의말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이다혜작가,윤별발레리노강력추천!
창비신인소설상,오늘의작가상수상작가정은우가전하는
AI포나와발레,그리고우리가선택해야하는순간들


막이오르기전의불안과두려움을안고
다시무대를향해발을내딛는마음

연작을구성하는세편의이야기는각기다른인물의삶을따라가지만,그시작은모두한지점에서비롯된다.어린시절세친구를가장가까이에서지켜보던‘평화’라는인물의시선이다.평화는정서,현정,연우를발레학원에데리고다니며이들의어린시절을가장가까이에서지켜본존재로,성인이된후에도세인물의마음속에서또다른의미로되살아난다.정서에게는잃어버린마음을찾아가는기억의기점으로,현정에게는외면해온상처를더듬는감정의자리로,연우에게는다시무대를꿈꾸게하는마음의원점으로.『포나』는이러한평화와의기억을통해세사람이지나온시간을자연스럽게연결하면서도,인공지능‘포나’와‘발레’를매개로각인물이내일을향해나아가는내면의움직임을섬세하게그려낸다.
「내일의서정」에서는은행원이된정서가예고시절같은반친구였던한사라와의재회를계기로지난시간을돌아본다.평화의손을잡고발레학원에다니던어린시절과달리고등학교에들어서자경쟁은한층치열해졌고,그무대에서한사라는언제나앞서나가는존재였다.정서는그시절한사라에게느꼈던위축과동경,발레를그만두기로했던순간의감정을떠올린다.그리고이제는사회복지사가된그녀에게서“아이들이꿈꿀수있도록돕는어른이되는것”이꿈이라는말을들으며,자신이어떤마음으로발레를떠나게되었는지천천히되짚어간다.
「내일의헌정」에서는현정이그동안외면해왔던관계의상처를마주하며자기안에쌓인감정의층위를확인해간다.포나를통해TLT(연인모의테스트)로소개받은동준과의파혼,그리고오랫동안단절한채지냈던동생과의동거는현정의일상에변화를가져온다.그과정에서현정은소아마비동생을돌보느라부모의관심에서밀려나던시간,가장믿고의지하던평화의부재로생긴공백,가장좋아했던발레마저그만둘수밖에없었던기억을차례로떠올린다.그렇게현정은애써피해왔던자신의마음을마주하게된다.
「내일의우연」에서는부상과회복을반복하던발레리노연우가무대에서기위해결국인공지능시스템과연결된관절수술을택하면서다시한번선택의무게를체감해나간다.평소AI에회의적인데도미래를위해수술을감행한연우는,몸이좀처럼예전의리듬을되찾지못하자불안해한다.동료의부상소식을접하면서도연우는그저자신에게도곧기회가찾아올지모른다는기대를놓지못하고,결국의사가거듭당부했던포나점검을의도적으로미루기까지하며스스로해내보이겠다는욕심을부린다.그러나무대를앞두고무릎이갑작스레움직이지않고,그순간연우는더이상예전과같은몸으로돌아갈수없음을받아들이며한걸음나아간다.


몸의한계와마음의요동을딛고
삶이라는무대를완성해나가는우리모두를위하여

세주인공의여정을따라가다보면,마치세편의발레극이차례로눈앞에펼쳐지는듯하다.정서는자유로운스와닐다를바라보는인형코펠리아로(「코펠리아」),현정은긴잠에서깨어나는오로라공주로(「잠자는숲속의미녀」),연우는사랑과운명앞에선지크프리트로(「백조의호수」)포개진다.그리고이것은『포나』를보면서느끼는또다른재미이기도하다.

“인간의몸과삶은유한했다.유한한몸과삶으로무한한꿈을향하는인간,위대하기보다는어리석어보였다.언젠가는산산이부서질지도몰랐다.”-본문중에서

“최선을다해춤춘다고해서최고의춤을출수있다는보장은없으니까.확실한보장을받고싶다면무대에서는건무리였다.모든무대는단한번뿐이었다.그래서모든걸쏟아내야했다.음악이끝나고,막이내리기전까지.”_본문중에서

불확실한미래앞에두렵지않은사람이있을까.삶이라는무대에선우리는모두흔들리고망설이며제자리에서발끝을고쳐디딘다.그러나그요동을딛고나아가는방향은제각각이다.정서처럼좋아하는마음과뒤처질지모른다는두려움사이에서계속흔들리다가끝내는다른문을열기도하고,현정처럼좋아하는것만으로는버틸수없다는사실을깨닫고일찍이발레를포기하기도하며,연우처럼발레를좋아하는마음하나로한길을향해끝없이걸어나가기도한다.
인공지능은수많은가능성을보여주지만,결국선택하고나아가야하는사람은우리자신이다.물론그때마다근심걱정들이물밀듯이밀려올것이다.그러나“무엇이든하겠다고마음먹은이상불안이나두려움에시달리지않는방법은없다.그냥계속하는수밖에”(‘작가의말’중에서).생의자리에서주저하고머뭇대는건결함이아니라살아있음을증명하는조건이다.그러니무엇을선택하며살아가든계속해서앞으로나아가려는마음,바로그지속하는움직임이야말로우리가삶을완성해나가기위한가장본질적인힘이아닐까.
『포나』는이렇듯우리의삶이정답을향해가는길이아니라매순간미세하게방향을조정해가는과정임을조용히환기시킨다.그리고가장중요한것은지금의자리에서이어갈수있는한걸음이며,그불완전한움직임이삶을생동하게한다는사실은,이책을읽는모든이에게가닿아잔잔한울림을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