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앉는 밤 : 용윤선의 서간집

다시 앉는 밤 : 용윤선의 서간집

$24.00
Description
4년 만에 신작 낸 용윤선 작가의 서간집
“의자에 앉으면 쓸 수 있다는 것을 안다.”
『다시 앉는 밤』은 용윤선 작가가 4년 만에 펴낸 서간집이다. 용윤선 작가는 자신에게뿐 아니라 몸에게도 편지를 썼다. 1년간 스물세 사람에게 편지를 썼다. 매일 쓴 날도 있었고, 며칠 시간을 두고 쓰기도 했다. 기형도 시인께 쓴 편지를 시작으로 자신이 좋아한 커피인 에디오피아 예가체프에게 편지를 썼는가 하면 자신이 사랑하는 선생님과 스님, 그리고 작가와 음악가에게 자신의 일상을 전하기도 하고, 그 사람에게 궁금한 점을 묻기도 하고, 또 어떨 땐 답하기도 한다.
커피와 요가와 책을 사랑하는 작가 용윤선은 자신이 쓸 수 있는 말을 찬찬히, 그리고 담담하고 담백하게 편지를 써 내려갔다.
저자

용윤선

그때그때하고싶은것을하며살았다.『울기좋은방』,『13월에만나요』,『집에왔습니다』를썼다.

목차


기형도시인께
에디오피아예가체프EthiopiaYirgacheffee에게
마르그리트뒤라스MargueriteDuras께
김진영철학자께
산도르마라이SandorMarai께
헤르만헤세HermannHesse께
이승훈선생님께
카를구스타프융CarlGustavJung께
프레더릭마티아스알렉산더FrederickMAlexander께
숭산스님께
요한제바스티안바흐JohannSebastianBach께
아서코넌도일ArthurConanDoyle께
정미경소설가께
아이다롤프Ida.P.Rolf께
마르셀프루스트MarcelProust께
서포김만중께
가와바타야스나리KawabataYasunari께
플래너리오코너FlanneryO'Connor께
몸에게
요제프필라테스JosephH.Pilates께
글렌굴드GlennGould께
당신에게
니체F.W.Nietzsche께
세종대왕께
용윤선에게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쓰지않을때보다붙들고쓰고있을때가살고있다는증명이다

『다시앉는밤』을쓴작가용윤선은의자에앉아있으면쓸수있다는것을안다고한다.정해놓은만큼쓸때까지일어나지않는다.아마도의자에앉기위해,의자에앉고싶어서쓰는지도모른다.작가는밤새꿈을꾸고몸을씻고커피를정성스레내려마시고밥을챙겨먹고의식처럼책을읽고그다음에쓴다.무슨이야기를쓸것인가에대한계획이나소망은없다,무작정앉아있다가정신을차려보면이미썼다.어떤날은밖이어두워져있고,어떤날은생각보다빨리썼을적도있었지만,빨리쓴날은안절부절못해작가는집에돌아가는길에고칠부분을마음에새기며걷는다.쓴글은해버린말처럼회한으로남는다고작가는말한다.쓰지않을때보다붙들고쓰고있을때가살고있다는증명이라고확신한다.쓰지않는시간들은쓰기위한시간을위한것이다.새롭게태어나기위해죽었던것처럼말이다.

책속에서

커피를잔에따르는걸보면욕심이얼마큼인지
알수있단다.
나도모르게컵에한가득따라서
잔받침에옮겨놓기도여간힘든게아니야.
---p.8

종일커피를못마셨다는생각에
벌떡일어나앉은밤이지만,한번더기도할게.
---p.14

서점에자주갑니다.
볼일보다지나가는길에서점을들리는것이아니라
서점을가기위해집을나서고버스를타고
지하철을타고걷습니다.
---p.17

요즘하는혼자만의한가지가있답니다.
기억하고싶은것이있을때는눈을뜨고
마음속으로나입밖으로한번말하고눈을감습니다.
그러면몸과영혼에저장된다고믿어집니다.
---p.22

세상을떠나셨더군요.
아니,돌아가셨다는말이맞을것같습니다.
죽음이란사랑,미움,기쁨,괴로움같은감정이
비로소끝나고자유의길에들어서는것이아닌가
생각하고있습니다.
떠났다는말보다는돌아가셨다는말이맞는것
같습니다.
---p.24

편집자와이야기를나누고집으로돌아오는길에
옆동으로들어갔지뭐예요.
지난번책을쓸적에는출판사에다녀오는날이면
항상지하철을거꾸로탔던것이생각납니다.
다행히순환선이어서오래앉아있으면
집에올수있었습니다.
그때는아홉달동안매번지하철을거꾸로탔습니다.
오늘은승강기에서내리자
문앞에어린이자전거들이있었습니다.
덕분에남의집이란것을알았지요.
무심코벨을눌렀으면그집에사는사람이
얼마나놀랐겠어요.
---p.34

마라이!
당신앞에작은화분을들고있는사람이보이면
나라고생각하십시오.
---p.43

선생님이몸소보여주신사물에대한관심이
외롭지않게살아가는데큰힘이됩니다.
선생님처럼의자를사랑하고플라스틱컵을좋아하고
볼펜한자루를몸에지닙니다.
몸과마음이든든해지지요.
---p.55

어느덧두려움이없어진것같습니다.
두려움은또오겠지요.
또오는두려움에몸을떨고눈물을흘리게되더라도
‘이것이두려움이구나.’생각하겠습니다.
---p.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