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17.82
Description
2022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
2023 전미도서상 최종후보 한국 최초 선정

욕망과 공포의 심연을 마주하는
하이퍼 리얼리즘 ‘보라 월드’의 서막
“망각의 땅에서 의식의 최전방까지,
죽은 자와 산 자의 목소리를 남다른 감각으로 그려냈다.” _안톤 허 번역가

“모두에게 가능한 한 영원히 기억하고 싶은
악몽으로 남을 책이라고 확신한다.” _조예은 작가

“외로운 사람들의
섬뜩하고 비상식적인 욕망…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그것’이 다가왔다.”

2022 부커상 국제 부문 최종후보에 이어 한국인 최초로 2023 전미도서상 최종후보에 오른 《저주토끼》의 작가 정보라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퍼플레인에서 펴낸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첫 책인 《아무도 모를 것이다》가 신화와 설화, 역사와 환상을 교차하는 작품들을 담았다면,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는 현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욕망과 두려움의 세계를 다룬 초기작 열 편을 공들여 선별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은 이 작품 속에는 죽음과 원죄에 관한 묵직한 울림을 전하는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인간의 기이한 욕망을 내밀하게 그려낸 〈리발관(離拔館)의 괴이〉, 통한의 눈물을 담은 〈전화〉까지… 인간의 욕망과 회한이 세밀한 필치로 묘사되어 있다. 다채로운 빛깔과 울림을 담은 이 책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자연스레 “호러, 판타지, 비현실 등 다양한 요소를 혼합하면서도 일상에서의 공포와 압박에 본능적으로 뿌리를 두고 있다”는 부커상 심사위원단의 호평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의 면면을 ‘날것의 언어’로 생생하게 그려낸 정보라 작가는 끊임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를 흔든다. 사후에도 소멸되지 못한 채 우주를 유영하는 영혼의 비극(표제작 〈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과 타의에 휘둘려 온전한 삶을 살지 못하는 이들의 희극(단편 〈죽은 팔〉)을 숨 죽여 읽다 보면, 마지막 장에 이르러서는 ‘삶과 죽음’에 대한 거대한 물음표가 명치에 들어와 박힌다. ‘그대는,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그리하여 마침내 어떤 표정으로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라고.
저자

정보라

대학에서러시아어를전공하여한국에선아무도모르는작가들의괴상하기짝이없는소설들과사랑에빠졌다.어둡고마술적인이야기,불의하고폭력적인세상에맞서생존을위해싸우는여자들의이야기를사랑한다.지은책으로《저주토끼》《여자들의왕》《아무도모를것이다》《한밤의시간표》《호》《고통에관하여》《밤이오면우리는》등이있다.
1998년〈머리〉가연세문학상에당선되었고,〈호狐〉로2008년제3회디지털문학상모바일부문우수상,〈씨앗〉으로2014년제1회SF어워드단편부문우수상을받았다.《저주토끼》로2022년부커상국제부문최종후보에올랐고,2023년전미도서상최종후보로선정되어주목받으며,20개국이상에서번역되어전세계독자들을만나고있다.

목차


죽음은언제나당신과함께007
감염033
리발관(離拔館)의괴이143
내친구좀비167
내일의어스름205
사흘245
죽은팔273
그림자아래315
타인의친절353
전화389
작가의말414
추천의말418

출판사 서평

책속으로
타인의고통을즐기는자들에게다른사람은인간이아니다.고통받고괴로워하며가해자에게도취감을제공해주는오락의대상일뿐이다.그러므로그들은잊어버린다.하나의도취감이한계에도달하여더이상재미를느낄수없게되면그들은잊는다.그리고다른오락거리를찾아나선다.이유없는고통을당한사람은잊지않는다.자신에게고통을주며즐긴사람에대한증오는사라지지않는다.언제까지나.
---「죽음은언제나당신과함께」중에서

폭력이란이상한것이다.처음에는망설이면서마지못해툭툭건드리는정도에서시작했지만,주먹을한번뻗을때마다그강도는점점세졌다.처음에는몸통,중에서도맞아서크게다치지않을법한부위를생각해서골라가며때렸다.그러나몇번그렇게때리다가주먹이두번째로명치를가격하고,남자가다시몸을반으로꺾었을때미처손을조절하지못해주먹이뺨에가서맞고,당황하는나에게남자가‘얼굴때리셔도됩니다’라고속삭인시점에서이미나는통제력을잃었던것같다.(중략)도대체이게무슨짓인가.아무리부탁받았다고는하지만,잘알지도못하는남자를나는왜이지경으로때렸는가.
---「감염」중에서

“전에는그런얘기들으면그러고사는애들이한심했는데,이제는세상이뭔가잘못됐다는생각이들어.우리가막큰걸바란게아니잖아?서른이넘으면어쨌든직장이있고,결혼해서아이가있고,안정된생활이있고,그럴거라고생각했는데…….그런데고작그거이루기가왜이렇게힘드니.아주약간다르게사는게뭐가그렇게큰죄라고?대체어디서부터엇나간걸까?”그녀는무기력한자조의웃음을띠었다.
---「내친구좀비」중에서

빛이밝게보이는것은어둠이있기때문이다.사물의윤곽이가장뚜렷하게보이는것은음영이그테두리를두르고있을때이다.인간의몸속에는빛이들지않으므로내장기관은태어날때부터죽는순간까지,혹은그이후에도언제나어둠속에잠겨있다.인간의두뇌는매끈하지않으며,오히려주름이많이지고그골이깊이파여있을수록기능이뛰어나다.인간의마음속골짜기와그림자의깊이는아무도알지못하며알수도없다.인간은겉과속에여러가지어둠과그림자를수없이간직하고있기때문에인간인것이다.
---「그림자아래」중에서

추천사

망각의땅에서의식의최전방까지,죽었으나여전히그림자를드리우는존재들…죽은자와산자의목소리를남다른감각으로그려냈다.처음에는나와동떨어진다른세상얘기인듯하지만,한참을읽다보면‘소설속세상이여태껏내가살고있는세상이었구나’하는기이한느낌을지울수없다.
-안톤허(『저주토끼』번역가)

폭력과고통,상실과불운,죽음과운명…환상과죽음의경계를넘나드는열편의이야기들은우리를한시도놓아주지않았던‘두려움’의정체를길어올려태연한얼굴로그베일을벗긴다.…남은쪽수가줄어드는게아쉬워글자를핥듯이읽었다.긴여운을감당하기위해중간중간눈을감고쉬기도했다.모두에게가능한한영원히기억하고싶은악몽으로남을책이라고확신한다.
-조예은(『칵테일,러브,좀비』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