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서범석 시인의 시집 「난센스의 지각」은 인과론적 사유가 지배하는 세계ᅌᅦ 대한 유쾌한 반란이다. 그의 시편들은 인식 주체의 강제된 명명법과 불합리한 합리성으로 재편된 “엉켜버린 세상”을 향해 풍자와 역설의 언어를 의뭉스럽게 쏟아낸다. 새 시집에 “각자의 주장을 비논리로 펼치는” 채석장 “봄꽃들”의 아침 표정과 “아버지처럼” “이름만 남아 있는 바람이” “온 산 가득히/풀과 나무와 새와 벌레들을 흔드”는 넉넉한 풍경, 죽음으로 비로소 완성되는 자유와 평화와 중도와 사랑의 “완벽”한 세상이 중첩되는 이유도 그래서이다. 뿐만 아니라 “파고다 공원 근처에서 소문난 여자”의 불편한 진실과 “겨울에는 언제나 눈이 온다”라는 자연의 자명한 법칙이 모나지 않게 공존하는 사정도 이 부근에서 멀지 않다. 이 시집은 평범하면서도 눅진한 세계의 형상에서 대자연의 이치와 생의 비의를 재치 있게 포착하고 진중하게 견인한 예술적 사유의 집적물인 것이다.
난센스의 지각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