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 있느냐

네가 어디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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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영혼의 안식처에 귀소歸巢하는 의식儀式
정경식 시인의 시쓰기는 영혼의 안식처에 귀소하는 의식처럼 보인다. 그 의식은 일상이 되어 계절에서 계절로 쉼없이 이어진다. 이번 시집에서도 봄노래와 여름노래와 가을노래와 겨울노래가 시집의 1,2,3,4,5부를 이루고 있다. 거기에는 늘 꽃이 피고 지고, 바람이 불고, 개울이 흐르고, 해가 지고 별이 뜬다. 그리고 그것들과 더불어 사색하는 시인의 마음이 있다. 고독한 마음도 있고 지극한 마음도 있고 비애의 마음도 있다. 그 자연 속의 마음들은 잠시 주변의 풍경을 둘러보면서 거의 언제나 한곳으로 흘러간다. 시인은 자연과 기억의 힘을 빌려 사색 속에서 마음을 차분하게 빗질한다. 그리하여 시의 마무리에서는 영혼의 안식처에 귀소하게 된다. 그것은 예를 들면, “걸을 적마다 비어가는 마음속에 조금씩 채워지는 작은 행복의 그림자”로 표현되기도 하고, 또 “작은 우울마저 풀어지고 사라진다”로 표현되기도 한다. 시인이 시의 언어를 얻는 것과 영혼의 안식을 얻는 것은 둘이 아니다. 정경식의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인의 이러한 순결한 의식에 동참하는 것이 되고 나아가 시인이 얻은 영혼의 안식을 자신도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정경식의 시에는 온유함이 있다.
한편, 그 온유함은 평이하고 친숙한 시구와도 연관이 있어 보인다. 정경식의 시는 친숙한 나날의 삶을 평이하게 그려낸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들도 대부분 읽는 대로 이해되고 스며든다. 때로는 이것이 다소 안이하다는 결점일 수도 있지만, 동시에 편안하고 온유하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모든 것이 복잡해지고 어려워지고 산만해지는 오늘날의 삶 속에서 이런 순결하고 편안한 온유함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시읽기의 보람이 될 수 있다. 「세 사람이 길을 가다가」라는 시를 빌려서 말해 본다면, 정경식의 시쓰기는 “작은 연못에 물길을 내”는 것과 같아서 “마른 나무에 물 한 잔”이 주어지고 또 “언덕 넘어 작은 밭에 비”가 내리게 되고 그래서 모든 “메마른 가슴이 젖”을 수 있도록 기도하는 것 같다. 이 기도는 다시 영혼의 안식처에서 귀소하는 의식과 다르지 않을 것이다.
- 이남호(문학평론가·고려대 명예교수)
저자

정경식

시인정경식은경기도가평에서태어나국민대학교에서영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2006년윤강로시인추천《문학저널》로등단하여,저서로는시집「문득,시대의등불」(2018),「고백」(2019)등이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진달래
자화상
봄날
살구꽃피면
다시세상속으로
비오는저녁
나침반
장미정원
꽃이있는찻집
대설주의보
벗어나기
종이상자의음악
오솔길을따라가면
이중창二重窓
수유리의봄
얼굴
벚꽃이피면
오늘과의이별
봄맞이

제2부
인사동에서본마종하
여름대나무숲
여동생과의대화
지하철역에서
야광夜光
모순矛盾
종소리
리듬
고사관수도高士觀水圖
막걸리
어머니의음성
안경을닦으면서
폭포
장마
흔적
달맞이꽃,그추억의자리
진도해상에서의난파難破
묘사描寫
봄에서여름사이

제3부
바람부는곳
가을의풍경
국화꽃당신
바람소리
빛속으로
모닥불
집짓기
개척開拓교회
귀뚜라미울고
복사골마을
가장오래된선물
여름이가을에게
코스모스
가을날
나팔꽃
기도원가는길
보이지않는신성神聖
강남역11번출구
산행을마치고

제4부
나에게로떠나는회상
애착愛着
찾아온겨울,한강
신학교시절
세사람이길을가다가
강가에서
혜화동에서
생강차를마시면서
바라봄
첫눈
용인龍仁의매
저녁에
나의초상
화진포마을에가서
어느교회에서
눈오는밤
기대어살기
작은위로
불면不眠

제5부
이슬이내리기전에
춘흥春興
경칩驚蟄에
봄의노래
코로나단상斷想
고개숙인해바라기
북한산가는길
선생님들과함께
입추에
민들레피면
가을을지나면서
산책하는국어
그때,유년시절
서가書架앞에서
동행
팥죽을끓이면서
눈속
눈빛,무대장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