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옆 미술관 :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 (양장)

교회 옆 미술관 :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 (양장)

$20.00
Description
“진심으로 고백하건대,
이만큼 사는 건 오로지 그런 예술가들 덕분이다!”
-그림을 통해 받는 위로와 용기, 그리고 삶의 활력
때론 살아가야 할 절실한 이유가 필요하다. 마음이 피폐해져 있거나 큰 상실감에 빠져 있을 때, 때론 내가 감당하기 힘든 상황과 마주할 때, ‘구원의 빛’은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틈입하기도 한다. 이 책은 저자가 “사막화된 내면에 바늘이 빼곡해서 바람만 불어도 가슴이 쓰”릴 때 유럽 여행을 떠나게 되고, 프랑스 남부 아를에서 만난 광활한 해바라기 평원과, 고흐가 그린 〈밤의 카페〉에 실제로 앉아서 ‘지친 영혼을 위로하고 싶다’던 고흐를 떠올리며 내면의 억눌린 무언가가 풀어졌던 경험을 들려주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처참하고 절망적인 상황에서 만난 렘브란트의 마지막 자화상을 통해 용기와 새로운 젊음을 찾았다는 오스트리아 태생의 화가이자 극작가인 오스카 코크슈카의 경험담처럼, 이 책이 소개하는 성경 속 다양한 인물의 삶과 그 삶을 화폭에 담아낸 명화들을 통해 공감과 위로, 삶의 활력을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저자의 지적처럼, 텍스트와 문자 중심의 신앙은 어쩔 수 없이 머리만 키운다. 가슴으로 공감하고 타자의 삶을 상상하는 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고, 개신교의 배타성과 호전성 또한 이런 불균형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른다. ‘로고스’(이성/논리) 중심의 삶은 ‘파토스’(감성/예술)로 보완되어야 ‘에토스’(영성/윤리)가 길을 잃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저자는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신앙의 균형 감각을 키워 가도록 자극한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은 모두 ‘여성’이다. 하갈, 십브라와 부아에서 사르밧 과부와 술람미 여인에 이르기까지 총 24명의 여인들을 소환하여, 어떤 폭력과 소외와 배제에도 굴하지 않고 용기를 내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들려준다.
저자

구미정

저자:구미정

세상의다채로운풍광을신학적사유의틀로재미있게풀어내는우리시대의이야기꾼이자기독교인문학자.매사에심각하고경직된신학풍토속에서그의이야기신학은‘춤추는영’에사로잡힌듯경쾌하고자유롭다.사회적약자의편에서서지구에만연한폭력을고발하는글에서도그의신학언어는발랄한움직씨로팔팔하게약동한다.하나님의자비에터한살림의영성과돌봄의윤리감각은교리나교권같은답답한울타리에갇혀있지않고하늘,사람,생명,자연을향해활짝열려있다.그의신학이생기를잃지않는것은시와소설,그림,음악,영화등동시대의문화예술과깊이교감하며사유의진폭을끊임없이확장해가기때문이리라.

이화여자대학교철학과와같은대학교대학원기독교학과를졸업했다.생태여성주의에바탕을두고신학과윤리를재구성한논문으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금은숭실대학교에서강의하는한편,경기도화성에자리한이은교회목사로활동하며,'화성으로간책방'을꾸려대중과소통하고있다.

지은책으로《한글자로신학하기》,《두글자로신학하기》,《그림으로신학하기》,《야이로,원숭이를만나다》,《핑크리더십》,《구약성서,마르지않는삶의지혜》,《교회밖인문학수업》,《십자가의역사학》등이있으며,우리말로옮긴책으로《교회다시살리기》,《작은교회가아름답다》,《아웅산수지,희망을말하다》,《낯선덕:다문화시대의윤리》등여러권이있다.

목차


여는말폭력과전쟁의세상에깃든성스러움을찾아서

1부불의에맞서다
1누구의도구도아닌삶_하갈
2신앙과권력사이에서‘생각’하라_십브라와부아
3리더십이란이런것_드보라
4사랑이죄인가요?_미갈
5신앙은공이다_에스더
6여자들의전쟁은계속된다_유디트
7무슨일을하든지주님의영광을위해_마르다
8합당한예절로대하시오_뵈뵈

2부폭력에신음하는여성
9죽이는눈물,살리는눈물_입다의딸
10하늘을향해소리치는꽃_다말
11이것은누드그림이아니다_수산나
12이토록잔혹한생일잔치라니_살로메
13저주받은땅,낙인찍힌여자_사마리아여인
14기본값에동의하지않기_간음한여인
15나를만지지말라?_막달라마리아
16털북숭이마리아를아십니까?_베다니마리아

3부죽음을넘어사랑으로
17초월과저항이함께추는춤_미리암
18새로운세상을낳다_동정녀마리아
19자매애가희망이다_룻
20낳았으되갖지않기_한나
21부스라기라도좋아_가나안여인
22죽음이나를부를때까지_안나
23고통의감수성으로환대하라_사르밧과부
24사랑은죽음처럼강한것_술람미여인

출판사 서평

책속에서

나는예술의힘을믿는다.종교와예술가운데어느쪽이더세상을이롭게하냐고묻는다면단연코후자라고답하겠다.종교의이름으로자행된수많은폭력과전쟁의역사를우리는똑똑히기억한다.지금도지구상곳곳에서종교는신의뜻이라느니거룩한전쟁이라느니애먼소리로순진한사람들을꼬드겨삿된이득을취하는데몰두하는경우가많다.그런종교의분탕질을예술은꿋꿋이고발한다.독일의노벨문학상작가귄터그라스의《양철북》을펼쳐보라.시대의양심이어야할교회가히틀러의앞잡이로전락했을때조차오스카의양철북은자기소리를잊지않는다.군국주의의북소리를해체하는다른리듬으로새로운세상의가능성을열어젖힌다.예술의고유한능력이다.
---p.13,「여는말」중에서

영국화가프레더릭구달(FrederickGoodall,1822-1904)이〈하갈과이스마엘〉을그렸다(그림4).하갈이어린이스마엘과함께척박한땅위를맨발로걷는다.살짝내리깐눈에서더는아브라함의집으로돌아가지않겠다는결기가느껴진다.한손으로주먹을꼭쥐고있는게이해석에무게감을더한다.아들은아직어리고,자기를지켜줄남자는어디에도없지만,괜찮다며마음을다잡아본다.그녀는이제더이상아무개의노예가아니다.자기삶의주체로하나님과함께살아갈것이다.어머니를쏙빼닮은아들도마찬가지다.아직은어머니의손을잡고어리광을부릴나이일텐데,대견하게도빵이든가죽가방을한손에들고호기심어린눈으로주변을살피며성큼성큼나아간다.하갈의초록드레스는어찌보면파랗게도보인다.성모의색이다.
---p.27-29,「누구의도구도아닌아닌삶_하갈」중에서

로마서16장의이름들은이런맥락에서언급되었다.가장먼저나온이름이겐그레아교회의뵈뵈다(그림3).겐그레아는고린도에서가까운도시다.그녀는바울에앞서바울의편지를들고로마교회로가는선발대의우두머리다.바울은그녀를“우리의자매”라고부른다.자매는(로마황제가아니라)예수가구세주라는믿음을공유하는‘불온한’사람들의모임에속한여성을일컫는각별한부름말이다.로마제국곳곳에점조직처럼퍼져나가던신생세포조직인‘하나님의에클레시아’네트워크에서형제와자매는서로를환대할책무를지닌다.
---p.94,「합당한예절로대하시오_뵈뵈」중에서

룻기는한마디로고엘제도를보여주는책이다.그러니고엘의의무를진자가어떻게‘노블레스오블리주(귀족의사회적책무)’를보여주느냐에초점을맞추어읽으면될일이다.그런데어느사회든지그런책무따위는‘개나줘버려’하는인간종이꼭있기마련이다.룻기도예외가아니다.고엘의우선순위자가뒤꽁무니를치고내뺀다.나오미의밭을사면그집며느리까지떠맡아야하는데(룻4:5참고)‘모압여자’는죽어도싫다는거다.
---p.213,「자매가희망이다_룻」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