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비판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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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책은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라는 이름으로 유포되고 있는 특정한 담론에 대한 비판적 응답이며, 동시에 그것이 왜 문제인지를 드러내기 위한 일종의 경고장이기도 하다.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는 겉으로 보기에 한국 민족의 정체성과 사명을 조명하고 한민족의 위대함을 강조하는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명확하고도 강력한 목적이 숨겨져 있다. 그것은 바로 특정 인물, 즉 한학자라는 개인을 "독생녀"라는 신적 존재로 신격화하려는 서사의 재구성이다. 다시 말해, 이 담론은 독생녀론을 정당화하고 확장하기 위한 하나의 포장된 장치이며, 실제로는 독생녀 신화를 민족사에 덧씌우는 새로운 시도라 할 수 있다.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는 독생녀론의 새로운 버전이자, 한학자라는 특정 인물을 민족의 기원과 연결지어 신격화하려는 의도 아래 만들어진 허구적 서사이다. 이 담론은 단순한 종교적 표현이나 학문적 이론을 넘어서며, 한국사의 특정 시기와 사건들을 임의로 재구성하여 한민족 전체가 예로부터 '하늘이 택한 선민'이었고, 그 정점에 한학자가 서 있다는 식의 역사적 전개를 만들어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민족주의적 자긍심 고취의 차원을 넘어, 실제 역사와 종교 교리를 왜곡하고 재해석하여 신앙의 본질을 흔드는 매우 심각한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더욱 문제인 것은 이 담론이 통일교의 본래 교리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사실이다. 통일원리는 '참부모', '재림주', '복귀섭리'라는 개념들을 중심으로 정립되어 있으며, 이러한 개념은 통일교 신앙의 근간이다. 그러나 독생녀론은 이와는 전혀 다른 방향에서 출발하며, '독생녀'라는 개념을 새로운 중심축으로 삼아 기존 교리를 대체하려는 흐름을 보여준다. 이러한 시도는 단지 새로운 해석을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통일교라는 신앙 공동체의 역사성과 신학적 정체성을 통째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는 통일원리를 부정하거나 왜곡하는 심각한 논리적 구조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는 통일교의 정체성 자체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이 책이 목표로 하는 바는 분명하다. 우리는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라는 텍스트 속에 숨겨진 이중 구조와 신화적 장치를 해체하고, 그것이 어떻게 독생녀 신격화를 수행하고 있는지를 하나하나 밝혀낼 것이다. 또한 이 담론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사를 재편집하고 있는지를 지적하며, 왜 이러한 시도가 종교적으로나 역사적으로 수용될 수 없는지를 논증하고자 한다. 단지 신학적 비판에 머무르지 않고, 역사 인식의 문제, 민족주의와 종교의 결합이 가지는 위험성, 그리고 통일원리와의 신학적 충돌에 이르기까지 폭넓게 분석할 것이다.
진실을 밝히는 일은 언제나 불편하다. 그러나 그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으면, 우리는 진실을 바로잡을 수 없고, 거짓된 신화를 참된 신앙처럼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 이 시점은 무엇보다도 분별력이 필요한 때이며, 통일원리를 기준으로 다시금 우리의 믿음을 돌아보아야 할 때이다. 『한민족 선민 대서사시』라는 신화에 대한 집단적 침묵은 결국 더 큰 왜곡과 분열을 불러올 것이다. 이제는 그 침묵을 깨고, 사실에 근거한 비판과 정리의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신앙인의 자세이며, 통일원리에 대한 책임 있는 태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