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 시의적절 3

이듬해 봄 : 신이인의 3월 - 시의적절 3

$15.00
Description
시인 신이인이 매일매일 그러모은
3월의, 3월에 의한, 3월을 위한
단 한 권의 읽을거리
매일 한 편, 매달 한 권, 1년 365가지의 이야기. 난다의 ‘시의적절’ 시리즈 세번째 주자, 신이인 시인의 3월이다. 첫 시집 『검은 머리 짐승 사전』(민음사, 2023)에서 선보였던 “난동꾼”의 면모, 시시각각 무수한 표정으로 뛰노는 ‘짐승’의 얼굴들이 시인의 3월 일상에서도 짐짓 아무렇지 않게 펼쳐진다. 상큼, 발랄, 씩씩, 명랑…… 여러 형용사를 대어보건대, 더도 말고 딱 하나만 남기라 하면 ‘상쾌’ 아니겠나 할 그런 책. 겉치레 없지만 뒤끝도 없는 글, 내색만큼 속셈 역시 없는 글.

3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서른한 편의 글을 담았다. 시, 에세이, 편지, 노트, 메모…… 다종다양 시인의 일상으로 매일을 맞이한다. 비록 조금은 초라한 나일지라도, 부단히 애쓰고 정성 다해 묶은 리본으로 건네는 선물 같은 글. 나는 나인 채로, 그러나 당신이 놀라지 않기를, 그런 조심의 진심을 전한다.
저자

신이인

저자:신이인

2021년한국일보신춘문예를통해등단했다.시집으로『검은머리짐승사전』이있다.

목차

작가의말언니오빠들이내등짝을때리게하는좋은방법7

3월1일시이듬해봄13
3월2일에세이동물사랑상17
3월3일시벗어나기23
3월4일에세이양아치27
3월5일시스프링35
3월6일편지3월에태어난사람에게41
3월7일시멍청이53
3월8일에세이백육십팔시간의삶59
3월9일시꿈의기계69
3월10일에세이내향인납치73
3월11일에세이좋아하는친구들과함께81
3월12일메모임시보관함─떠오르다멈춘말의토막들95
3월13일에세이취미발레생활103
3월14일시어린사랑의시111
3월15일에세이대가리꽃밭117
3월16일시거짓말127
3월17일에세이90세전후의김미정혹은김미경여사님을찾습니다131
3월18일편지읽고있어?145
3월19일시부적153
3월20일노트무제157
3월21일시봄비163
3월22일에세이구인공고─귀가려우신분상시모집합니다167
3월23일편지춘식에게179
3월24일시외계인의시187
3월25일일기양천공원193
3월26일시시작되는이야기197
3월27일에세이선생님203
3월28일시실낙원213
3월29일에세이김규영221
3월30일시기어코난229
3월31일시사랑하는훈련233

출판사 서평

난다의시의적절,그세번째이야기!
시인신이인이매일매일그러모은
3월의,3월에의한,3월을위한
단한권의읽을거리

매일한편,매달한권,1년365가지의이야기.난다의‘시의적절’시리즈세번째주자,신이인시인의3월입니다.첫시집『검은머리짐승사전』(민음사,2023)에서선보였던“난동꾼”의면모,시시각각무수한표정으로뛰노는‘짐승’의얼굴들이시인의3월일상에서도짐짓아무렇지않게펼쳐집니다.상큼,발랄,씩씩,명랑……여러형용사를대어보건대,더도말고딱하나만남기라하면‘상쾌’아니겠나할그런책.겉치레없지만뒤끝도없는글,내색만큼속셈역시없는글.

3월1일부터3월31일까지,서른한편의글이담겼습니다.개구리가깨어나고사랑과사탕을주고받고학교엔새인사가가득해지는3월,봄의시작을닮은이야기들이지요.시,에세이,편지,노트,메모……싹처럼돋고꽃처럼틔우는다종다양시인의일상으로매일을맞이합니다.3월7일의시와3월8일의일상이있는가하면어느날엔일상과시가수시로자리를바꾸고,시로써하루를살아그하루가다시시되는글들.‘시(詩)’와‘때(時)’가시의적절시리즈의씨실과날실이라지만,『이듬해봄』의3월은직조보다뜨개를닮은듯도합니다.시와일상이서로를얽으며쌓아가는어떤뀀.하루에한편따라읽는것이시의적절한미덕일진대,이고리의고리에덥썩손목잡혀31일까지단숨에내달리게들되지않으려나요.

엉망진창으로살지말아야겠지만,턱없이부족한인간이라군더더기없는삶을꾸리기에자꾸실패한다.인생에서영구히삭제하면좋을군더더기들을무의식상태로전시하고머리를쥐어뜯다가나의글로위로받았다는사람들의메시지를받는다.부끄러움을부끄러움으로덮는다.

이렇게된이상활짝펼쳐진책같은사람으로살아가는수밖에없다.어디를찔러도스르르보여주는.처음보는이에게못할말이없고오래본사이라서하는말이없는.이해를믿기에오해를두려워하지않는.보이지않는누군가가옆에서끝까지완독해줄것을믿는.
─본문중에서

어긋났기때문에가능한
내낙천을선물하고싶다

내향인들의완고한마음의문을포기도모르고두드려마침내납치에성공하는사람,누가삶에똥을던지고가도거름이다,고마워,답해버리는진짜‘대가리꽃밭’인사람,귀청소도구풀세트를갖추고있으며남의귀청소해주기라는수상한취미를가진사람,학창시절기필코동물사랑상을받기위해고군분투했으나왜인지윤동주상을받고는시인이되어버린사람……

기행이랄지엉뚱함이랄지,시인의고백들따라읽다보면쿡쿡웃음나기마련이지만그렇다고동동떠있는가벼움만은아니다싶어요.신이인을두고‘자유로운영혼’이라한다면그자유,반항이아니라반성에서오는거지요.“주5일풀타임근무는”“할수없다”선언하며이것이“게으른투정”일까걱정하지만,“이보잘것없는하루에조금의의문도외압도없었었다는”데서마침내행복의이유를찾아내는사람.여전한불안을외면하는대신이제는“내반려동물”이라고,귀엽게봐주리라다짐하는사람.

한번도어긋난적없는,어긋남이무엇인지모르는돌직구의낙천과는다른,“어긋났기때문에가능한”변화구의낙천이랄까요.그어느삶의구석에서도현실로부터도망치지않으니,꽃보다는들풀의마음으로살아내는시인의어느봄.때로는좌고우면그래도좌충우돌3월의난장(亂場),함께울고웃다보면시인에게보내는응원만큼이나돌려받는위로가한껏이겠다합니다.

그래도오늘나는행복했어.이유가뭘까.이보잘것없는하루에조금의의문도외압도없었었다는것,그래,그거면된다고생각하기도해.불안함이야있지.내반려동물이야.이젠귀여워.

그러니어제도,오늘도노트북을껴안고집앞에나와생각이잠시라도멎기를바라며기다리고있다.미래.어떻게든오고야말미래를.이상하다.미래를위해살때는한번도미래를기다려본적없었는데말이지.
─본문중에서

영원한가짜아닌
화악시들어버리는진짜의마음으로

진심혹은진정성이라하면그저진부함으로들리기쉬운시절이지만,『이듬해봄』,이토록‘진심’으로가득한글인것을요.사랑하는친구를소개할때반짝이는눈은자랑으로가득하고요,그리운친구에게편지할때펑펑흘리는눈물은남김도다함도없지요.툭내던지는솔직함이아니라온힘온마음다해던지는진심의무게,그래서그것을받아안는우리도전력을다하게되고요.비록조금은초라한나일지라도,부단히애쓰고정성다해묶은리본으로건네는선물같은글.그럼에도끝끝내숨김과포장없이투명한선물일그런글.나는나인채로,그러나당신이놀라지않기를,그런조심의진심으로전합니다.

다가버린봄아니라다가오는봄이라서『이듬해봄』.수풀헤치면작은오두막이있는시인의뒤뜰로초대합니다.다듬어꽃장식가득한정원아닌초록돋고들꽃피고개구리울음가득한시인의일상속으로.“너에게만주는거야”말하고쥐여주는특별한선물있고요,알맹이가시트사이로꽉꽉들어찬딸기케이크있을테지요.매년환해갈수있도록함께초하나쯤더올리면좋을테고요.새봄을시작하는우리가방마다요초대장넣어두었으니,꼭한번펼쳐봐주시기를요.

지금은꽃피기쉬운때.정원에사람을초대하기좋은때.좋아하는사람들을부르고싶다.사과하고보답하는마음으로내가가진것을꺾어주고싶다.잠깐이면잠깐인대로이날들을즐기고싶다.영원한가짜아닌화악시들어버리는진짜의마음으로.
─본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