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의시의적절,그네번째이야기!
시인양안다가매일매일그러모은
4월의,4월에의한,4월을위한
단한권의읽을거리
하루한편의글,매일이쌓여매달이되는1년365가지시의적절한이야기.난다의‘시의적절’시리즈그4월,『달걀은닭의미래』입니다.오늘한국문학장에서가장활발히또가장부지런히자신의시세계를확장해나가는이를물을적에반드시꼽힐이름,양안다시인이지요.2014년『현대문학』을통해등단한이래지금까지여섯권의시집을선보였으니그하루하루시로빼곡하여시가빠짐없을이력이라하겠습니다.그러니당연,시인이미리살아낸4월,우리가함께읽어나갈4월역시시로가득합니다.희망의동의어만은아닐미래,어쩌면불안과더욱닮은미래를향해조금의두려움과조금의의심안고한걸음씩나아가는것.시인에게그것이야말로‘시’일테지요.
4월1일부터4월30일까지,하루한편머리맡에서펼쳐읽기딱인글서른편이담겼습니다.4월2일에는시를,4월22일에는산문을읽지요.그런가하면4월11일에는편지를쓰고요,4월19일에는내밀한고백을,4월21일에는소중히감싼선물을만납니다.단상,노트,거짓말,타임캡슐까지……‘시의적절’그어느때보다다양한모습의글들을실었습니다.시도산문도아닌혹은시이면서산문일이글들,이토록다종한이름으로분류해본까닭무엇일까싶기도한데요,따라읽다보면금세알게도됩니다.모습은달라도하나같이시의씨앗을품고있으니,더러는싹되어‘기억’이고때로는잎처럼틔우는‘고백’,한아름꽃피워전하니‘선물’된것이구나하고요.가끔은어렵기도낯설기도한시.과연그시란어디에서움트고자라나는가답해볼때‘시의적절’히건넬수있는책,『달걀은닭의미래』입니다.
나는4월이될때마다지나간4월의나날을떠올려.그때나는무슨마음이었더라.나는꿈과악몽을얼마나헷갈렸나.그런걸떠올리다보면알게돼.어쩐지매년4월엔같은마음과꿈이반복된다는걸.너의4월은어땠을까.돌림노래부르며미로를헤매고있는너를상상한다.
─본문중에서
저도제가이토록
쉽게깨질줄몰랐습니다.
“달걀은닭의미래일까요?어쩌면닭이달걀의미래이지않을까요?”아주오래된질문이자답하기쉽지않은난제이기도합니다.그런데제자리를뱅뱅도는이물음앞에서시인은뜻밖에도단호한대답을내놓습니다.“아무래도달걀이닭의미래여야한다고,그렇지않으면납득할수없다는걸알았기때문”에.그러니까시인에게중요한것은무엇이‘먼저’일까아니라무엇이‘미래’인가질문하는일입니다.내가서있을곳,내가향할자리,그리하여누구의‘편’에서겠는가답하는일.
시인이택한자리란바로달걀의편입니다.그중에서도‘깨진달걀’들의곁이지요.일상이란평이한말뒤편에서만나는숱한부딪힘,하루하루쌓이는상처와흉터,더러는문득금이가고깨지기도하는하루들.그러니까시인이“나는어떤모양으로깨진달걀일까?”물을때,우리또한저마다의모습으로깨진달걀인지도모르겠다,깨닫게됩니다.다만기꺼이깨진달걀의편으로향하는시인이있으므로,자신역시깨진달걀이라자청하는시인의글들있으므로,이곳에서우리는서로를향해‘깨진모습으로’웃음지을수있는것이겠지요.
‘알’을두고하나의세계라고할때,‘깨짐’과‘깨침’의차이정말한끗아니려나요.스스로깨지고마침내활짝열려속내마저환히펼쳐내는시인의세계.시인은이책을두고“웃기지않고따뜻하지않으며깊이가없지만,솔직함을느낄수있다면좋겠습니다”말하지만요,읽는우리에게여전히웃음과온기와깊이모두와닿는다면결국그모두깨진달걀이라는‘솔직함’,그품안에안겨있는글들이기때문일텝니다.
저는‘달걀은닭의미래’라고입력하다가머뭇거렸습니다.정말달걀은닭의미래일까요?어쩌면닭이달걀의미래이지않을까요?그러나생각은금방정리되었습니다.아무래도달걀이닭의미래여야한다고,그렇지않으면납득할수없다는걸알았기때문입니다.닭이아닌달걀의편에서고싶었습니다.사실제가오래고민한질문은다음과같습니다.나는어떤모양으로깨진달걀일까?
이책을준비하면서무척즐거웠지만,사실저는다른글을쓰고싶었습니다.이를테면읽는사람에게웃음을짓게하는문장,따뜻함을전해주는문장,깊이가무엇인지모르겠으나깊이가느껴지는문장.그런것을쓰고싶었습니다.
그러나제가좋아하는건솔직한문장입니다.이책은웃기지않고따뜻하지않으며깊이가없지만,솔직함을느낄수있다면좋겠습니다.
─본문중에서
바다를깊이로이해하지않는다면
바다를넓이로이해할수있다면
꽃피는4월,봄의한가운데지만마냥화사하고화창한날들만은아니겠지요.T.S.엘리엇의“4월은잔인한달”(「황무지」)을오래도록회자하는이유이기도할테고요.양안다시인의4월에도백목련의두팔벌린포옹과꽃진자리의눈물자국이함께있습니다.우리가같은꿈을꾸는순간도,그꿈밖에서‘너’의부재를기다리는날들도있지요.다만쉽게깨지고쓰러지는날들마다,일으키는손은아닐지라도,막연하고도아스라한‘미래’를향해닿아있는‘우리’의감각있으니이를두고‘그리움’이라불러도좋지않으려나요.언제나미래에있는당신,혹은시.“백목련은편지의다른이름”(「신비의다른이름」)이라할때이책『달걀은닭의미래』를두고시인이매일전하는‘편지의다른이름’이라말해볼수도있겠습니다.
매달매일을생각하며써내려가는것이시의적절시리즈이니,양안다시인의4월두고서도여러날들기다려보게됩니다.하루만큼은작은거짓말도용서받는만우절,나무대신마음을심어도좋을식목일,그리고무엇보다잊히지않을,4월16일.『달걀은닭의미래』속4월16일꼭지의제목또한「4월16일」입니다.표지의색을골라볼적에이노란색말고는달리떠올릴수없었던연유이기도하고요.다만“울지않은시간이있었기때문에/우는시간이존재할수있겠습니다”(「사월」)말하는시인이있으니까요,그렇게우리는깨진달걀들의곁으로,기꺼이불안의편으로,그리하여마땅한미래로,걸음떼볼수도있겠습니다.그때분명환히열릴시의품안을향해서말이지요.
“이기적인마음으로
사랑을지속해도되겠습니까?
당신은언제나고개를끄덕이는사람이니까
신에게잘데운포트와인을따라주고싶다인간의검붉은꿈속으로초대하고싶으니까
작은손마주잡고함께걸어요
미래를안고이리와요당신의모든피크닉에내가함께하는날이온다면,내가사라져도당신이놀라지않는날이온다면”
◎‘시의적절’시리즈를소개합니다.
시詩의적절함으로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음식대신제철책한권
난다에서새로운시리즈를선보입니다.열두명의시인이릴레이로써나가는열두권의책.매일한편,매달한권,1년365가지의이야기.이름하여‘시의적절’입니다.시인에게여름은어떤뜨거움이고겨울은어떤기꺼움일까요.시인은1월1일을어찌다루고시의12월31일은어떻게다를까요.하루도빠짐없이,맞춤하여틀림없이,매일매일을시로써가는시인들의일상을엿봅니다.
시인들에게저마다꼭이고딱인‘달’을하나씩맡아자유로이시안팎을놀아달라부탁했습니다.하루에한편의글,그러해서달마다서른편이거나서른한편의글이쓰였습니다.(달력이그러해서,딱한달스물아홉편의글있기는합니다.)무엇보다물론,새로쓴시를책의기둥삼았습니다.더불어시가된생각,시로만난하루,시를향한연서와시와의악전고투로곁을둘렀습니다.요컨대시집이면서산문집이기도합니다.아무려나분명한것하나,시인에게시없는하루는없더라는거지요.
한편한편당연길지않은분량이니1일부터31일까지,하루에한편씩가벼이읽으면딱이겠다합니다.열두달따라읽으면매일의시가책장가득하겠습니다.한해가시로빼곡하겠습니다.일력을뜯듯다이어리를넘기듯하루씩읽어흐르다보면우리의시계가우리의사계(四季)가되어있을테지요.그러니언제읽어도좋은책,따라읽으면더좋을책!
제철음식만있나,제철책도있지,그런마음으로시작한기획입니다.그이름들보노라면달과시인의궁합참으로적절하다,때(時)와시(詩)의만남참말로적절하다,고개끄덕이시라믿습니다.1월1일의일기가,5월5일의시가,12월25일의메모가아침이면문두드리고밤이면머리맡지킬예정입니다.그리보면이글들다한통의편지아니려나합니다.매일매일시가보낸편지한통,내용은분명사랑일테지요.
[2024시의적절라인업]
1월김민정/2월전욱진/3월신이인/4월양안다/5월오은/6월서효인
7월황인찬/8월한정원/9월유희경/10월임유영/11월이원/12월김복희
*2024년시의적절은사진작가김수강과함께합니다.여전히아날로그,그중에서도19세기인화기법‘검프린트’를이용해사진을그려내는그의작업은여러차례,오래도록,몸으로시간을받아들이는일입니다.시간으로그리는사진과시간으로쓴시의적절한만남은2024년열두달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