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다의시의적절,그여섯번째이야기!
시인서효인이매일매일그러모은
6월의,6월에의한,6월을위한
단한권의읽을거리
열두명시인의열두달릴레이‘시의적절’시리즈의여섯번째는서효인시인의『좋음과싫음사이』입니다.6월은한해의절반이기도하지요.인생의중턱에서올라온길과올라야할거리를가늠하기에참으로시의적절한때이기도하고요.삶은언제나와중입니다.할수있는것,갈수있는곳,살수있는삶……마냥좋음으로도그저싫음으로도내처기울지않는법이니까요.그런삶의순간들,여느때와같은고민과누구나와같은푸념,언제나와같은다짐으로빼곡한서효인시인의6월입니다.그러니까사람사는것다똑같구나,그렇게읽게도됩니다.저마다로다르다는점만큼은똑같은것이우리의삶,그리하여우리는읽음으로공감하고이해하고위안받을수있겠지요.
시인이자편집자로,삶을읽고씀으로살아내는그이니6월한달서른편의글면면은다양합니다.시와에세이의뼈대사이사이인터뷰와편지가있고,세편의짧은소설도담았습니다.다만꾸림과벼림을누구보다잘아는그여서일까요,하루는시고다음날은에세이인자유로운흐름가운데이것분명한권의책이고하나의이야기구나알게됩니다.어느꼴이든이모두‘삶’의단면인거지요.절반을뚝자르면보이는진짜얼굴,때로는소소하게때때로절실하게살아내어살아가는이야기.그도분명그렇겠습니다.언제나『좋음과싫음사이』에있는것,삶이기도하니까요.
하루하루용기를내어써나갔다.빈문서앞에서는늘용기가필요하다.아까나를괴롭게했던것들이용기의뜨거운원천이된다.마흔이넘었으니이제생의절반이나왔을까?삶과죽음의경계를함부로재단할수는없지만평균이라는걸따져보니얼추그렇다.지난절반을바라보며용감해졌다.앞으로의절반을내다보며무쌍해지려한다.그다음다시손을펴볼일이다.무엇이든묻어있으면좋겠다.─본문중에서
좋음과싫음,
엔딩과앤드
책속에는참많은이가등장합니다.다운증후군을안고태어난“나의보호자”첫째와나의‘쌍둥이’둘째,손맛과짠맛으로기억될할머니,자랑스러운나의소설가친구만아니라“뜻밖에도”재회한이십년전만남도있지요.고향인광주,유년의공간사직동,삶의터전인서울3호선을따라살았던집들과살수없었던아파트를지납니다.그러니까6월한달에한시인의삶,그궤적이통째담길수도있겠습니다.절반이란돌아봄에적절한때이니까요.지난절반을바라보며용감해진시인은앞으로의절반을내다보며무쌍해집니다.절반이란다짐에도적당한때로구나합니다.
많은시의끝에마침표를찍지않았습니다.이어질듯끊어진시는끊긴듯이어지는날들로향합니다.그러니까우리의삶에는언제나남은이야기가있는거지요.그모두끝없고어김없는질문들이어서,답과답아닌것들사이에서갈팡질팡혹은우왕좌왕흔들리거나흐르거나합니다.그러나,그러므로다음이있는것이겠지요.좋음혹은싫음으로딱떨어지지않고뚝맺지않는질문으로시인은다음을살고다음을씁니다.
아름다움이란무엇일까.하루에두시간이상전철을타며나는어떤아름다움을보았는지.대략삶은아름다운것이라한강의윤슬처럼가볍게말할수있는것인지.혹은삶은추악한것이라고이어폰을끼고스마트폰을내려다보는사람들의시선처럼무심히말할수있는것인지.광고판넬은답을주지않을것이었다.역은다음차례의역을부르고시간은다음순서의시간을부를것만이확실했다.손잡이를잡지않고도전철에잘도서있는사람들처럼끝내이동하며살것이었다.답을쉬이찾지않으며,답을믿지않으며,그러나답을갈구하며.─본문중에서
가끔은슬플것같습니다
그래도좋을것같습니다
시인에게야구를좋아하는가물으면“네니요”라대답합니다.아픈아이의보호자가되는일은아이로부터보호받는일이기도합니다.아버지를온전히사랑할수도미워할수도없고,고향이란언제나복잡하게슬프고온전히자랑스러운나의동네입니다.이토록삶은헤아릴수없이복잡한것.그것은사는동안,죽을때까지그러할테고요.
물이반이나남았네혹은물이반밖에안남았네.물절반담긴잔앞에서,물대신흔들리는것아무래도마음이고삶입니다.다만기왕떠둔물이니까요,좋지만도싫지만도않은삶의가운데,시인을따라지난절반과앞으로의절반,두손바닥반씩모아기도할수는있겠습니다.복잡하고혼란한삶의한가운데서,오직,평화를빕니다.
이건우리둘째(또!)이야기.녀석은요즘죽음에골똘하다.멀쩡하게주말을보내놓고는잠들기전에엄마도아빠도언젠가는죽는게아니냐며운다.구슬프게울다잠든다.그럴때마다나는제우스의아들과는다르게생의의지가솟구친다.아프지말아야지다짐도한다.결국은불가능한일인걸뻔히알면서도그렇게한다.그럴때삶이싫지만은않지만,언젠가끝날거니마냥좋은건아니다.그저그사이에있다.
하지만당신은아프지않았으면좋겠다.
복잡하고혼란한삶의한가운데서,오직
평화를빕니다.
‘시의적절’시리즈를소개합니다.
시詩의적절함으로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제철음식대신제철책한권
난다에서새로운시리즈를선보입니다.열두명의시인이릴레이로써나가는열두권의책.매일한편,매달한권,1년365가지의이야기.이름하여‘시의적절’입니다.시인에게여름은어떤뜨거움이고겨울은어떤기꺼움일까요.시인은1월1일을어찌다루고시의12월31일은어떻게다를까요.하루도빠짐없이,맞춤하여틀림없이,매일매일을시로써가는시인들의일상을엿봅니다.
시인들에게저마다꼭이고딱인‘달’을하나씩맡아자유로이시안팎을놀아달라부탁했습니다.하루에한편의글,그러해서달마다서른편이거나서른한편의글이쓰였습니다.(달력이그러해서,딱한달스물아홉편의글있기는합니다.)무엇보다물론,새로쓴시를책의기둥삼았습니다.더불어시가된생각,시로만난하루,시를향한연서와시와의악전고투로곁을둘렀습니다.요컨대시집이면서산문집이기도합니다.아무려나분명한것하나,시인에게시없는하루는없더라는거지요.
한편한편당연길지않은분량이니1일부터31일까지,하루에한편씩가벼이읽으면딱이겠다합니다.열두달따라읽으면매일의시가책장가득하겠습니다.한해가시로빼곡하겠습니다.일력을뜯듯다이어리를넘기듯하루씩읽어흐르다보면우리의시계가우리의사계(四季)가되어있을테지요.그러니언제읽어도좋은책,따라읽으면더좋을책!
제철음식만있나,제철책도있지,그런마음으로시작한기획입니다.그이름들보노라면달과시인의궁합참으로적절하다,때(時)와시(詩)의만남참말로적절하다,고개끄덕이시라믿습니다.1월1일의일기가,5월5일의시가,12월25일의메모가아침이면문두드리고밤이면머리맡지킬예정입니다.그리보면이글들다한통의편지아니려나합니다.매일매일시가보낸편지한통,내용은분명사랑일테지요.
[2024시의적절라인업]
1월김민정/2월전욱진/3월신이인/4월양안다/5월오은/6월서효인
7월황인찬/8월한정원/9월유희경/10월임유영/11월이원/12월김복희
*2024년시의적절은사진작가김수강과함께합니다.여전히아날로그,그중에서도19세기인화기법‘검프린트’를이용해사진을그려내는그의작업은여러차례,오래도록,몸으로시간을받아들이는일입니다.시간으로그리는사진과시간으로쓴시의적절한만남은2024년열두달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