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살해 클럽 : 기이하고 아름다운, 크르지자놉스키라는 낯선 세계 - 모호 3

문자 살해 클럽 : 기이하고 아름다운, 크르지자놉스키라는 낯선 세계 - 모호 3

$16.00
Description
‘러시아가 놓친 천재’
기이하고 아름다운, 크르지자놉스키라는 낯선 세계
시기즈문트 크르지자놉스키는 1950년에 사망할 때까지 당시 소비에트 문화계의 중심지인 모스크바에서 수많은 단편소설과 중편소설을 써냈다. 그러나 그의 생전에 그의 글이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은 없었다. 그의 사망 39년 후에야 그의 작품은 러시아에서 출간되었고 거의 동시에 유럽 및 영미권에서 잇따라 번역 출간되었다. 출간되자마자 그는 “러시아의 보르헤스” “러시아의 카프카”라고 불렸으며 그의 글에는 우아하고 지적이며 존재의 신비에 가닿게 한다는 평이 뒤따랐다.
『문자 살해 클럽』은 문자가 상상을 억압하고 변질한다고 생각하는 이들의 비밀 모임을 그린다. 문자를 혐오하는 이들은 매주 토요일 비밀의 방에 모여 문자화되지 않은 이야기를 돌아가며 나눈다. 문자로부터 상상을 구원하려는, 문자에 의해 변질되지 않는 순수한 세계를 꿈꾸는 이들의 이야기는 고대 로마에서부터 중세 프랑스, 디스토피아적 미래 세계에까지 이어진다.
저자

시기즈문트크르지자놉스키

저자:시기즈문트크르지자놉스키
‘러시아가놓친천재’로불리는소설가,극작가,연극이론가,번역가.키예프의폴란드계가정에서태어났다.1913년키예프대학법학부를졸업한후극장과음악원등에서연극이론과음악이론을강의했다.1922년모스크바로거처를옮긴후1930년대초까지왕성한창작활동을벌였다.우아하고지적이며,기이하지만예외없이
아름다운그의걸작『문자살해클럽』『뮌하우젠의귀환』『미래에관한회상』등이모두이시기집필되었다.하지만이작품들에대해당시소련사회는‘노동자계급에적당하지않다’는평을내렸고그의생전에그의작품이단행본으로출간되는일은없었다.
사후40여년이지난후에야러시아와유럽및영미권에서출간되었고즉시“러시아의보르헤스”“러시아의카프카”라는평을받았다.

역자:서정
서울에서노문학과영문학을,모스크바에서정치문화를공부했다.그리스와베네수엘라,노르웨이,오만에서살았고현재는브라질의상파울루에거주하고있다.문화가교차하는지점에서발생하는일들에관심이있으며다양한매체에산문을싣고러시아어와영어로된글을우리말로옮긴다.산문집『그들을따라유럽의변경을걸었다』『낙타의눈』『카라카스수업의장면들』을썼고,류드밀라울리츠카야의『행복한장례식』을옮겼다.

출판사 서평

시기즈문트크르지자놉스키는1887년키예프의폴란드계가정에서태어났다.1920년대에는모스크바로이주하였고그곳에서1950년에사망하였다.당시소비에트문화계의중심지였던모스크바에서사망할때까지그는백과사전책임편집자,폴란드어번역가,연극이론가등으로활동했다.그리고무엇보다수많은단편소설과중편소설을써냈다.그러나그의글이그의생전에단행본으로출간되는일은없었다.

‘러시아가놓친천재’로불리는크르지자놉스키의글은‘낯선비유를통해밀도높은아름다움’을보여준다.그는평범한일상에서역설을발견하고그것을기이한플롯으로조립해낸다.놀라운이야기로가득찬작품을써낸작가에대해그러나당대소비에트사회는호의적이지않았다.당시그는“칸트주의자”로통했는데이는곧역사적유물론이지배하고있던소비에트사회에서반동적인관념주의자라는낙인과다르지않았다.막심고리키는그의작품에대해‘지나치게지적’이라고평가하며그의작품이소비에트사회가아닌지난19세기에나어울리지노동자계급의현실과는동떨어져있다고평가했다.이러한평은죽기까지그를따라다녔고그의글은매번검열에막혀출간에실패했다.

작가가당대사회와불화를겪었다는전기적사실은자연스레그의작품에서당대사회에대한비판적인암시(이경우반스탈린적요소)를찾게만든다.그러나“크르지자놉스키의소설에는반소비에트적인것이나선동적인것은없었다.동시에그의텍스트는전혀소비에트적이지도않았다.그의소설은완전히다른차원과다른시간에서온것이었다”.(‘역자후기’중에서)그의사망39년후그의작품은러시아와유럽및영미권국가에서잇따라출간되었다.그는즉시“러시아의보르헤스”“러시아의카프카”라고불렸으며그의글에대해서는우아하고지적이며존재의신비에가닿게한다는평이뒤따랐다.

1922년모스크바로이주한이후시기즈문트크르지자놉스키는궁핍한생활을이어간다.그러던중그는어머니의사망소식을듣고고향을방문한다.여행경비를마련하기위해그는자신의장서를모두팔아버린다.모스크바로돌아온뒤에도그는돈이없어서가를채우지못했지만비상한기억력으로팔아버린책의내용을모두기억해낸다.

작가의경험은『문자살해클럽』속제즈의사연으로반복된다.제즈는자신이대면한‘텅빈서가의공허’속에서존재하지않는페이지를보고쓰이지않은글자를읽기시작한다.그는그글자들이보이는족족‘필사’하기시작하고그렇게완성된소설은불티나게팔린다.제즈는어느날자신이텅빈서가에존재하고있던“순수하고실체없이자유로운구상”을문자화함으로써더럽히고변질시키고있다고생각한다.그는일체의창작행위를중단하고자신과뜻이맞는이들을모아매주토요일‘문자살해클럽’을연다.이들은매주돌아가며문자화되지않은이야기를나눈다.

문자와구상의관계가육체와영혼의관계와같다면후자를전자로부터구출해낼수있을까?글쓰기로변질되지않는순수한구상이존재할수있을까?문자살해클럽의구성원들은이러한질문에사로잡혀있다.매주토요일마다구술되는이야기에등장하는인물들은다음과같다.셰익스피어를연기하는배우,중세유럽의광대-성직자였던골리아드,중세봉쇄수도원의종교음악작곡가,신체를통제할수있는능력을박탈하는진동세포를기반으로세상을기계화하는과학자와정치가,입의존재목적을두고언쟁을벌이며답을얻기위해세상을떠도는친구들,저승으로갈여비오볼을빼앗겨스틱스강을건너지못하는죽은자.이이야기들은문자에서벗어나려는클럽원들의움직임과중첩되며다양한방향으로나아간다.

한편이토록문자를혐오하는이들의이야기는그럼에도글로쓰였고우리는그글을보고있다.이책에쓰인글자하나하나는자신이담고있는것의정수를매순간배반하고있는듯하다.그렇다면누가클럽의규약을어겼는가,누가신성한비밀을누출하였는가?그리고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