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 필리프 베송 장편소설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 : 필리프 베송 장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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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은 완전히 부서졌고 그래도 살아가야 하기에…
나는 오늘도 파괴된 삶의 조각을 모은다
“아빠가 방금 엄마를 죽였어.” 이 한마디가 소설을 힘겹게 연다. 날 아껴주던 사랑하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그것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러나 비극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다. 범행 직후 도주한 아버지, 열세 살 어린 나이에 현장을 목격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동생, 자신의 상처도 똑바로 바라보지 못하는 나. 우리는 이 파괴된 어떻게 삶을 살아가야 할까?

‘여성살해(femicide)’의 전 과정을 낱낱이 해부하고, 그 참혹한 상처를 들여다보는 필리프 베송의 신작 『아빠가 엄마를 죽였어』가 레모에서 출간되었다. 가정 폭력 희생자들의 마지막을 재구성해낸 분노의 책이자, 오늘도 계속되는 ‘보이지 않는 폭력’을 향한 경고이고, 죄책감과 트라우마 속에 살아가야 하는 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저자

필립베송

저자:필리프베송

프랑스의작가.1967년샤랑트에서태어났다.어린시절자신이동성애자임을자각했지만,당시에는이를드러내지못했다.루앙의고등상업학교(지금의네오마비즈니스스쿨)를졸업하고파리로이주하여고용법을가르쳤다.프랑스여론연구소(IFOP)와통신회사,언론사등에서일했다.

2001년『인간의부재속에서(Enl’absencedeshommes)』를발표하며작가의길을걸었다.인간의취약성과복잡성에대한깊은이해와특유의섬세한문체로현대프랑스문학의가장중요한목소리로자리매김했다.2023년까지총23작품을발표할정도로부지런히글을쓰며,문단과독자는늘그의다음책을기다린다.2002년『돌아온계절(L’Arriere-saison)』로에르테엘리르그랑프리를수상했으며,2003년출간된『이런사랑』은공쿠르상과메디치상후보에올랐다.2017년발표한『그만해거짓말』로메종드라프레스상을받았다.주요작품으로,『포기의순간』,『10월의아이』등이있다.

2023년출간한『아빠가엄마를죽였어』는‘여성살해’라는사회적문제가개인과사회에미치는영향을깊이있게탐구한소설로,니스책축제에서올해의책문학상을받았다.베송은2018년배우뮈리엘로뱅이시작한‘가정폭력퇴치를위한호소문’에서명하기도했다.



역자:이슬아

연세대학교불어불문학과와한국외국어대학교통번역대학원한불과를졸업했다.한불통번역사,KBS월드라디오프랑스어방송진행자,코리아헤럴드학원강사로활동하며프랑스어콘텐츠전문채널‘멜리멜로프랑세’를운영하고있다.<두더지와들쥐>시리즈와,『아빠!아빠!아빠!』『롤라의바다』등의프랑스어책을우리말로옮겼고,『그래서당신은어떻게생각나요?』와『세상이온통회색으로보인다면코끼리를움직여봐』를공역했다.프랑스서점책방리브레리를운영하고있다.

@melimelo_francais

@chaekbang_librairie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5
아빠가엄마를죽였어15

출판사 서평

삶은완전히부서졌고그래도살아가야하기에…
나는오늘도파괴된삶의조각을모은다

“아빠가방금엄마를죽였어.”이한마디가소설을힘겹게연다.날아껴주던사랑하던어머니가세상을떠났다.그것도가장참혹한방식으로.그러나비극은이제막시작되었을뿐이다.범행직후도주한아버지,열세살어린나이에현장을목격해트라우마에시달리는동생,자신의상처도똑바로바라보지못하는나.우리는이파괴된어떻게삶을살아가야할까?

‘여성살해(femicide)’의전과정을낱낱이해부하고,그참혹한상처를들여다보는필리프베송의신작『아빠가엄마를죽였어』가레모에서출간되었다.가정폭력희생자들의마지막을재구성해낸분노의책이자,오늘도계속되는‘보이지않는폭력’을향한경고이고,죄책감과트라우마속에살아가야하는남은사람들의이야기이다.

그늘진곳,약자의삶을이야기해온작가필리프베송
가장일상적인‘폭력의징후들’을조명하다

고향을떠나파리의오페라발레단에서활동하던‘나’는어느날여동생레아의전화를받는다.레아는오랜침묵끝에아빠가방금엄마를죽였다고말한다.삶은거기까지였다.그날이후우리의삶은무너졌으므로.사건현장이라는이유로다시들어갈수없게되어버린집,이웃들의수군거림,계속되는경찰조사,아버지와의대질신문만괴로운건아니었다.가장괴로운건나자신이피해자이자가해자라는인식이었다.나는정말아무것도몰랐을까.미소를잃어가는어머니도,점점심해지는아버지의집착과폭력성도,돌이킬수없게망가져버린관계도.이웃도,국가도,친구도…아무도몰랐던걸까.견디다못해신고까지해봤지만공권력은어머니를외면했고,마침내어머니는아버지를떠나기로결심했다.아버지는칼을들었다.

분명우리는눈이멀어있었다.아니면겁쟁이이거나.
특히내가그랬다.
_105페이지

나는어렵게입단한발레단을떠나고향으로돌아온다.그러나동생의상처는너무나깊었고,내가돌볼수있는구석은없는것같다.정신적으로무너진건나역시마찬가지이다.무력감을이기기위해나는부모님의역사를되짚어나간다.이일이있기까지그들에게어떤일이있었을까.아무도못보았고,보려하지않았던일상의아주작은징후들을찾는다.어떤상처는절대로치유할수없다는걸알면서도상처를치유하려애쓴다.그길고혼돈스러운터널을온몸으로지나가는과정을필리프베송은더없이섬세하게묘사한다.그는한국독자들을위한서문에서이소설이실제로아버지의손에어머니를잃은이의실화에바탕해쓰였다고밝히며,이렇게썼다.“나는그에게단어와목소리를찾아주고싶었다.그의목소리는들릴자격이있으니까.그렇게해서나온책이다.”

우리는사랑때문에살인하지않으며,여성의몸은전쟁터가아니다.
‘여성살해’라는단어를통해우리는현실을직시할수있다.
(필리프베송,2023년인터뷰)

UN이발표한‘젠더관련여성살해보고서’에따르면,한시간에평균5명의여성이자신의거주지에서가족이나연인에의해살해당한다(2022년).이는남성살해수치와크게비교되는데,살해된피해자중남성의비율은81퍼센트로,19퍼센트에해당하는여성보다압도적으로많지만,배우자나다른가족에의해죽임당한경우는남성이11퍼센트로,여성56퍼센트보다훨씬적다.‘한국여성의전화’는한해동안최소83명의여성이남편이나애인에의해살해되었다고보고했다(2021년).제53차유엔통계위원회에서국제표준으로최종승인한국제통계기준에따르면,친밀한파트너에의한의도적살인,가족구성원에의한살인,성차별적동기가나타나는가해자에의한살인등가운데하나를충족할경우‘여성살해(femicide)’로본다.

내가사용하는워드프로그램은
‘여성살해’라는단어가사전에없다는듯빨간색으로밑줄을긋는다.
_203페이지

『아빠가엄마를죽였어』의원제는‘이것은사소한이야깃거리가아니다’라는의미의『Cecin’estpasunfaitdivers』이다.이에대해필리프베송은한인터뷰에서이렇게밝혔다.“이이야기는신문에등장하는몇줄의단신(短信)이상이어야한다.문학은우리의가장내밀한두려움과맞닿아있다.문학이다른역할을할수있는이유다.”그는여성살해의본질을들여다보고,흔히개인적인일,당사자만아는일로치부되어온폭력의‘사회적얼굴’을조명한다.2018년배우뮈리엘로뱅이시작한‘가정폭력퇴치를위한호소문’에서명한바있는그는가정폭력과여성살해를‘치정’으로보는것을멈춰야한다고일갈하며,이것이‘소유욕’에서비롯된범죄라고지적한다.『해방의밤』을쓴은유작가는“필리프베송의높은전압이흐르는문장은본분을다한다.한번잡으면눈을뗄수없게만들어독자를인간의자리에데려다놓는다.(중략)폭력보다오래살아남은자의증언은문학이다”라며이책을강력히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