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동 사람들

황금동 사람들

$42.00
Description
무책임한 국가와 이념 전쟁의 희생양이 된 사람들.
아픈 기억과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 떠도는 슬픈 영혼들의 이야기.
“내 이름을 불러주세요”
박건웅 장편 그래픽노블!!!
본 작품은 박건웅 작가의 대부분의 작품들 - 《노근리 이야기》, 《그해 봄》, 《짐승의 시간》, 《제시의 일기》 등 증언과 역사적 사실들을 기반으로 사건을 재연하고 창작해 온 다큐멘터리 형식과는 다른 대중적인 재미와 흥미를 위해 미스터리 판타지 드라마로 구성하였다. 또한 20여년간 한국 현대사의 아픈 기억들을 발굴해 온 박건웅 작가의 첫 번째 오리지널 장편 그래픽노블인 《꽃》이후, 작가의 두 번째 오리지널 장편 만화이다.
저자

박건웅

어렸을때부터그림그리기를좋아했으며대학에서회화를전공했다.대학시절을거치며한국근현대사의숨겨진이야기에관심을가지고작업을해왔다.빨치산이야기를다룬《꽃》,한국전쟁당시미군의민간인학살을다룬《노근리이야기》,제주4ㆍ3항쟁을담은《홍이이야기》,비전향장기수인허영철선생의삶을다룬《어느혁명가의삶》,민주주의자김근태가남영동에서견뎌낸22일을기록한《짐승의시간》,인혁당사형수8명의이야기를담은《그해봄》,독립운동가의삶을다룬《제시이야기》,《옌안송》,《아리랑》을만화로그렸다.수상경력으로는2002년대한민국만화대상신인상,2011년오늘의우리만화상,2014년부천만화대상대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흐르지않는시간
1.침묵의다리009
2.황금아파트029
3.도장063
4.재개발081
5.망각103
6.앨범119
7.비밀133
8.진실151
9.제사167
10.UFO185
11.서명201
12.실종217
13.촛불233
14.지하실253
15.함정271
16.탈출289
17.거짓말313
18.부적329
19.숲341

2부-떠나지못한사람들
1.해바라기371
2.고무387
3.피난409
4.손가락총425
5.도시락441
6.사람들461
7.구멍475
8.창고495
9.떠도는꿈513
10.망각537
11.거짓말551
12.방화571
13.울음소리589
14.은행나무615
15.재회641
16.시669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20여년간한국현대사의아픈기억들을발굴해온박건웅작가의두번째오리지널장편그래픽노블!
-2년간의작업물약700쪽

_이름이뭐예요?
_이름?모르겠는데....

1995년이전의기억을잃어버린채살아가는황금동아파트사람들
그들은아파트재개발이되기만을손꼽아기다리고하루하루를견디며오늘을살아가고있다.
그러던어느날,어떤작은호기심이아파트의비밀을뒤흔들게되는데...
그리고사람들이하나둘씩사라진다.

도대체이곳은어떤곳일까?
왜우리들은밤에밖으로나갈수가없고
왜달은일년내내하늘에떠있는걸까?

서울과가까운일산의어느야산에일제강점기시절금을캐기위해파놓은금정굴이라는굴이있다.당시금은하나도나오지않아서버려진수직갱도굴.평소아이들놀이터였던그굴은한국전쟁중끔찍한곳으로변하게된다.6.25가발발하자한국정부는한강다리를끊고대전으로도망을간다.그리고대통령은대전방송국장을불러서울시민들에게국군이이기고있으니피난가지말고집에있으라는방송녹음을한다.그방송을듣고피난을못간한강북쪽의시민들은갑자기마을로들이닥친인민군들에게살기위해협조할수밖에없었다.그리고몇개월뒤서울수복후,경찰들과반공단체사람들이빨갱이색출에나섰고어쩔수없이부역에참여했던수백명의사람들은이곳금정굴로끌려와억울하게학살당하게된다.정작인민군에협조한사람들은인민군과함께월북했으며남아있는사람들은아무죄도없는무고한시민들이었다.더러는부역자의아내와재산을빼앗기위해거짓으로모함해죽게한사례도있었다.그리고그후수십년의세월동안후손들은빨갱이의자식으로낙인찍혀평생을연좌제로고통당하며살게된다.
1995년유족들은힘을합쳤고자비를들여금정굴을파헤쳤다.이윽고수백구의유골들이나오며금정굴의진실이처음으로세상에알려지게되었다.
금정굴은한국전쟁기간민간인학살사건중매우특이한성격을지니고있다.산하나를두고가해자와피해자를추모하는공간이한곳에존재하기때문이다.가해자들에게억울하게학살당한200여명의유골들은산속차가운곳에서사람들의외면을받아왔지만,그들을죽인가해자들은마치전공을올린군인들처럼대한민국애국자로포장되어충혼비를세워놓고추모하고있었기때문이다.

“어느대학교창고에층층이쌓인금정굴학살현장에서발견된유골사진을보고마치아파트에살고있는듯한이미지를그리게되었습니다.죽은자들이세상에다시꺼내진날부터기억이시작되지만,그이전기억은잃어버려죽은자들모두가함께대화하면서기억의조각들을찾아내면어떨까하는고민속에서이작품을처음구상하게되었습니다.이이야기는산자와죽은자사이의경계속에서안식을찾지못하고우리들이사는현실공간속에서도떠돌아다니는억울하고슬픈영혼에대한이야기이기도합니다.”-박건웅인터뷰중에서

본작품은박건웅작가의대부분의작품들-《노근리이야기》,《그해봄》,《짐승의시간》,《제시의일기》등증언과역사적사실들을기반으로사건을재연하고창작해온다큐멘터리형식과는다른대중적인재미와흥미를위해미스터리판타지드라마로구성하였다.또한20여년간한국현대사의아픈기억들을발굴해온박건웅작가의첫번째오리지널장편그래픽노블인《꽃》이후,작가의두번째오리지널장편만화이다.

시놉시스

1부-흐르지않는시간

#1-분주히사람들이오가는출근길,지하철승강장에서한남자가깨어난다.그리고마침힘겹게지하철청소를하는할머니를안타깝게보고있다.따뜻한말한마디를걸어보지만할머니는무심한표정으로아무런반응도없다.그는오늘도전철을타고을지로악기점에나가일을한다.그에게는1995년이전의기억이없다.가족이누구인지내가누구인지도무지기억이나질않는다.

#2-산언덕꼭대기에있는곧재개발을앞둔오래되고낡은아파트,황금아파트라불리는17평남짓허름한아파트에서하루의고단함을푼다.그러나웬일인지여기저기아픈몸때문에잠을이룰수가없다.약을먹고통증을없앤다.아파트에는다양한사람들이살아가고있다.대부분이청장년층일용직노동자들이다.늘웃는모습으로인사하는아파트관리아저씨는층간소음등입주민들에게피해를주지말라고안내방송을하며특히12시이후로는밖으로나가지말고집에가만히있으라고신신당부한다.입주민들모두가통제에잘따르는착한사람들이다.늘반복되는일상이다.

#3-남자는손재주가좋아서무엇이든고치고수리하고만드는일을한다.특히도장을파는재주가뛰어나다.저녁에일때문에도장을파달라는옆집아저씨가찾아왔고이름을물어보지만아이러니하게도그역시자신이누구인지알지못한다.그에게여기에언제부터살았느냐고물어본다.마찬가지로기억이잘나지않는다고말한다.그무렵대문마다붉은동그라미표시를한집에사는사람들은어디론가사라지는걸알게된다.동장은이사간것이라고말한다.

#4-반상회날아파트주민들모두가모였다.곧있을황금동재개발때문에사람들은큰기대를하고있었으며예전에는이곳에황금이나오던곳이었다는얘기가있어곧좋은일들이생길것이라며좋아한다.남들처럼멋들어진아파트가이곳에지어질것이라고생각하고있었다.그러나어떤입주민들은보상은커녕이제돈이없는우리들은모두떠나야할것이라고현실적인이야기를하는데,그래서간혹다툼이일어나기도한다.그리고재개발하는데필요한주민동의서명을받는데,이상하게도주민들대다수가자신의이름을모르는것이다.사람들모두가1995년이전의기억이없다.동장은웃으며대수롭지않은듯다음에서명을받자고말한다.

#5-남자와입주민아저씨,중학생,아주머니등몇명은자신들이왜여기에있는지,왜기억이없는지조사하기시작한다.각자가가지고온앨범들을보면서지난세월들의사물과지명,흔적관계등을연상하게되고한사람씩조금씩기억을더듬어나가기시작한다.

#6-동장은진실을이야기해주는데,황금아파트에사는그들모두의가족들이오래전아파트에서화재가발생해불타죽었다고말해준다.또한집단트라우마때문에충격을받아사람들은95년이전기억이없는것이라고설명한다.그들은가족들을잃은것에대해슬퍼하고서로위로하며함께공동제사를지내기도했다.

#7-그러던어느날,우연한기회에남자는약을먹지않게되고,동장이사람들에게서명을받는것이재개발을위한것이아니라사람들이자신의과거를기억하는지못하는지여부를확인하는절차임을알게된다.황금동사람들과함께실종된사람들을찾던도중지하실로향하게되고그곳에서실종된입주민들이용역깡패들에게심하게구타를받아쓰러져있는것을발견한다.기억을찾은사람들은몰래납치되어이곳에감금되고,다시약을먹게되고기억을잃어버리게된것이다.

#8-남자는우여곡절끝에그들의제지를뿌리치고아파트에서도망친다.12시가넘어아파트에서나온세상은철거촌이아닌깊은밤산속어느풍경이었고그는굴러넘어지며과거속으로돌아간다.

2부-떠나지못한사람들

#9-잠에서깨어난남자는자신이나쁜꿈을꾸었다고생각한다.평화로운마을에서딸과함께살아가는남자는갑작스레한국전쟁을맞이하게된다.피난을가려고하지만피난가지말라는대통령의연설로피난을가지않고남아있는바람에마을은곧인민군들에게점령당한다.어쩔수없이부역을하게되고서울수복후경찰과반공단체에의해끌려가고문을당한다.그리고어느이름모를야산에있는금정굴로끌려가학살을당한다.그때같이끌려갔던사람들이바로황금동사람들주민들이었다.황금아파트의사람들은화재로죽은유가족들이아닌경찰들과반공단체사람들에게끌려가금정굴에서억울하게죽은사람들이었던것이다.딸아이에게곧돌아오겠다고약속하던모습을떠올리며총소리가울리며까맣게변한다.
-놀라는남자의얼굴이지하실창고에층층이보관되어있던유골들의모습으로변한다.

#10-자신의기억을찾고쓸쓸히황금아파트로돌아온남자는이사실을사람들에게어떻게말할까고민하며망설인다.무슨일이있느냐는사람들의질문에모두가충격을받을까봐말을하지않는다.대신당신들의가족들을찾았다며가족들의집주소를알려준다.기뻐하는사람들은12시종이치자각자가주소지를들고가족들을만나러나간다.다시들어가라고제지하는동장과관리인아저씨에게입주민들은더이상순응하지않고화를내며항의한다.
그리고그들은동장이바로아파트에불을내고혼자몰래도망쳤던사람임을비로소기억해낸다.순응하며살던입주민들의갑자기돌변한행동에아파트문이열리고어리둥절한관리자들은이를막지못한다.

#11-저마다가족들을만나고돌아온사람들의얼굴은웬일인지슬프면서도행복해보인다.그리고아무말없이각자방으로들어간다.그리고그날밤은하루종일비가내렸다.하늘위의달은달이아닌구멍으로비가쏟아지고있었다,빗소리때문에아무도사람들의울음소리를듣지못했다.각자가자신이죽었음을비로소처음으로알게되는날이었다.

#12-다음날아침,세월호관련뉴스속보가나오면서“가만히있어라”라는선내안내방송이과거전쟁으로피난가던도중자신은도망치고국민들은집으로돌아가라는정부의안내방송을떠올리게한다.아파트에살았던사람들중일부는서로가족인사람도있었다.아버지와아들이서로를기억해내고껴안고운다.주인공남자는아파트사람들에게하나하나그들의이름이새겨진도장을새로파준다.

“저는27살이구요도내리에살던장기연이라고해요.저는22살이고요...헤헤.”

200여명의사람들은자신의이름이새겨진도장을들고내가누군인지알았다고기뻐한다.드넓은일산평야로황금아파트사람들이삐삐선으로묶인것이아닌서로의손을잡고걸어간다.기억을되찾은사람들은고통스럽지만자유롭고행복하다.

#13-어느봄날지하철환승장에서다시잠에서깨어난남자는청소하던할머니를만나말을건넨다.그동안아무런반응도말한마디도안하던할머니는남자를돌아보며울먹인다.

“아부지...아부지,왜이제서야돌아오셨어요?”
“그래그래,미안하다얘야...
아이고,손이왜이리거칠어졌니,응?
나때문에고생이많았지...?”

할머니는바로남자의딸순이였다.그리고지하철후미진구석벤치에서서로손을잡고울먹이며대화를나눈다.주변사람들은무관심하게분주히제갈길을간다.열차가들어오고할머니는아버지가가지못하게꼭끌어안는데,알고보니그남자는할머니자신의긴그림자이자그리움이었다.

#14-잠에서깨어난할머니.휭휭겨울바람이불어대는새벽녘짐을챙겨서어디론가향한다.(가방에는진상규명을위한청원서류가들어있다.)버스를타고가며창밖으로눈이하얗게덮인드넓은일산평야를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