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기다려 (양장본 Hardcover)

잠깐만 기다려 (양장본 Hardcover)

$18.21
Description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즐거운가요?
무언가를 기다리는 일은 얼마나 지루한가요?
무언가를 일찌감치 깨닫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가요?
한 번쯤 기다려 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는 상호작용 이야기
연극과 영화 연출처럼 펼쳐지는 성장 이야기의 세계!
그림책향 시리즈 스물다섯 번째 그림책 『잠깐만 기다려』는 차은실 작가의 전작인 『무슨 일이지?』와 『집을 지었어』의 주제를 잇는 성장 이야기입니다. 첫 그림책 『무슨 일이지?』가 혼자 헤쳐 나가는 삶을 응원하는 성장 이야기라면, 두 번째 그림책인 『집을 지었어』는 이웃과 더불어 사는 우리가 지녀야 할 예민함을 다룬 성장 이야기입니다. 이제 세 번째 그림책 『잠깐만 기다려』는 누군가와 서로 소통할 때 믿음과 안정을 주는 상호작용이 왜 필요한지를 ‘기다림’이라는 소재로 펼쳐 보입니다.
한 아이가 방바닥에서 얼룩 같기도 하고, 구멍 같기도 한 빨간 점을 하나 찾아냅니다. 그러자 이게 뭘까 싶어 엄마를 부르지요. 엄마는 열까지만 세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네요. 아이는 열을 세며 요리조리 빨간 점을 들여다봅니다. 그 사이, 또 다른 기다림의 세계가 아이 곁으로 다가옵니다. 아이는 망설임 없이 쏙 하고 그 세계에 발을 들입니다. “같이 기다릴까?”
선정 및 수상내역
2023 볼로냐 라가치상 어메이징 북쉘프 선정
저자

차은실

삶은대부분기다림의시간들입니다.
저에게기다림의시간은상상의시간이며,놀이의시간이며,지루함의시간이며,희망과행복의시간입니다.
지은그림책으로는『무슨일이지』,『집을지었어』가있습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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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무언가를기다리는일은얼마나즐거운가요?

얼룩같기도하고,구멍같기도한빨간점하나.이게뭐지?아이는궁금합니다.그래서엄마를부릅니다.엄마는바삐해야할일이있었나봐요.그래서잠깐만기다리라고말합니다.열만세면갈거라며다짐도해두지요.아이는갑자기눈에띈빨간점이신기했나봅니다.어른들한테는아무쓸모없어보이는것도,아이들한테는괜한것이아닙니다.아니,아이든어른이든낯선현상이나물건을만나면한번쯤눈길을멈추곤하지요.빨간점은그저얼룩이었을수도있어요.그냥왜이런게묻었는지묻고싶어엄마를불렀을수도있지요.하지만아이가기다리는사이,이얼룩은아이의상상과맞물려새로운세계를불러냅니다.기다림이즐거운건,바로이런점때문이아닐까요?나와는아무상관도없고관계도없던무엇이어느날갑자기내앞에나타나내호기심을마구마구흔들어놓을때!

바로그시간,아이한테는새로운세계가열립니다.맨처음아이가본건빨간얼룩이었지만,이제그덕분에아이는스스로만든상상의세계를탐험합니다.그상상의세계에서아이는여러인물을만나지요.낚시를하는곰,책을읽는아저씨,왕관을쓴아가씨,개구리,펭귄,바이올린을든삼촌같은이들이무언가를기다리지요.아이도이들과함께기분좋게엄마를기다립니다.

맨처음자리를뜨는개구리.기다리던비가왔다며마중나온개구리들과함께폴짝뛰어갑니다.그다음차례는책을읽던아저씨.일찍와줘서고맙다며스쿠터를타고온아줌마와함께씽하고달려갑니다.왕관을쓴아가씨는파티에늦었는지일곱아이들과함께서둘러떠나고,바이올린삼촌도춤을추러온사람들과함께바이올린을켭니다.펭귄은기다리다지쳐혼자떠납니다.이런말을남기고서말이지요.“더는기다릴수가없어.내가만나러갈거야.”
드디어아이는열을다셉니다.그러더니힘차게엄마를부르지요.

무언가를기다리는일은얼마나지루한가요?

기다리는즐거움이지루함으로바뀌는데는그리오랜시간이걸리지않습니다.무엇을기다리느냐에따라그시간은무척짧기도하고매우길기도하지요.아이는어땠을까요?다시그림책으로들어가볼까요?아이의부름에엄마는대답합니다.

“조금만……,조금만더기다려………………!”

이놀라운상황을그림은더욱잘표현해줍니다.낚시를하던곰의머리가뒤로꺾이고,낚싯줄은갈곳몰라출렁입니다.아이는마치강한바람을맞은듯빈하늘로날아갑니다.정신을차린곰이아이를낚아채지않았다면어떻게되었을지는불을보듯뻔하지요.
아이는엄마의말에왜그렇게큰충격을받았을까요?그다지충격받을일도아닌것같은데요.하지만아이편에서생각해보면그렇지않습니다.먼저엄마가아이한테서번시간은‘열’이라는수만큼이었지요.바꿔말하면,아이가엄마의대답을기다릴수있는시간도‘열’이었어요.그‘열’이라는시간동안아이는즐겁고무한한상상을펼쳤습니다.엄마도하던일을계속할수있었지요.

엄마는‘열’이라는약속을조금쉽게생각한듯합니다.마치‘열’이열개라도되는것처럼.하지만아이한테‘열’은‘열’일뿐,조금만더기다리는열은아이마음속에자리하지않습니다.열이끝난뒤부터는기다림의고통이자리할뿐이지요.상상속에있던사람들은다제자리를찾는데,아이혼자만그세계에남겨진다면어떨까요?마치공기가없는화성에홀로버려진느낌은아닐까요?

어린아이일수록기다릴수있는시간은짧습니다.그래서양육자는‘잠깐만’이라는말대신‘열’까지만세라는말을아이한테해주고,왜기다려야하는지그까닭도말해줘야합니다.양육자는아이한테믿음과안정감을주는사람입니다.믿음과안정감은아이를보호해주고마음을편하게하고,살아가면서세상과상호작용할수있게합니다.


무언가를일찌감치깨닫는일은얼마나어려운가요?

이제이야기는알듯모를듯한흐름속으로빠져듭니다.
잠깐만기다리라는엄마의말에시무룩하게앉아있던아이한테,아니그옆에서낚시질하던곰한테커다란일이일어납니다.드디어낚시구멍에서뭔가가잡혔다는신호가온것이지요.그런데하필그와함께또다른일이하나더일어납니다.

“많이기다렸지?”

누구의말일까요?아이는그말에대답할틈도없이곰과함께낚시구멍속으로빠져버립니다.겨우코딱지만하던구멍은어느새곰과아이가들어갈만큼커진채였습니다.엄마는무슨일이일어났나싶어서둘러달려오지만,때는이미늦었습니다.아이의말은뒤집힌채로구멍에서새어나옵니다.

“엄마!잠깐만요!”

앞으로엄마한테무슨일이벌어질까요?엄마는아이를언제까지기다려야할까요?

연극과영화연출처럼펼쳐지는성장이야기의세계

‘잠깐만’이라는말은매우독특합니다.때로는기분좋은말로,때로는언짢은말로들리기도하니까요.차은실작가는처음부터끝까지현실과상상을오가는연출을펼치며‘잠깐만’을이야기합니다.기다릴수없을것같은시간을기다릴수있는시간으로만들기도하고,기다릴수있는시간을더는기다릴수없는시간으로만들어버리는마법을부리면서말이지요.

이러한은유와이미지때문에작가가하려는말을쉽게알아차리지못할수도있습니다.이책은문학과예술이살아있는창작그림책입니다.그러니이제여러분의어린날로돌아가서천천히펼쳐보길추천합니다.이책의독자가어린이라면이런안내는무시하셔도좋습니다.어른보다쉽게알고더멋진상상의세계를펼칠테니까요.

다시책으로돌아가봅니다.
만약곰이아이곁에없었다면,곰이아이를구해주지않았다면,곰이물고기를낚지않았다면,그물고기가너무작아서아이와곰이물속으로빠지지않았다면어땠을까요?아마도엄마는아이마음속에무슨일이생겼는지아직도모르고있지않았을까요?

그나저나구멍에빠진곰과아이는엄마가‘열’을세며기다리고있다는사실을알기나할까요?
구멍속세상에서너무오래있다나오지않았으면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