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인왕은 연옥 어디쯤인 것 같다
나는 그 밑자락에 살고 있어
나는 그 밑자락에 살고 있어
[인왕]은 김선미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색은 그래서 색 옆에 있고」, 「인왕 1」, 「오늘의 날씨는 염소」 등 51편의 시가 실려 있다.
김선미 시인은 시집 [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 [인왕]을 썼다.
블랑쇼는 예술이 형이상학적 진리에 귀속된다고 믿었던 특권 의식 대신 작품은 언제나 진리라는 것을 철회하고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필사적인 탈주로부터 성취한 바깥은 김선미에게서 함부로 빠지기 좋은 캄캄하고 흔해 빠진 ‘구멍’으로 나타난다. 그곳은 삶의 가장 끝자리까지 밀려나 천대받으면서도 그 모순과 붕괴의 구덩이 속에서 기거하는 사제의 자리이다. 시인은 존재론적 변환을 꾀하여 타자의 고통을 기록하고 진리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가 여기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존재의 구멍을 문학적 코드로 바꾸어 세계를 현현해 내는 시인의 작업은 꽃밭처럼 환하다. “끝물에서 놀다 보면/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이 계단에 있으시”면 “계단은 신이 있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끝물에서 놀다 보면」)
김선미의 시에서 육신은 자주 사라지고 지워진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변신과 무화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다. 시의 주체를 사제의 역할로 은유한 시인은 존재를 소거함으로써 도리어 가장 가공할 존재가 도래하도록 기획했다. 시가 특정한 의미로 해석되지 않을 때 증폭성 자체로 의의를 갖게 되듯이 사제 역시 없음 즉 구멍으로 계시되는 찰나를 전할 때마다 거기 있게 되는 것이다. 김선미의 시는 로고스 대신 파토스를 불러들이고 저 바깥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바로 여기에 놓인 구멍들 그 깊고 어두운 인간의 심연을 순례한다. (이상 신수진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김선미 시인은 시집 [마가린 공장으로 가요, 우리] [인왕]을 썼다.
블랑쇼는 예술이 형이상학적 진리에 귀속된다고 믿었던 특권 의식 대신 작품은 언제나 진리라는 것을 철회하고 벗어나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필사적인 탈주로부터 성취한 바깥은 김선미에게서 함부로 빠지기 좋은 캄캄하고 흔해 빠진 ‘구멍’으로 나타난다. 그곳은 삶의 가장 끝자리까지 밀려나 천대받으면서도 그 모순과 붕괴의 구덩이 속에서 기거하는 사제의 자리이다. 시인은 존재론적 변환을 꾀하여 타자의 고통을 기록하고 진리로 환원되지 않는 세계가 여기에 있음을 이야기한다. 존재의 구멍을 문학적 코드로 바꾸어 세계를 현현해 내는 시인의 작업은 꽃밭처럼 환하다. “끝물에서 놀다 보면/안 보이던 것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신이 계단에 있으시”면 “계단은 신이 있는 곳”이 되기 때문이다.(「끝물에서 놀다 보면」)
김선미의 시에서 육신은 자주 사라지고 지워진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이 변신과 무화를 통해서만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된다. 시의 주체를 사제의 역할로 은유한 시인은 존재를 소거함으로써 도리어 가장 가공할 존재가 도래하도록 기획했다. 시가 특정한 의미로 해석되지 않을 때 증폭성 자체로 의의를 갖게 되듯이 사제 역시 없음 즉 구멍으로 계시되는 찰나를 전할 때마다 거기 있게 되는 것이다. 김선미의 시는 로고스 대신 파토스를 불러들이고 저 바깥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바로 여기에 놓인 구멍들 그 깊고 어두운 인간의 심연을 순례한다. (이상 신수진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인왕 (김선미 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