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것 (박영기 시집)

흰 것 (박영기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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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두 번째 생을 펼친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때까지 펼친다
[흰 것]은 박영기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으로, 「삐딱하다」,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 「잎이 지는 속도」 등 53편의 시가 실려 있다.

박영기 시인은 경상남도 하동에서 태어났으며, 2007년 [시와 사상]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딴전을 피우는 일곱 마리 민달팽이에게] [흰 것]을 썼다.

박영기 시인이 구축하고 있는 시적 주체는 그 무엇도 될 수 있다고 자만하는 나르시시즘적 자아가 아니다. 오히려 “가볍고 얇아서 만만”하게 여겨져 “차일 때마다 악을 쓰며 찌그러지는 마음”에 가깝다(「우물이 있는 집」). 그저 걷어차이고 찌그러져도 이가 나가지 않길 바라며 단단한 의지로 스스로를 다독이는 주체, 그 고투의 끝에서 “화석처럼 단단한 토막”이자 “마지막이자 처음으로 한 번 웃는 토막”으로 폭력적 실재를 초극하려는 능동적 주체라 할 수 있다(「木 氏」). “뼈 없는 살을 세워//높이 들어 올린//죽음의//횃불”을 찬란하게 펼치려는 악착과(「자유의 여신상」) “땅에 닿으려는 발버둥”과 “닿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봄을 이끄는 존재가(「눈」) 시인이 이번 시집을 통해 우리에게 형상화한 시적 주체이다. 죽음의 순간에도 “눈 하나 깜박 않고 도마에 누워” “얼음처럼 차고 맑”은 시계(視界)를 잃지 않는 주체(「역할극」), 그럼으로써 세계로부터 지워지는 고통을 다시 삶의 의지로 전유하고자 하는 주체. 그리하여 주체는 이전과 다른 가능성 속에서 “두 번째 생을 얇고 가벼운 생을 조심조심 펼친다 마음껏 펼친다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때까지 펼친다”(「다시 그린 그림」). 새로운 날개를 펼쳐 “다시 그린 그림”은 강렬한 붉음으로 충만할 수도 있겠지만 어쩌면 아직 쓰이지 않은 “흰 것”으로 충분할지도 모르겠다. (이상 이병국 시인・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저자

박영기

경상남도하동에서태어났다.
2007년[시와사상]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딴전을피우는일곱마리민달팽이에게][흰것]을썼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삐딱하다-11
서식지-13
두통의원인-14
미끄러지는오리-16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18
두개의휠-20
개미행렬-22
코끼리똥종이-24
잎이지는속도-26
분에넘치는나의기린-28
미인과콩-30
수국정원-32
귀신의무게-34
백년골목-36
우리가돼지를심고있을때-38
털-40

제2부
히비스커스-43
흰것-44
비너스-46
벌칙입니까-48
무환자나무-50
오래된우물-52
자리공-54
석류처럼-56
접착테이프와구운감자-58
그가다리밑에서보잔다-60
기억의오류-62
배려-64
에셔의정치망-66
코스모스-67
긴팔로널안을수있다면-68
회랑-70
기준-72
원형-73

제3부
갈치-77
녹-78
빌려입은옷-80
발자국이발자국을껴입고-81
징후-82
자유의여신상-84
우물이있는집-85
우계(雨季)-86
눈-87
칸나프로필-88
역할극-90
달로간아이-92
木氏-94
대련-95
홈통-96
바람행성-98
내일의내일-100
화장실에서-101
다시그린그림-102

해설이병국불온한주체,그삐딱한내일에의상상-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