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점 볼링볼링 - 파란시선 139

점점점 볼링볼링 - 파란시선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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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익경

저자:김익경
울산에서태어났다.
2011년[동리목월]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모음의절반은밤이다][점점점볼링볼링]을썼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세시와네시11
운동장12
순간들14
지긋지긋16
버스정류장18
흐린날20
외투22
밀항24
시작하지않음으로써시작되는것들―P에게26
점점점볼링볼링28
로드킬30
친애하는가족여러분31
오월,네속이궁금해32
100분토론34

제2부
종이인간39
비문증40
잠에대한이별록42
나는당신에게단도직입적입니다44
당신은박복한가요46
타임머신48
집게50
우리는줄어들수있을까52
성남동190번지54
12몽키즈시즌456

제3부
매직쉐프61
고독감별사62
DogShow64
냉장고66
그림자의탄생68
멀리를품다70
인터뷰72
미러링74
스미싱76
브레이크타임78
눈사람80
쇼윈도의쇼윈도81

제4부
달력85
꿈은86
동화그만읽어요88
각설탕90
나는진짜일까요92
오도가도못하는날에는우리모두다함께94
홀릭96
바다메우기98
먼저100
너를보기위해나를본다면102
되돌이표는되돌아오지않는다104
금요일106

해설이병국관계의불안을응시하다108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나무를자른다나무와숲의거리는빠져나올수없을만큼촘촘하다나는아무말도할수없다나는진실을말하지않는다모든잘못은나로부터시작된다죽어가는것은기쁘고살아가는것은가볍다나는임금님이당나귀라고말하지않았다나무는알고있다나무를찬찬히만난적이없다나무숲은가렵다나무를자르듯말꼬리를자르는무리들이바람을만들고있다나무는너무많은것을알고있어더자라지않는다바람의밀정은많다

추천사

읽고난뒤에야문득그것이궁금해지고,다시펼치면사라지고없다.그없음은맥락을잃어버린게아니라번득임과놀람의불연속구간이다.김익경의시가그렇다.그의어법은얼핏단정해보이나다정하거나친절하지않다.그것은설득이부족해서가아니라서정의낭비가없기때문이다.김익경의시는모르는독자와만나“모르는약속을하고”그모름의힘으로“속도를내고있다”(세시와네시).어떻게그모름이에너지의작동으로연결될까.그역량은“모르는여자의부고가도착한날/아는여자가부고를쓰고있다”거나“모르는여자가쓴부고를아는여자가고친것”처럼누적된황량함과(시작하지않음으로써시작되는것들)“누가누굴쳐다보는지”알수없는그모호한무력감으로채워져있다(쇼윈도의쇼윈도).이러한무력은오히려억제된무의식의분출로서자리할뿐아니라코라세미오틱에도달하는욕구를언어의질서에끼얹는방법이다.그것은때때로페티시즘으로혹은이동과압축,거부등의정신분석적기제로가령“입,자꾸도톰해지는헬리콥터”가되거나(고독감별사)“돌아와보니/아무도지나가지않았고/나를따라”가고있는방식을취하고있다(DogShow).즉김익경의시는수신자가불분명하고감각의분배체계를교란함으로써정체성이밝혀지지않은채위반의부정성을통과하고있다.하지만이러한위반을통해야만시는한층더조여지고팽팽해짐이김익경의시가노리는바다.
―권주열시인

책속에서

<고독감별사>

문밖은위험해

집을나서지않는사람
집을이고있는사람
손안에담을수없는그림자만가진그래서

숨어있어도보이는

머리카락이없는사람
핸드메이드커피로혼자를만드는사람
층간소음과입씨름중인세입자
집을나서지않는거울과대화하는

입,자꾸도톰해지는헬리콥터

주위를물리치는사람
주변이없는사람
어떤출사표도던지지않는폭풍같은

달걀껍데기를벗기고있는소금이없는사람
돌아가지않았으므로돌아오지않을사물함을비우는

채우지않았으므로채워지거나버림받을일이없는

익숙한버림,씨앗없는물

개껌같은클라이맥스

<100분토론>

우리얘기를하기로해요

정부에대해
그들의아침에대해
어제의모험에대해

기억에없다면한차례로기억된다면거울이깨졌다면

응당치러야할오늘의색깔은사각

겉과속이다른육팔면체그녀가
담배연기를깊게들이켤때
공중전화의벨이울릴때
우리는서로에대해거짓말을하기로해요

모두가아는

라오스의아이들에게는맛있는캔디를선물해줘야겠지

그렇게편지를썼다

돌아갈가능성이없는

겁을아는일이그렇게어려운일인지몰랐어요살인에가담하지않았다고자신있게말할수있는사람손을드세요돌을던져요짱돌이면더아름답겠지요

우리얘기는비밀로해요

모두가다아는

아름다운춤을춰요

<비문증>

보이는것은도달하지않는것이다

도달하지않는것들이모여
말을걸어오면말이무너지고
말이생성된다

무너진것은무너진것이외의
사물에는관심이없다

도달하는것과보이는것은
말앞에무력하다

분명고개를돌렸으나분명한것이없다

우리는이의를제기할수없다

곧말하고싶었으나
서로를피곤하게만드는습관과
부유물로도달하는말들에대해
결정하지않기로했다

말들의표정에게
도달하지않기로했다

벌레,아지랑이같은루키들은
도달하지않으려고쌓인다

직접말하지않는다

우리는아는척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