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욱
저자:김승욱 1969년에태어나고등학교까지춘천에서성장했다. 1989년아주대학교영문과에입학,문학동아리‘소금꽃’에서활동했다. 1996년부터동양화재(현메리츠화재)및동부화재(현DB손해보험)에서근무했다.
시인의말제1부손금을본다13손금을본다―다른Ver.14심플이즈더베스트15명주실타래16화개장터18남의집20식도를잃다21핑계가길어져굳은살이배겼네22나이키24무뢰한26크리스마스28닭29SuperMoon30땅거미내린다32곶감34끝36GloomySunday38부적40인연42전자여권44다정도병인양하여45풍경(風磬)소리46제2부결혼기념일49잡초150잡초251잡초352들꽃이오래핀다53들개54LaVieenRose56지우개똥57보라색58화이트칼라60여의도62초동(草洞),시로물들다64시인의책상66어린왕자68바캉스69걸어도걸어도70정수기여자72기상오보소동74장마76새벽세시78된장찌개80구두와독방81거미,집84고래의집86두타산87월정사(月井寺)에서우물찾기88낮잠90제3부가족93강촌역94조지윈스턴이죽던날96오래된장례식98달항아리100옥천동(玉川洞)102삶은달걀104집의냄새105창밖의눈108양봉꾼112육림공원since19751142호선은순환선116소양호118부어라마셔라소셜클럽119손바닥으로하늘을가릴수없다면122안개꽃124솔담배126가을사랑127빈방128춘천가는길130발문김양선병과마주하며비로소보인것들에대한기록132
시인의말추어탕을드실줄모르는어머니는명절이나집안의대소사가있을때면항상잊지않고가족들이좋아하는추어탕을끓이셨습니다.추어탕을못드시니간을맞추는것은항상막내아들인저의몫이었습니다.사실은아들의입맛에맞는추어탕을끓여주려는어머니의깊은뜻이아니었을까싶습니다.돌이켜생각해보면짧지않은세월을살아오면서의도했든혹의도치않았든가족과주변분들의수많은배려와친절들이저의부족함을메워왔던것같습니다.오늘도당신의손금보다나은하루가되시길빌어봅니다.추천사천명을안다는오십을훌쩍넘기고도인생은여전히어렵기만하다.이제웬만한일에는흔들리지않을것같고머잖아귀도순해질것같은나이인데도인생은만만치않아서어디선가복병처럼튀어나오는고비와마주하게되곤한다.김승욱의시는성실한가장이자직장인으로평생을살아온시인이어느날갑자기짊어지게된병마와싸우면서얻은시편들이다.원망과슬픔과절망의시간을지나,지나온삶과주변을돌아보고자신을성찰하면서시인은오랫동안잊고있었던시를쓰는꿈을되찾는다.바닥을친것같은순간에도늘더최악은있는법이라,외롭고서글픈투병의시간을지나면서도시인은끝내삶을긍정하는진솔한목소리로공감을불러온다.김승욱의시는“화이트도블루도/모두가총알받이”인“전쟁터”에서“각자의FightColor”로살아가는이들의애환을담담히그린다(화이트칼라).춘천에서학창시절을보내고서울에서직장생활을한오십중반의시인이살아온내력을펼쳐놓는시를읽으며,독자들또한자신의생을반추하는시간을가질수있을것이다.아픈몸을들여다보며비로소시인은과거와현재와미래의자신을마주보고긍정할수있었을거라짐작해본다.시인으로서펼쳐갈김승욱의미래를응원하며이시집을읽으며위로받을미지의독들에게도응원과환대의인사를남긴다.―이경수문학평론가책속에서<구두와독방>구두만남겨진풍경은어둡고기괴하다발목과종아리가없어N극과S극을찾지못하는고장난나침반같은추석이다가올수록달은차오르는데상처에새살은더디게차올라흉터자국만선명해졌다솜씨좋은구두닦이가물광불광내어준구두도벗지말아야할곳에버려지면한낱반짝이는사연일뿐이다스스로가둔징벌방엔햇살보다달빛이장기체류중숨을쉬는동안들숨과날숨에별들이규칙적으로켜지고꺼지곤했다모두가떠난장례식장주인없는구두한짝이불밝힌영정사진앞에저홀로조문중이다향냄새그윽하다세상모든교도소의독방들이마음속에들어와앉았다부처보다견고한사각형의콘크리트사원지독한외로움은미처가을을넘기지못했다첫눈이오기전독방에나를가둔다구두약냄새켜켜이쌓인구두한짝만동행이다<월정사(月井寺)에서우물찾기>우물을찾으려다만물의근원인배꼽만찾았다여러생명이포도송이처럼주렁주렁매달려있었다사람들은저마다깊이가다른우물과우울을가지고산다우물의깊이와하늘의높이를가늠해봤다폐허로변한월정사(月精寺)터엔팔각구층석탑만홀연히남아절터를지켰다는데외로운석탑앞에석조보살좌상만곁을지켰다는데스님의깊은우물에는언제부턴가달이들어와그림자처럼곁을지켰다월정사전나무길맨발로걷는중등뒤로달이밝아그림자가늘내앞으로걸어갔다<옥천동(玉川洞)>구슬같이맑은물이흐르는동네개량한옥집여러채가지런한이빨처럼봉의산밑에옹기종기박혀있었다녹색철대문붉은기와지붕엔티크한목조창틀에겨울이면자리끼가얼어붙어창문에는커튼대신담요를걸었다반상회날이면조생귤에야쿠르트한병씩나눠마시고한가한날이면아줌니들마루에모여인형눈박는소일거리도하며구슬같이맑은물지하로흐르듯이웃간정도소리없이흐르던동네사실은,공동묘지자리라머리풀어헤친귀신이밤새곡소리내고말달리는소리방바닥을두들기던순천인지춘천인지강릉인지서대문인지어느동네에나있었을법한옥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