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금을 본다 - PARAN IS 6 (양장)

손금을 본다 - PARAN IS 6 (양장)

$12.00
Description
김승욱의 『손금을 본다』는 크게 3부로 나누어져 있으며 주옥같은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김승욱

저자:김승욱
1969년에태어나고등학교까지춘천에서성장했다.
1989년아주대학교영문과에입학,문학동아리‘소금꽃’에서활동했다.
1996년부터동양화재(현메리츠화재)및동부화재(현DB손해보험)에서근무했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손금을본다13
손금을본다―다른Ver.14
심플이즈더베스트15
명주실타래16
화개장터18
남의집20
식도를잃다21
핑계가길어져굳은살이배겼네22
나이키24
무뢰한26
크리스마스28
닭29
SuperMoon30
땅거미내린다32
곶감34
끝36
GloomySunday38
부적40
인연42
전자여권44
다정도병인양하여45
풍경(風磬)소리46

제2부
결혼기념일49
잡초150
잡초251
잡초352
들꽃이오래핀다53
들개54
LaVieenRose56
지우개똥57
보라색58
화이트칼라60
여의도62
초동(草洞),시로물들다64
시인의책상66
어린왕자68
바캉스69
걸어도걸어도70
정수기여자72
기상오보소동74
장마76
새벽세시78
된장찌개80
구두와독방81
거미,집84
고래의집86
두타산87
월정사(月井寺)에서우물찾기88
낮잠90

제3부
가족93
강촌역94
조지윈스턴이죽던날96
오래된장례식98
달항아리100
옥천동(玉川洞)102
삶은달걀104
집의냄새105
창밖의눈108
양봉꾼112
육림공원since1975114
2호선은순환선116
소양호118
부어라마셔라소셜클럽119
손바닥으로하늘을가릴수없다면122
안개꽃124
솔담배126
가을사랑127
빈방128
춘천가는길130

발문김양선병과마주하며비로소보인것들에대한기록132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추어탕을드실줄모르는어머니는명절이나집안의대소사가있을때면항상잊지않고가족들이좋아하는추어탕을끓이셨습니다.추어탕을못드시니간을맞추는것은항상막내아들인저의몫이었습니다.사실은아들의입맛에맞는추어탕을끓여주려는어머니의깊은뜻이아니었을까싶습니다.

돌이켜생각해보면짧지않은세월을살아오면서의도했든혹의도치않았든가족과주변분들의수많은배려와친절들이저의부족함을메워왔던것같습니다.

오늘도당신의손금보다나은하루가되시길빌어봅니다.

추천사

천명을안다는오십을훌쩍넘기고도인생은여전히어렵기만하다.이제웬만한일에는흔들리지않을것같고머잖아귀도순해질것같은나이인데도인생은만만치않아서어디선가복병처럼튀어나오는고비와마주하게되곤한다.김승욱의시는성실한가장이자직장인으로평생을살아온시인이어느날갑자기짊어지게된병마와싸우면서얻은시편들이다.원망과슬픔과절망의시간을지나,지나온삶과주변을돌아보고자신을성찰하면서시인은오랫동안잊고있었던시를쓰는꿈을되찾는다.바닥을친것같은순간에도늘더최악은있는법이라,외롭고서글픈투병의시간을지나면서도시인은끝내삶을긍정하는진솔한목소리로공감을불러온다.김승욱의시는“화이트도블루도/모두가총알받이”인“전쟁터”에서“각자의FightColor”로살아가는이들의애환을담담히그린다(화이트칼라).춘천에서학창시절을보내고서울에서직장생활을한오십중반의시인이살아온내력을펼쳐놓는시를읽으며,독자들또한자신의생을반추하는시간을가질수있을것이다.아픈몸을들여다보며비로소시인은과거와현재와미래의자신을마주보고긍정할수있었을거라짐작해본다.시인으로서펼쳐갈김승욱의미래를응원하며이시집을읽으며위로받을미지의독들에게도응원과환대의인사를남긴다.
―이경수문학평론가

책속에서

<구두와독방>

구두만남겨진풍경은
어둡고기괴하다
발목과종아리가없어
N극과S극을찾지못하는
고장난나침반같은

추석이다가올수록
달은차오르는데
상처에새살은
더디게차올라
흉터자국만선명해졌다

솜씨좋은구두닦이가
물광불광내어준구두도
벗지말아야할곳에버려지면
한낱반짝이는사연일뿐이다

스스로가둔징벌방엔
햇살보다달빛이장기체류중
숨을쉬는동안
들숨과날숨에
별들이규칙적으로켜지고꺼지곤했다

모두가떠난장례식장
주인없는구두한짝이
불밝힌영정사진앞에
저홀로조문중이다
향냄새그윽하다

세상모든교도소의
독방들이
마음속에들어와앉았다
부처보다견고한
사각형의콘크리트사원

지독한외로움은
미처가을을넘기지못했다
첫눈이오기전
독방에나를가둔다
구두약냄새켜켜이쌓인
구두한짝만동행이다

<월정사(月井寺)에서우물찾기>

우물을찾으려다
만물의근원인배꼽만찾았다
여러생명이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매달려있었다

사람들은저마다
깊이가다른우물과우울을가지고산다
우물의깊이와
하늘의높이를
가늠해봤다

폐허로변한월정사(月精寺)터엔
팔각구층석탑만
홀연히남아
절터를지켰다는데
외로운석탑앞에
석조보살좌상만
곁을지켰다는데

스님의깊은우물에는
언제부턴가달이들어와
그림자처럼곁을지켰다

월정사전나무길
맨발로걷는중
등뒤로달이밝아
그림자가늘내앞으로걸어갔다

<옥천동(玉川洞)>

구슬같이맑은물이흐르는
동네

개량한옥집여러채
가지런한이빨처럼봉의산밑에
옹기종기박혀있었다

녹색철대문
붉은기와지붕
엔티크한목조창틀에
겨울이면자리끼가얼어붙어
창문에는커튼대신담요를걸었다

반상회날이면
조생귤에야쿠르트한병씩나눠마시고
한가한날이면아줌니들
마루에모여인형눈박는소일거리도하며
구슬같이맑은물
지하로흐르듯
이웃간정도소리없이흐르던동네

사실은,
공동묘지자리라
머리풀어헤친귀신이밤새곡소리내고
말달리는소리방바닥을두들기던

순천인지춘천인지강릉인지서대문인지
어느동네에나있었을법한
옥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