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5주년 에디션)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 우리도 그렇게 만났잖니 (5주년 에디션)

$28.00
Description
한국 독자들을 만나 한층 깊고 넓고, 더더 귀여워진 세계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5주년 기념 확장판!
이런 책이 될 줄 몰랐던 기획 단계부터 좌충우돌 제작기, 독자들과의 신박한 콜라보까지
‘나'에서 ‘우리'가 된 이야기가 가득한 특별 에디션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책의 놀라운 여정을 만난다.

에세이 한 권은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 여정의 시작은 덴마크 여행을 마치고 독일로 향하는 버스, 자기만의 고민에 빠져 누구와도 친구가 되고 싶지 않던 당신 안에 있다. 당신은 옆자리 사람과 눈이 마주친다. 담담한 미소가 오가고 둘은 곧 친구가 된다. 옆자리 사람은 덴마크인이며 당신을 덴마크 집으로 무작정 초대한다. “우리 집에 올래?” 하지만 당신은 독일에 머물다가 한국으로 돌아갈 계획이었다. 당신의 선택은?

어떤 이는 예정한 일정을 따를 테고, 어떤 이는 독일 여행을 포기하고 덴마크 사람의 초대에 응했을 것이다. 여기 '썸머'(한국이름 하정)라는 사람은 후자였고, 덴마크 집에서 겪은 일을 담아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를 출간했다(2019, 좋은여름).

책은 곧 ‘할머니', ‘장래희망' 키워드 바람을 일으켰다. 책 안에는 유행을 타지 않고 세계적으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덴마크 라이프 스타일의 비밀이 숨겨져있었다. 바로, 자연스러우면서도 정교하게 전수되는 가족문화. 책에서 덴마크 아빠(어위)는 딸(아네뜨)에게 평생에 걸쳐 아름다운 엽서를 보내고, 그 딸은 훗날 자신의 딸(쥴리)을 위한 자수 작품을 30년이나 들여 탄생시킨다.

엽서, 뜨개, 플리마켓, 정원… 일상적인 소재에 삶의 정수를 담아 대물림하는 사람들. 요즘의 우리에게 필요했던 좋은 예시, 미래상이었을까? 한국 독자들은 책과 자신, 덴마크 가족과 자신 사이에 이어진 끈을 단박에 알아보았다. 자녀에게 엽서를 쓰겠다거나 가족의 기록을 소중히 하겠다는 다짐들이 서평을 통해 꾸준히 등장했다. 아네뜨의 뜨개 가방을 함께 뜨는 '함뜨' 모임을 만들어 작품전을 열기도 했다. 그렇게 머나먼 한국에까지 덴마크 가족의 감각이 잔잔하고 꾸준하게 전수되었고, 2023년 1월에는 공식 전시회까지 갖게 된다. 아네뜨의 뜨개 가방, 어위의 드로잉 등이 전시되었고, 전시품은 쥴리가 덴마크에서 한국으로 직접 가져왔다. 버스 안에서 저자를 집으로 초대한 장본인이 이윽고 저자의 나라에, 저자의 집에 오게 된 순간이다. 책은 독자들을 만나 한층 깊고 넓어졌으며, 독자들은 책 속의 인물과 물건을 직접 만나 더더 귀여워졌다.

그리고 2023년 크리스마스 이브에 첫 인쇄 5주년을 맞아 특별한 책이 출간된다. 이 귀여운 책을 둘러싼 공간과 시간, 사람 들의 이야기를 수집한 〈5주년 기념 확장판〉이 그것이다. 사진집을 만들려고 했는데 엉뚱하게 에세이가 된 사연, 저자의 꾀임에 넘어가 소중한 연말에 책 작업에 동원된 친구들, 지금과 전혀 다른 표지가 될 뻔했던 과정, “이렇게 멋진 사람들이구나"라고 감탄하게 만든 우리 독자들의 이야기가 원래 있던 이야기에 더해져 책은 한껏 풍성해졌다. “다 읽어버리는 게 아까워 한 장 한 장 아껴 읽었다”는 독자들의 안타까움은 이제 사라질지도? 아니면 앞으로 또 어떤 사람의 어떤 이야기가 더해질까 궁금해 10주년 기념판이 벌써부터 기다려질지도!

저자는 처음엔 덴마크 가족을 관찰했고 다음엔 책의 삶을 관찰했다. 만든 사람, 읽은 사람, 앞으로 읽을 사람, 그리고 자신까지… 이 책은 “에세이 한 권이 우리를 어디까지 데려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기꺼이 답을 하려는 용감한 사람들을 관찰하고 기록한 책이다. 썸머와 덴마크 가족이 우리 독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새 독자에게는 환영의 인사를 건네며 무작정 초대하는 책이다.

그러니 당신의 선택은?

“우리 집에 올래?”

저자

하정

저자:하정
서울북촌에서잘생긴고양이동동이와산다.어려서는엄마가좋아하는대로살고어른이되어서는살고싶은대로산다.여전히미래직업과장래희망을궁리한다.무엇을하고살든지내게일어나는사적이고사소한사건을‘대단하지않되그럴싸한책’으로엮는일은꾸준히하고싶다.

목차

나와닮은사람들
여행운
멋지니까꼭갖고싶었어
우리에게서나는향
귀여우면귀엽다고
쓸모는여러가지로변신한다
나의호텔은주차장에
그가방
이건그냥가지고있을래
기억하기좋은이름
원조의원조
퍼스널쇼퍼
돈무리,비해피
좋아하는일이삶을밀고나간다
엄마,여기이상한사람들더있어
사랑을담아,아빠가
모두가같은크리스마스를갖는것은아니다
좋은것은네가가져
가만~~히바라보면인생은참아름답습니다
쥴리가씁니다
아네뜨가씁니다
옌스와오리온을위하여
옌스가씁니다-오리온에대하여
하정혹은썸머가씁니다
wantsomemore?:)
우리에게어울리는여행
네가우리엄마를만나보면좋아할거야
사진은이야기를도울뿐
같이책만들사람,손?
이렇게멋진사람들이구나
쓴사람은모르는백일장
몰래보내는선물
우리는어떻게만났나요?

출판사 서평

나는이책의저자이자책을펴낸[좋은여름]의책임자다.인터넷서점에책을등록하려면출판사서평이라는것을써야한다는것을알고난감했다.내가쓴글을내가평하라니!끔뻑이는마우스커서를며칠간노려보다가유명한책들의출판사서평을들여다보았다.“이시대엔이런책이나와야한다!"라거나“당신의마음을치유해줄것이다"라는등해당책을멋들어지게꾸며주고있었다.부러웠다.나도우리책의존재의미와효능(?)을자랑하고싶지만내입으로는차마하기어려웠다.그러다떠오른생각은,책을이미읽은사람들의서평을참고하자는것이었다.우리책은2018년12월말에독립출판으로태어났고2019년5월정식출간되기전까지독립서점에서적잖이팔렸으며꽤많은자발적리뷰가SNS에실려있던터였다.

자,솔직해져보자.당신은책을살때출판사서평을참고하는가아니면독자서평을더찾아보는가?단연후자인나는옹골차게영근감자줄기를움켜쥔농부의마음이되었다.캐내기만하면되는것이다.날로먹는기분으로검색창에[장래희망은,귀여운할머니]를입력한후뿌려진결과를훑어보았다.거기에는공통된평가가몇가지있었다.지면의한계가있으니딱세개만써보겠다.

일단이책은,사람을알뜰하게만든다.
다수의독자가책을읽기가아까워아껴읽는다고했다.사람들참…두번,세번읽으면될것을!책의주인공인덴마크할머니아네뜨도그렇다.허투루보내는것없이잘아끼고촘촘히사용한다.소파의천을교체하면그천은의자의커버가되었다가에코백의소재가되기도한다.우리독자들은많이생산하고쉽게버려지는세태를지지하지않는듯했다.[미니멀리즘]이라는것을괜히따라해서는‘지금설레지않는다’는이유로물건들을죄다버리며지구에부담을준것을반성했다.

둘째,정성과시간의가치를추구하게만든다.
책이불티나게팔린곳중하나는서점이아닌빈티지소품가게,서울도아닌전남장성에있는가게였다.이름은[빌레트상림].주인장은책에고운리본을감아진열했다.사람들은작지만아름다운터치가더해진[빌레트상림]의책을사려고수원이며거제도며먼곳에서도택배주문을했다.아네뜨와쥴리도그렇다.친구에게생일선물을하려고손뜨개양말을며칠이나공들여만든다.가까운상점에서손쉽게기성품을살수도있지만시간과공을들인물건에더눈이반짝이는법.정밀하지않아도,유행의첨단을걷지않아도좋다.정성의가치를한땀엮기위해먼길로돌아가기를마다하지않는사람들의책이랄까!

셋째,뭐라도나누게만든다.
책을읽고떠오르는사람이있어선물할마음으로재구매를하는독자가많았다.정식출간이되면또사서지인에게선물하겠다고벼르는독자도있다.각자도생의시대,어느누가남의삶에이토록마음을나눌까?바로여기,우리독자들이그렇고아네뜨와쥴리,내가그렇다.버스건너편자리에서눈인사한번했을뿐인데아네뜨와쥴리는낯선이에게문을활짝열고빵과차를나누었다.침구와옷,가족의추억도함께.우리는서로를위해무언가하고싶어졌다.2012년에첫책을낸후오랫동안쓰지못하던내게아네뜨와쥴리는자신들의이야기를쓸기회를주었고,나는그들에게가족의기록을남길기회를주었다.상대의행복을바라는프로젝트를진행하는데에우리의시간과금전과에너지가잘쓰였다.

세개까지만쓰려했지만하나더추가하자면,이책은나이들기를두려워하지않게만든다.서평에서가장많이반복된표현은“어머.내장래희망도귀여운할머니(할아버지)였는데!”라거나“나도귀여운할머니가되었으면좋겠다.꼭이루고싶은꿈이다"라는것이다.아니,요즘세상에누가할머니가되고,할아버지가되는것을꿈으로삼는가?안티에이징의술이나화장품산업규모가폭발적으로커지는시대,한살이라도어려보인다는말이칭찬인시대에말이다.자신이작가인나보다연장자이니더빨리귀여운할머니가될수있다고자랑하는한독자앞에서나는조바심이났다.아,내가먼저돼야하는데,귀여운할머니!

나는우리독자들이‘나이든자신’을‘존재’하도록꿈꾸고가꾸는그룹이라고생각한다.어떤그룹에게노년이란‘없었으면좋을시절’,혹은‘안전한소멸만이최대희망사항인시절’이다.집과돈을준비하는것이계획,즉,장래희망이다.“할머니가되면이런일을해야지,이런관계를맺고살아야지”라는미래상은언급되지않는다.앞선예시의‘노후’가준비되지않은누군가에게‘평균수명100세시대’라는뉴스는두려움일것이다.늙고병들고쓸모와가치가사라진존재로지내는날들로속절없이끌려가는비참한두려움.

같은책을읽었어도독자들의사정은각기다를것이다.단정할수는없지만,아네뜨를중심으로그의아버지어위,딸쥴리까지,3대가서로에게어떤유년기를,어떤청춘을,어떤노후를선물했는지슬며시들여다보는경험을통해독자들은자신과주변인들의세월도애틋하게바라보게된것은아닐까.“딸아이에게돈으로살수없는센스와사소하고귀중한것을물려주고싶다”,“내가물려줄유산은무엇인가를묻게된다"고말하는독자들.“어릴때좋아했던것들을지금나이가많다는이유로눈치보지않고계속좋아하겠다”라고도말한다.“그러려면건강해야한다.오늘은치과에가자!"며귀찮음을분연히떨치고일어선독자가귀여워한참을웃었다.

그렇다.“귀여운할머니”가되기위해서는지금의치아,아니일상을건강하고살뜰히돌보아야한다.우린이미귀여우니까,이제시간만잘가면된다!건강하고다정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