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장래희망은, 귀여운 할머니

$20.16
Description
“당신들은 왜 행복한가요? 정말 세계 1등으로 행복한가요?”
이 질문을 덴마크 사람들은 외국인들로부터 수도 없이 듣는다고 한다. 덴마크 가족 이야기를 담은 이 책에서는 결코 등장하지 않는 질문이기도 하다. 저자 썸머(한국이름 하정)는 덴마크에서 독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덴마크 여자를 만났다. 얼결에 이후 일정을 취소하고 그를 따라 덴마크로 돌아와 그의 가족과 지냈다. 그들이 사는 모습을 얌전히 지켜보는 동안 그 흔한 질문을 던질 이유는 없었다. 그들에게서 흔치 않은 답을 어렴풋이 찾았기에.

다음 여름, 썸머와 덴마크 가족은 한 달간 함께 살며 가족의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기록하는 프로젝트를 덜컥 진행했다. 썸머는 덴마크로 날아갔다. 73세 은발의 덴마크 엄마 아네뜨와 회색 눈동자의 딸 쥴리, 이젠 세상에 없지만 여전히 가족에게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아네뜨의 아버지 어위와 함께 지낸 여름의 기록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확실히, 미니멀리즘은 우리 취향이 아니지!"

우리의 덴마크 가족은 요즘 트렌드인 '미니멀리즘'의 대척점에 서 있는, '맥시멀리즘' 대표 가족이다. 어위(2차 세계대전 시절의 산업 디자이너)로부터 아네뜨(주얼리 디자이너)를 거쳐 쥴리(일러스트/포토 에디터)로 이어지는 3대가 직접 만들거나 이곳저곳에서 모은 물건을 소중히 간직하면서 서로의 존재를 인생에 촘촘히 각인하고 산다. 그들의 유산 창고에는 '북유럽' '디자인' '명품'만 있는 것이 아니다. 30년간 느긋하게 놓은 자수, 돌멩이나 종잇조각, 해변에서 주운 화석 등 잡동사니도 그득하다. 누가 보면 쓸모없는 것들을 가족은 곱게 간직한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쓸 데를 꼭 발견해 물건에게 다음 삶을 주는 것이다.

"좋은 것은 네가 가져! 가족이 아니면 어때서?"

덴마크 가족은 썸머에게 추억과 함께 물질적인 유산도 나누었다. 가족의 유품과 소장품을 썸머에게 생일선물로 준 것이다. 썸머는 가족의 유산을 남이 가질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지만 그들에게는 자연스러운 나눔이었다. 혈연으로 맺어지지 않은 존재에게도 가족의 감정을 나누는 마음. ‘가족'과 ‘가족 아님'을 가르는 것은 대체 무엇일까... 썸머의 머릿속에 삐뚜름하게 존재하던 가족의 정의가 다시 내려지고 범주가 넓어지는 기회였다. 덕분에 덴마크 한 달살이의 기록은 덴마크 엄마와 한국 딸의 〈어느 가족〉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저자

하정

저자:하정

서울북촌에서잘생긴고양이동동이와산다.어려서는엄마가좋아하는대로살고어른이되어서는살고싶은대로산다.여전히미래직업과장래희망을궁리한다.무엇을하고살든지내게일어나는사적이고사소한사건을‘대단하지않되그럴싸한책’으로엮는일은꾸준히하고싶다.

_쓴책

『이상한나라의괜찮은말들』(좋은여름,2022)

『나의두려움을여기두고간다』(좋은여름,2020)

_옮긴책

『친절한인테리어』(에디터,2013)

목차


나와닮은사람들
여행운
멋지니까꼭갖고싶었어
우리에게서나는향
귀여우면귀엽다고
쓸모는여러가지로변신한다
나의호텔은주차장에
그가방
이건그냥가지고있을래
기억하기좋은이름
쥴리의원조,아네뜨의원조
퍼스널쇼퍼
돈무리,비해피
좋아하는일이삶을밀고나간다
엄마,여기이상한사람들더있어
사랑을담아,아빠가
모두가같은크리스마스를갖는것은아니다
좋은것은네가가져
가만~~히바라보면인생은참아름답습니다
쥴리가씁니다
아네뜨가씁니다
옌스와오리온을위하여+옌스가씁니다
하정이씁니다
wantsomemore?

출판사 서평

나는이책의저자이자책을펴낸〈좋은여름〉출판사의대표겸하나뿐인소중한직원이다.책을정식등록하려면출판사서평이라는것을써야한다는것을알고난감했다.내가쓴글을내가평하라니!지루하게끔뻑이는마우스커서를며칠간노려보다가유명한책들의출판사서평을들여다보았다.“이시대엔이런책이나와야한다!"라거나“당신의마음을치유해줄것이다"라는등해당책을멋들어지게꾸며주고있었다.부러웠다.나도내책의존재의미와효능을자랑하고싶지만내입으로는차마하기어려웠다.그러다떠오른생각은,이책을이미읽은사람들의서평을참고하자는것이었다.2018년12월말에독립출판으로태어나2019년4월중순까지동네서점에서적잖이팔렸고꽤많은자발적리뷰가SNS에실려있던터였다.

자,솔직해져보자.당신은책을살때출판사서평을참고하는가아니면독자서평을더찾아보는가?단연후자인나는옹골차게영근감자줄기를움켜쥔농부의마음이되었다.캐내기만하면되는것이다.날로먹는기분으로검색창에〈장래희망은,귀여운할머니〉를입력한후뿌려진결과를훑어보았다.거기에는공통된평가가몇가지있었다.지면의한계가있으니딱세개만써보겠다.

일단이책은,사람을알뜰하게만든다.다수의독자가책을다읽어버리기아까워아껴읽는다고했다.사람들참…두번,세번읽으면될것을.책의주인공인덴마크할머니아네뜨도그렇다.허투루보내는것없이잘아끼고촘촘히사용한다.소파의천을교체하면그천은의자의커버가되었다가에코백의소재가되기도한다.독자들은많이생산하고쉽게버려지는세태를지지하지않는듯했다.〈미니멀리즘〉이라는것을괜히따라해서는‘지금설레지않는다’는이유로물건들을죄다버리며지구에부담을준것을반성했다.

둘째,정성의가치를추구하게만든다.책이불티나게팔린곳중하나는서점이아닌빈티지소품가게,서울도아닌전남장성에있는가게였다.이름은〈빌레트상림〉.주인장은책에고운리본을감아진열했다.사람들은작지만아름다운터치가더해진〈빌레트상림〉의책을사려고수원이며거제도며먼곳에서도택배주문을했다.아네뜨와쥴리도그렇다.친구에게생일선물을하려고손뜨개양말을며칠이나공들여만든다.가까운상점에서손쉽게기성품을살수도있지만시간과공을들인물건에더눈이반짝이는법.정밀하지않아도,유행의첨단을걷지않아도좋다.정성의가치를한땀엮기위해먼길로돌아가기를마다하지않는사람들의책이랄까!

셋째,뭐라도나누게만든다.책을읽고떠오르는사람이있어선물할마음으로재구매를하는독자가많았다.정식출간이되면또사서지인에게선물하겠다고벼르는독자도있다.나하나잘살기도어렵다고아우성치는시대,어느누가남의삶에이토록마음을나눌까?바로여기,우리독자들이그렇고아네뜨와쥴리,내가그렇다.버스건너편자리에서눈인사한번했을뿐인데아네뜨와쥴리는낯선이에게문을활짝열고빵과차를나누었다.침구와옷,가족의추억도함께.우리는서로를위해무언가하고싶어졌다.2012년에첫책을낸후오랫동안쓰지못하던내게아네뜨와쥴리는자신들의이야기를쓸기회를주었고,나는그들에게가족의기록을남길기회를주었다.상대의행복을바라는프로젝트를진행하는데에우리의시간과금전과기운이잘쓰였다.

세개까지만쓰려했지만하나더추가하자면,이책은나이들기를두려워하지않게만든다.서평에서가장많이반복된표현은“어머.내장래희망도귀여운할머니(할아버지)였는데!”라거나“나도귀여운할머니가되었으면좋겠다.꼭이루고싶은꿈이다"라는것이다.아니,요즘세상에누가할머니가되고,할아버지가되는것을꿈으로삼는가?안티에이징의술이나화장품산업규모가폭발적으로커지는시대,한살이라도어려보인다는말이칭찬인시대에말이다.당신이나보다연장자이니더빨리귀여운할머니가될수있다고자랑하는한독자앞에서나는조바심이났다.

나는그들이‘나이든자신’을‘존재’하도록꿈꾸고가꾸는그룹이라고생각한다.어떤그룹에게노년이란‘없었으면좋겠는시절’,혹은‘안전한소멸만이최대희망사항인시절’이다.집과돈을준비하는것이노후의계획,즉,장래희망이다.“할머니가되면이런일을해야지,이런관계를맺고살아야지”라는미래상은언급되지않는다.그런의미로의‘노후’가준비되지않은누군가에게평균수명100세시대가온다는뉴스는두려움일것이다.늙고병들고쓸모와가치가사라진존재로지내는나날이늘어날뿐이라는비참한두려움.

같은책을읽었어도독자들의사정은각기다를것이다.단정할수는없지만,아네뜨를중심으로그의아버지어위,딸쥴리까지,3대가서로에게어떤유년기를,어떤청춘을,어떤노후를선물했는지슬며시들여다보는경험을통해독자들은자신과주변인들의세월도애틋하게바라보게된것은아닐까.“딸아이에게돈으로살수없는센스와사소하고귀중한것을물려주고싶다”,“내가물려줄유산은무엇인가를묻게된다"고말하는독자들.“어릴때좋아했던것들을지금나이가많다는이유로눈치보지않고계속좋아하겠다”라고도말한다.“그러려면건강해야한다.오늘은치과에가자!"며귀찮음을분연히떨치고일어선독자가귀여워한참을웃었다.그렇다.“귀여운할머니”가되기위해서는지금의치아,아니일상을건강하고살뜰히돌보아야한다.우린이미귀여우니까,이제나이들기만하면된다!건강하고다정하게!

독자서평
“주변인들에게너무추천하고싶어요.따뜻해지는사진과글이있어요”호****
“페이지수가줄어드는게이렇게아까울줄이야.오랜만에마음깊숙이애정하는책을만난것같다.”이**
“책소개글을자세히들여다보니마음훈훈해지고너무너무읽고싶어져서바로구매합니다.81세친정어머니께도선물하려고요~엄마도좋아하실것같아요!엄마랑같이읽고많은대화나눠보고싶은소중한책입니다!^^”c***
“제목이참귀여워서~그녀의경험이따뜻해서~^^”김**
“좋은사람들에게추천하고싶은책이에요.글도좋지만사진이정말예뻐”k*********
“술술읽기재밌는책이에요.사진도사랑스럽고친구가여행이야기며인생이야기를해주는느낌이에요”el*****
“마음이따뜻해지는책~”kb****
“보면서힐링할수있는책이에요^^”bo********
“사진도글도계속간직하고싶은책이에요.이런여행뭐어때서를읽고언제또책이나오나싶었는데,오랜만에찾아보니반가웠어요.작가님의솔직한글들이어떨때는너무공감되고내이야기같아생각도많아지는거같아요.”s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