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바람이 몹시 불고 있었단다. 할아버지는 어제처럼 자전거를 타고 달려가고 있었지. 개가 걸어가고 있더구나. 개가 혼자 걸어가고 있었냐고? 그럴 리가. 빨간 여자가 뒤따라 가고 있었지. 세상에서 엄마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하는 너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할아버지가 보기엔 네 엄마보다 더 예쁜 여자였지. 검은 비닐봉지를 들고 뒤따라가고 있었지. 그때, 그때 말이야. 저기 앞쪽에 검은 모자를 쓴 예수를 닮은 사내가 걸어가고 있었단다.
타임지를 읽는 경비 (김승강 시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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