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황도 무늬가 된다 (이여해 시회집)

방황도 무늬가 된다 (이여해 시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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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인화가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이여해의 두 번째 시집이다.첫 시집 『처음은 혼자였지』에서 사랑과 그리움으로 가득한 원초적 세계를 펼쳐 보였던 시인은, 이번 시집 『방황도 무늬가 된다』에서 자연과 유한한 시간을 견디는 허무와 고독을 아름다운 무늬로 그려낸다.운명과 유한마저 병풍처럼 걸어두고 내려놓으며 보내는 과정을 통해, 한 존재가 스스로 가벼워지는 원숙한 경지를 보여준다. 그림을 그리고 시를 쓰는 자유로운 넘나듦 속에서 그는 험난한 세상을 관조하고 돌아보며, 독자가 곁에서 음미하기 좋은 시편들을 건네고 있다.
저자

이여해

생의늦은길목에와있다.
그러나따분하지않다.
바람과햇살,구름이있는공간으로
가끔은설렘도찾아온다.
함께노닐다보면시한구절생겨나고
읊조리며지내는하루가새롭다.
《문학도시》로등단했고,
부산미술대전문인화부문초대작가이다.
먹과색이서로에게스미는
산수그리기를좋아한다.
첫시화집『처음은혼자였지』가있다.

목차

제1부봄을갉아먹고

13설레고있다
16봄을갉아먹었다지
17문득보았네
18나비의셈법
19붉은흔적
20복사꽃피면
21입이없는얼굴
24두고간다
25거기,그냥있거라
26꽃이여안녕!
28두귀만남겼네
29노루의눈
30숲밖으로날아간새
32달빛조각
33그때와지금
35방황도무늬가된다


제2부그꽃들가져와

39가끔은
40당신,
42폭염의시간
44담넘어온다
46나는댄서였어
47배웅은새가했다
48보았나요,혹
49어둑한미래
50간이역
51그런날이있었다
52거울을본다
54강술로때운저녁
56어제의얼굴
57배경

제3부거기도달이있어요

63無와有
64징검돌되어
66심천에가을이들면
67헐거워진시간
70물음표하나
71개개비날아든다
72풍월장여관
74서쪽창에볕들어
78가을이야
79국화를그리다가
80먼데를본다
84여자가온다
86기척없이살아
88소풍이나가거라
90흰도라지꽃

제4부어긋나는스텝을밟으며

95겨울나무
96길게누웠네
100웃음이슬펐다
101삐딱하게누웠다
102어쩌다,끝물이
104그곳의그가되어
105곡계리덕장에서
106그날,
108幻影
110낙엽이야기
114밤사이꽃은지고
115바닥에떨어진꽃잎
116여러개의얼굴이있다
118견줄것없다
121해설|정훈(문학평론가)
한점꽃잎,세월의저편으로

출판사 서평

이여해의두번째시집『방황도무늬가된다』는삶의허무와고독을고스란히껴안으며,그것을무늬로승화시키는원숙한목소리를들려준다.첫시집『처음은혼자였지』가사랑과그리움의원초적세계를보여주었다면,이번시집은시간과존재의경계위에서피어나는허무와방황을한폭의그림처럼펼쳐보인다.「나비의셈법」에서시인은짧은날갯짓속에서도생의찰나가얼마나눈부신지노래한다.패랭이꽃위의하룻밤사랑,그순간의고백은쓸쓸히흩어지지만,나비는“뒤돌아볼것없다”고말하며다시꽃무리속으로스며든다.덧없는것속에깃든찰나의빛을붙잡아무늬로새기는태도,그것이이시집의중심이다.정훈평론가의말처럼,이여해의시는“허무한존재인인간이바라보는식물과자연의변화가어떤아름다움의물결과무늬를만드는지실험하는공간”이다.흙과바람,꽃잎과줄기가뒤섞여만들어내는향기속에서삶의고독은아지랑이처럼피어오르고,독자는그무늬속에서잃어버린자신을다시발견한다.「그때와지금」의시편은과거와현재를오가며,몸과기억의잔향을고백한다.그림과시사이를넘나드는그의세계는단순한장르의경계가아니라,‘고향’과‘품’이라는삶의근원적자리를향한다.그래서『방황도무늬가된다』는시와그림,허무와고독,기억과현재가뒤섞여하나의결로직조된시화집이라할수있다.이시집은결국,유한한시간을살아가는우리가어떻게그무늬를받아들이고스스로를가볍게만들어낼수있는지를보여주는조용한안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