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규흥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붉은 국물』은 일상의 미세한 결을 붙잡아,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으로 길어 올린다.식탁 위에 놓인 한 그릇 떡국, 장독대 곁의 묵은 숨결, 바람에 젖은 골목의 풍경까지- 시인은 사소한 순간을 멈추어 세우고, 그 속에서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신앙과 사회의 단층을 드러낸다.“먹어도 줄지 않는 떡국 한 그릇”의 허전함, “꽃을 잃은 할미꽃”의 쓸쓸함, “좁은 문 앞에 선 낙타”의 간절함은 곧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된다. 그의 시는 꾸밈을 거부한다. 그러나 담백한 언어 속에서 묵직한 여운이 번지고, 작은 씨앗처럼 독자의 가슴에서 자라나 긴 시간을 흔든다. 『붉은 국물』은 평범한 일상의 언어를 빌려 쓴 비범한 기록이다. 그것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증언이자, 고단한 시대를 함께 건너는 우리의 노래이며, 무엇보다 인간적인 체온으로 남는 시의 흔적이다.
붉은 국물 (이규흥 시집 | 내 기억 속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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