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국물 (이규흥 시집 | 내 기억 속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붉은 국물 (이규흥 시집 | 내 기억 속에 남아 지워지지 않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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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규흥 시인의 두 번째 시집 『붉은 국물』은 일상의 미세한 결을 붙잡아,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물음으로 길어 올린다.식탁 위에 놓인 한 그릇 떡국, 장독대 곁의 묵은 숨결, 바람에 젖은 골목의 풍경까지- 시인은 사소한 순간을 멈추어 세우고, 그 속에서 삶과 죽음, 기억과 망각, 신앙과 사회의 단층을 드러낸다.“먹어도 줄지 않는 떡국 한 그릇”의 허전함, “꽃을 잃은 할미꽃”의 쓸쓸함, “좁은 문 앞에 선 낙타”의 간절함은 곧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된다. 그의 시는 꾸밈을 거부한다. 그러나 담백한 언어 속에서 묵직한 여운이 번지고, 작은 씨앗처럼 독자의 가슴에서 자라나 긴 시간을 흔든다. 『붉은 국물』은 평범한 일상의 언어를 빌려 쓴 비범한 기록이다. 그것은 세대와 세대를 잇는 증언이자, 고단한 시대를 함께 건너는 우리의 노래이며, 무엇보다 인간적인 체온으로 남는 시의 흔적이다.
저자

이규흥

충북 괴산에서 태어났다. 2001년《월간문학》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고, (사)한국문인협회, (사)우리시회, 충북PEN문학회, 청주교구가톨릭문인회, 국세문우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2021년 첫 시집 『따뜻한 나무』(도서출판 움)를 출간하였다. 일상과 자연을 통해 따뜻한 서정을 노래하고 있다.

목차

제1부 너에게로 가는 길13 선물14 너에게로 가는 길15 꽃 무덤16 대학찰옥수수18 누수20 난청21 팥빙수22 호박시루떡23 가시나무24 떡국 한 그릇26 게발선인장27 폭포 앞에 엎드려28 수상한 육십 줄29 몸 마르는 동안30 잠시 주차 중인 차량처럼32 세차장에서제2부 붉은 국물37 눈향나무38 비 오는 날40 마지막 재42 도깨비불에 대한 오해44 어느 밥상보45 노란 꽃다지46 노루귀48 종점49 뿌리의 힘50 무인 편의점52 붉은 국물54 동지56 정북동토성58 용두사지철당간60 흥수아이62 고독의 파편제3부 러브버그67 선산으로 가는 길68 손톱달69 아내의 맛70 러브버그72 마음의 진동73 오늘도74 쑥75 낚싯밥76 소리쟁이78 보리촌에서79 개망초80 아버지의 그림자81 선인장82 봄까치꽃83 반달84 퇴임 전야제4부 얼리 버드89 산수유마을에 가서90 목련공원에서92 낮은 목소리로94 저녁노을96 삶이란98 얼리 버드100 부활의 의미101 멍에목 언덕에 서서102 세월이여103 좁은 문104 수의105 채송화106 아카시아107 오월의 물결108 강물처럼110 성모의 밤에제5부 흔한 꽃117 사과의 참맛118 능소화119 층간 소음120 악착보살121 사위질빵122 솔뫼성지123 쥐똥나무124 이름을 부를 때125 궁남지 연꽃126 추궁127 유세 유감128 더불어 걸으면129 괘종시계130 흔한 꽃131 거미132 할미꽃이 사라진다135 해설 | 김우배(시인)삶의 정수와 성찰의 빛

출판사 서평

『붉은 국물』은 일상의 가장 낮은 자리에서 길어 올린 언어로, 인간 존재의 무늬를 고스란히 담아낸다. 시인은 한 그릇 국물, 한 송이 들꽃, 한 줄기도 속에 삶과 죽음, 상실과 구원의 문제를 새겨 넣으며, 평범한 장면을 보편적 은유로 확장한다.

‘붉은 국물’은 더 이상 식탁의 흔적이 아니다.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생의 얼룩이자, 시간의 결을 따라 번져 나가는 기억의 색채다. 시인은 이를 통해 언어가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존재의 심연을 끓여내는 가마솥임을 보여준다.

그의 시편들은 삶의 고단함을 외면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단함 속에서 빛나는 희망의 입자를 건져 올리며, 해학과 경건, 따뜻한 서정을 넘나든다. 시인의 언어는 난해하지 않으면서도, 읽는 이를 오래 붙잡아 두는 미묘한 여운을 남긴다.『붉은 국물』은 일상과 초월, 현실과 신앙, 개인과 사회가 한 자리에 섞여 끓어오르는 언어의 솥이다. 그리고 그 뜨거운 흔적은, 우리 시대가 함께 기억해야 할 집단적 자화상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