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꼬리 방정식 (임영석 시조집)

입꼬리 방정식 (임영석 시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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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생의 방향성을 감지하는 나침반으로서의 시조
임영석 시인의 시조집 『입꼬리 방정식』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임영석 시인은 1985년 『현대시조』로 등단 이후 시집과 시조집, 시론집, 산문집 등 깊고 폭 넓은 문학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번 시조집은 정형의 율격과 안정된 시상을 담아 우리 문학의 적통을 오롯이 잇고 있는데 다양하고 섬세한 감각을 통해 전통과 현대가 교섭하며 창출하는 시 세계를 잘 보여준다.
저자

임영석

충남금산에서태어나1985년『현대시조』로등단하였다.시집『이중창문을굳게닫고』,『사랑엽서』,『나는빈항아리를보면소금을담아놓고싶다』,『어둠을묶어야별이뜬다』,『고래발자국』,『받아쓰기』,『나,이제부터삐딱하게살기로했다』가있다.시조집『배경』,『초승달을보며』,『꽃불』,『참맛』,시조선집『고양이걸음』,시론집『미래를개척하는시인』과산문집『나는지금지구별을타고태양을한바퀴돌고있다』등이있다.제1회시조세계문학상,천상병귀천문학상,제38회강원문학상등을수상하였다.

목차

시인의말·05

제1부
점(點)·13
맹꽁이소리·14
수첩·15
수륙도(水陸圖)·16
세월앞에서·17
황태덕장에서·18
별을보며·19
내가가장잘한일·20
어느날문득나도·22
맛·23
다짐·24
무반주첼로곡을들으며·25
내삶의목록·26
유리창·28
빈자일등(貧者一燈)·29
세월을걷어내면·30
살구나무와새,그리고·31?

제2부
서운암·35
입꼬리방정식·36
천살먹은아이·38
새소리를듣다가·39
반송(返送)·40
악장(樂章)·42
촛불·44
비행기?소리·45
지하1층,지상4층·46
탁발행(托鉢行)·47
해가쓰는해답들·48
내마음이가난하여·49
동방삭(東方朔)설화·50
치악산유람기·52
독버섯,이라는말·54
서로서로·55

제3부
슬픔이빠지면너무싱겁다·59
명적(鳴鏑)·60
꽃이펴도문제다·61
가을산에서·62
왜자꾸만슬플까·64
꿈의이동통로·65
하늘·66
종이학을보며·67
입춘지절(立春之節)에·68
칼바람·69
혼맞이의노래·70
백담계곡에쌓인돌은탑인가뿔인가·72
슬픔을꺼내다·74
내삶의온도·76

제4부
새소리한묶음·81
성당종탑을보며·82
밤바다풍경·83
낮달,혹은반달·84
이미봄이와있는데·85
월하독백(月下獨白)·86
어느산골이야기·88
누에·89
7월,부론강에서·90
화엄(華嚴)·91
달과등대·92
숲에서·93
봄꽃·94
찰랑찰랑·95

시인의산문·97

출판사 서평

하회탈입꼬리는방정맞기그지없다
그방정식은희로애락이만갈래로얽혀있어
살만큼살아온나도풀지못하는문제다

어느것은촐싹대고어느것은능글맞고
똥구멍에털나도록울다가웃었다가
가슴에멍든세월을다감추고있었다

자세히바라보면그놈이그놈인데
고단한삶의말을풀었다가감는것이
처녀가애를낳아도말못하게만든다

당연히있어야할턱을턱!버리고도
억지로웃게하고가슴을쥐어짜니
하회탈입꼬리속엔방정식이너무많다

그문제를풀기위해징치고장구치고
별신굿을해보지만,산넘고강건너온
풍문은어쩌지못해입꼬리만더길어진다
-「입꼬리방정식」전문

생은질문과물음표를감추고있다."하회탈입꼬리"속"희로애락이만갈래로얽혀있어/풀지못하는"질문을맞이한다.“자세히바라보면그놈이그놈”같은사람들과“하회탈입꼬리속”에숨겨진사람들의표정은물음표로,“그문제를풀기”엔“입꼬리만더길어”진다.시인이살아온인생이그랬고우리의인생도그러했을것이다.질문과물음표로가득한세상을하회탈의입꼬리로삶에대한느낌표를찾았는지또다른물음을던져준다.오랜시간관찰을통해만날수있는시인만의독특한사물과의대화법이다.
시조는정형의율격과안정된시상을담아내기적합한시양식이다.산문화된복합성의시대에시조의미적가능성에대해의문을제기하는이들도있다.그리고정형이라는외적강제성으로인해시조는어렵고또재래적인양식을거듭한다는부당한오해를받기도한다.그러나임영석시인의시조는우리문학의적통을오롯이잇는양식이며,미래적가능태를희망으로품고있는장르이다.

내몸의점들은다내어머니의글들이다
어머니가글을몰라점자처럼찍어놓고
평생을어루만지며읽으셨던글이다

남들은흉(凶)점이라빼라고말하지만
저승에가다시만날어머니를생각하면
이점이아니고서는찾을수가없을거다

내나이스물둘에저승가신어머니가
이순(耳順)이넘은나를단번에찾으려면
이점을그대로둬야알아볼수있을거다

눈가에찍힌점과등뒤에찍힌네점,
무엇을말하려고써놓았는지모르지만
어머니손끝아니면읽을수없는글이다
-「점(點)」전문

임영석시인은“시조라는바다를항해하다보니망망한바다한가운데서고립의아픔도겪었고,어떻게든살아서다시돌아가야하는절명(絶命)의순간을겪으며”나름의길을찾아간다고「시인의산문」에서고백한다.또한그동안의‘시조항해일지’를담담하게들려주는데“시조라는바다를항해하며내몸이산산이부서질수있다는위험을잘알고있다.모험을하지않으면그어느곳도갈수없기때문에”세상의별빛들을좌표로삼으며“부표처럼시조집을묶으며점을찍어왔다”고한다.
그래서시인의시에등장하는세상의무수한‘점(點)’과‘새소리’와‘살구나무’와‘별’과‘달’과‘황태’와‘맹꽁이’와‘슬픔’은구만리안갯속을헤치며노를저어가는‘방정식’의해답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