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만나려고 세상에 왔나 봐 (윤수천 4행시집)

당신 만나려고 세상에 왔나 봐 (윤수천 4행시집)

$13.17
Description
당신 만나려고 네 줄 시가 내게로 왔다
윤수천 시인의 4행시집 『당신 만나려고 세상에 왔나 봐』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짧은 4행시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 시편의 주제는 주로 작고 사소한 것, 일상적인 것에서 찰나에 건져 올린 깨침 같은 것이다. 네 줄짜리 짧은 시 속에는 삶의 위로와 희망의 힘이 깃들어 있다.

어릴 적에 별이 되고 싶었던 나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지만
안 되지, 하고 돌아서는
난 때 묻은 팔십하고도 둘.
-「별」 전문

시인이 처음으로 쓴 4행시다. 시인은 동시와 동화를 쓰는 아동문학가지만 시를 완전히 잊은 건 아니었다. 틈틈이 시를 즐겨 쓰고 있었다. 그건 즐거운 외도였고 화려한 나들이였다. 동화로 풀어내지 못한 감정을 시의 체에 걸러내곤 했던 것이다.
시인은 새벽마다 스쳐 지나가는 ‘시상’을 잡아 휴대폰에 저장했다. 이때부터 시인은 시의 주제를 삶 그 자체로 잡았다. 길을 가다가도, 차를 마시다가도, 버스를 타고 가다가도,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모든 행위가 다 시였다.

당신 만나려고 세상에 왔나 봐
내 마음속으로 걸어 들어온 꽃 한 송이
당신!
그 설렘 맞이하라고 아침이면 해가 뜨나 봐.
-「당신」 전문

사는 게 힘들다고?
힘들어야 맛이 나지
고추장을 봐
맵고 짜야 맛이 나잖아.
-「사는 맛」 전문

단시(短詩)는 번뜩이는 느낌 하나만으로도 쓸 수 있는 최소 단위의 문학이다. 단순, 명료하면서도 울림이 있는 시, 시인이 4행시를 쓰는 이유이다.

가난도 정이 들면 지낼 만해
굳이 내쫓으려고 하지 마
서로 어깨 두드려주고 웃어주고
그렇게 사는 것도 행복한 거야.
-「가난」 전문

집에 담을 두르면
마당밖에 못 가지지만
집에 담을 두르지 않으면
세상 모두가 내 집이다.
-「담」 전문

시골 할머니가 채소 몇 단을 앞에 놓고
꾸벅꾸벅 졸고 있다
자세히 보니 꿈을 꾸고 있다
요것 다 팔면 우리 손자 녀석 운동화 사 줘야지.
-「행복」 전문

행복이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운 곳에 있다는 것, 거창한 것이 아니라 작고 사소한 것이라는 것. 그래서 시인은 순간순간 맞닥뜨리는 일상에서 삶의 위로와 격려의 힘을 추출하려고 한다. 시가 길어지는 시대, 시인의 짧은 시가 힘든 이들에게 위안이 되고 삶이 무엇이며 행복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는 메시지가 되어 잔잔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준다.
저자

윤수천

충북영동에서태어났다.1974년소년중앙문학상동화,1975년소년중앙문학상동시,1976년조선일보신춘문예동시로등단하였다.시집으로『쓸쓸할수록화려하게』,『빈주머니는따뜻하다』,『늙은봄날』등이있고동화집『꺼벙이억수』시리즈,『고래를그리는아이』,『로봇은희』,『나쁜엄마』,『인사잘하고웃기잘하는집』,『푸른자전거』,『담구멍친구할래요?』등이있으며동시집으로『아기넝쿨』,『겨울숲』과산문집『아이의마음이길이다』등이있다.한국아동문학상,방정환문학상,한국동화문학상등을수상하였다.현재서정시학TV‘윤수천의4행시읽기의즐거움’방송과경기일보에동시소개와해설을연재중이다.

목차

시인의말·05

제1부

목련꽃·13
갈대·14
층간소음·15
이사떡·16
조용한버스·17
물수제비·18
팝니다·19
풀잎의기도·20
잡초·21
골목길·22
밥·23
햇살한줌·24
좋은시·25
공사중·26

제2부

여행·29
굴렁쇠·30
귀·31
치매·32
거짓말·33
거리·34
착각·35
도깨비와휴대폰·36
겉과속·37
상처·38
야구·39
등산·40
등짐·41
터널·42
단역배우·43

제3부

늙음도괜찮아·47
검정고무신·48
문고리·49
그림자·50
다락방·51
슬픈립스틱·52
별따기·53
연인·54
파도·55
추리고나면·56
숲·57
듣고싶은소리·58
군밤·59
고향·60
등불·61

제4부

국밥·65
고맙지·66
풀꽃·67
동행·68
끈·69
폭설·70
강아지엄마·71
그림자·72
시인·73
노래방·74
선물·75
꽃·76
주름·77
가난·78
죽음·79

제5부

꼬리·83
정형외과·84
당신·85
낫·86
연금·87
새벽별·88
허수아비·89
행복·90
외로움과함께가기·91
수화·92
엘피레코드한장·93
영웅·94
요양원·95
장사익·96
지하철·97

시인의산문·99

출판사 서평

시집『늙은봄날』을내고난며칠뒤새벽이었다.뭔가가번개처럼머리를스쳐지나갔다.나는얼른휴대폰에다스쳐지나가는것을잡아저장했다.네줄짜리시였다.

어릴적에별이되고싶었던나/그시절로돌아가고싶지만/안되지,하고돌아서는/난때묻은팔십하고도둘.
-「별」전문

4행시는그렇게내게로왔다.나는새벽마다스쳐지나가는‘번개’를잡아휴대폰에저장했다.재미있었다.한번재미가붙자나는새벽외에도번개를잡아저장하기를즐겼다.길을가다가도,차를마시다가도,버스를타고가다가도,사람을만나이야기를나누다가도.그때그때휴대폰에저장하는기쁨에감사하는마음까지일었다.기계에감사하기는그때가처음이었지싶다.

당신만나려고세상에왔나봐/내마음속으로걸어들어온꽃한송이/당신!/그설렘맞이하라고아침이면해가뜨나봐.
-「당신」전문

나는4행시의주제를작고사소한것,일상적인것에서찾고있다.그리고거기서삶의위로와격려의힘을추출하려고한다.부디나의짧은시가힘든이들에게위안이되기를바란다.삶이무엇이며행복이무엇인지를귀띔해주는메시지였으면한다.그리고오늘보다는내일의희망이었으면한다.나는오늘도이런바람을안고4행시를즐겨쓰고있다.
_「시인의산문」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