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나이, 마흔여섯 (윤송자 산문집)

여자 나이, 마흔여섯 (윤송자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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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교직 생활과 삶의 여정을 되돌아보는 내면 성찰의 이야기
윤송자 작가의 첫 산문집 『여자 나이, 마흔여섯 』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 산문집은 작가가 37년의 교직 생활 단상과 기억에 남는 제자들, 고단한 삶을 살았던 엄마에 대한 사모곡과 삶의 흔적을 되돌아보는 내면 성찰의 이야기이다.
저자

윤송자

전남보성에서태어나광주교대국어교육과,교육대학원아동상담심리학과를졸업했다.2023년『시에』로등단했다.현재광주장원초등학교교장으로재직중이다.

목차

작가의말·04

제1부우리반선우
달도분교아이들·15
가게놀이를마치고·20
교육연극연수를마치고·22
빼빼로데이의단상·24
희준아,그랬구나·26
나눔에앞장서는아이들·30
우리반선우·33
풍향재능한마당을마치며·40
예쁜시연이·43
우분트(UBUNTU)공동체교육·46
극동방송라디오에출연하다·52
화재가네번씩이나·59
회고사·66
민원사례·70
무등산생태교육·75
기억에남는제자들·80
마지막스승의날·85

제2부사모곡
사모곡1·91
사모곡2·93
사모곡3·97
사모곡4·99
사모곡5·103
사모곡6·107
사모곡7·110
사모곡8·114
사모곡9·117
사모곡10·124
사모곡11·126

제3부여자나이,마흔여섯
시골고등학교에입학하다·131
언니장학금으로대학을꿈꾸다·138
둘째오빠의학자금·142
돌아온아버지·145
대학생활과아르바이트·150
신혼생활의곡절·155
첫딸의출생과남편의신춘문예·159
하나이모·164
둘째딸의출생과남편의박사논문·168
시아버지의말씀·174
마흔다섯,생일에·179
자식이뭘까·184
여자나이,마흔여섯·188
수술후기(後記)·192
8회의항암그리고쫑파티·194

제4부겨울비오는날의단상
선물·201
언니들을만나러간다·206
첫눈의추억·212
찬란한슬픔의봄을·215
홈스테이의주인·217
겨울비오는날의단상·220
사람이꽃보다아름다워·224
부모마음,자식마음,배우자마음·228
예슬아,미안해·231
5월이다가네·234
간증·237
친구의사랑이내게도사랑을부른다·244
친구란두개의신체에깃들인하나의영혼·249

출판사 서평

그해만난선우라는아이는엄마가집을나가고아빠혼자아들을기를수가없어서어려서부터고모가돌봐주고있었다.알면서도고모한테엄마라부르고고모부를아빠라부르면서살아가고있다.명절때면본가에가서아빠얼굴을간신히한번보고돌아온다.그고모도사는형편이어렵고세든가게에화재까지나서어렵다.그러면서도자신의아들둘과다름없이조카선우를돌봐준다고한다.학부모총회때듣게된가정형편은대충이랬다.3월2일반편성자료와다른선생님들의평가로는선우에게도벽이있고성적도낮았다.꽤나부담이가는정보이다.교사도감정이있는인간이기에한번밉게보면,일년동안그감정의영향을받을위험이있다.그래서선입견을갖지않으려고애를쓴다.
-「우리반선우」중에서

제1부는완도,여수,포천,수원,광주광역시를거치며교직생활을했던여러모습이그려져있다.첫발령과분교에서의생활,화재사건,동료교사들과함께축제를만들고아이들과어우러지는장면은천상교사로서의아름다운행보를연상케한다.특히어려운환경속아이들과손톱을물어뜯거나음식으로마음을채우던제자에대한따뜻한마음씀이뭉클하게다가온다.

우리엄마아버지의숙제를어디에서풀어야할까,/세상모르고누워서잠만자는우리엄마,/차라리다행인지도모르겠습니다./정상인같으면암투병하는막내딸걱정을하실텐데/내가아픈것도모르고/아무생각도없고/판단도없으시니/어쩜잘된일인지도모릅니다./다음번에가서는/우리엄마손꼭붙잡고/기도를드리고와야겠습니다.
-「사모곡8」중에서

제2부는작가가가장사랑하는엄마에대한사모곡을그시절써놓은그대로옮겼다.딴살림하던아버지에대한애증과힘든삶을지고온엄마에대한마음이절절하다.

더구나아버지는엄마와함께정답게사는부부도아니었고,다른여자를보아이미일곱살난아들과세살난딸을두고딴살림을하고있었다.부부의인연이묘한것인지오다가다내가임신이되었단다.내가태어났을때큰언니는이미결혼을하여세살된아들을데리고친정엄마가동생을낳았다며나를보러왔고,그조카에게나는평생두살어린막내이모가되었다.
“살다가젤챙피한일이뭔줄아냐?사위앞에서젖멕이는일이여야.”
나는엄마를창피하게만드는딸인줄도모르고,네살이넘도록축늘어진엄마의젖을빨고또빨면서악착같이살았다.
-「여자나이,마흔여섯」중에서

제3부는작가의출생부터지금까지자전적인이야기이다.작가는“과거의민낯을드러내지않으려면쓰지않아야한다는이론에따라부끄러웠던속살을그대로드러냈다.”고고백하는데“엄마는마흔여섯에막내딸로나를낳으셨다.열한번째의출산이었는데그시절엔키우다잃은자식들이셋있어서”여덟번째의자식으로살아가게된자신의이야기를진솔하고담담하게풀어내고있다.

이번모임에서는고민하나를품고와서털어놓았다.교장으로근무하는그학교에엄마가돌아가시고아빠혼자유치원과초등학교1학년딸을키우는가정이있는데그딸들이아빠가돌아오는저녁9시까지방치되고있다는것이다.여러기관에도움을요청하였지만달리방법이없단다.지난겨울방학중에아이들집에가서목욕을시키고밥을먹이고돌아오는데,‘우리만놔두고가려구요?’하더란다.눈이맑은유치원아이가.친구들끼리머리를맞대고아무리생각을모아봐도뾰족한해답이나오지않았다.
-「친구의사랑이내게도사랑을부른다」중에서

제4부는작가가살아왔던삶의흔적들,오늘의자신을만들어낸여러상황과주변사람들에대한애정과배려를담았다.그리고살아가면서“내가가능한선에서세상을향해선한영향력을미치며사는쪽으로살고자”베풀고실천할덕목들을스스로새기고있다.
윤송자작가의첫산문집『여자나이,마흔여섯』은작가가“과거의무거운정서들로침잠했던무형의흔적들이가벼움으로바뀌면서정신과감정이점차로자유로워지는것을느끼”듯“나를돌아보고나를치유하는과정”을함께공감하는이야기이다.

■작가의말
딸들이사춘기였을때말다툼을한뒤에는손편지를써서잠자는사이머리맡에놓곤했었다.나를닮아감성적인딸들은다음날아침어김없이편지를읽다가울고와서안겼다.그러면서하는말이엄마글은마음을다독이고따뜻하게하는힘이있단다.
2년전여름,글쓰기를시도했는데겨우가라앉은삶의상처들이올라와서나를혼란스럽게했다.비커에흙과물을섞어놓으면점차가라앉으며고요해진다.글을쓰면그흙탕물이올라와서다시혼탁해지는것처럼내부의트라우마가되살아났다.아직은때가아니구나,바로놓았다.1년후성찰과치유의글쓰기직무연수가교육연수원에서있었다.내글을읽고공감하는사람이있다면,글을써서내가자유로워질수있다면,하는마음으로의욕이생긴것이다.
이책의바탕에는,태어나기이전부터잠재된불안에서벗어나고,또내가가장사랑하는우리엄마를맘껏불러보고싶은마음이한구석에서조금씩자라고있었는지모르겠다.아무튼내가살아온이야기들을통해과거의속박으로부터자유로워져,스스로치유의길을찾아가는과정이되기를바라며글을시작하였다.
여기에쓰인글들은그동안꾸준히써왔던습작노트가중심이되었다.그때의주제를가져와첨삭이가해진글들이많고,일기형식의글은쓴날짜를밝혀그대로옮겼다.
제1부는37년동안완도,여수,포천,수원,광주광역시를거치며교직생활을했던여러모습을그린것으로일기형식의기록이꽤들어있다.
제2부는내가가장사랑하는우리엄마,불러도또불러도대답이없는엄마에대한사모곡을그시절써놓은그대로옮겼다.
제3부는나의출생부터지금의내가있기까지의자전적인신변잡기이다.과거의민낯을드러내지않으려면쓰지않아야한다는이론에따라부끄러웠던속살을그대로드러냈다.
제4부는내가살아왔던삶의흔적들,오늘의나를만들어낸여러상황과주변여건들을가감없이표현하였다.
이책을통해트라우마로잠재되어있었을내삶의상흔을치유하고남은생의과정을가볍게띄워올려정년후의내인생만은고스란히나만의인생으로살수있는전환점이되기를바란다.
무엇때문에성장과정을까발린채발가벗고서있느냐고묻는다면그당위성을달리말로표현할수없어망설였던몇년이있었다.그러나이젠분명히말할수있다.에세이를쓰고난후가장큰결실은아버지에대한원망과미움이,이해와감사로바뀌었다는것이다.엄마가사용할기저귀를수북이쌓아놓은높이에반비례해서아버지에대한원망이녹았고치매와노환으로힘든엄마를하루라도더살리겠다고살뜰하게보살피는모습에서고마움과감사를갖게되었다.나는이것을업장소멸(業障消滅)이라고부르고싶다.
아버지에대한분노가줄어들고,암울했던유년시절의무채색기억들이점차색을채우면서나를치유할수있게된것같다.이러한과정을통해암울했던과거의정서로부터자유로워질수있었고고난의연단들이오늘의나를만드는데커다란디딤돌이되었음을고백한다.암울한동굴속에서빛이보이지않는다고절망을느끼는분이있다면묵묵히담담하게헤쳐나갈용기를가져보길바란다.그리고이책이그런분들에게작은위로가되기를바란다.정년에즈음해서자전적에세이를통해과거를정리하고나니인생2막꽃중년을새롭게맞을수있을것같아설렌다.일단하고싶은일위주로시간을보낼것이다.
2007년암투병을하면서내생을어디까지허락하실지알수없기에정년은나하고상관없는일이될것만같아불안했던때가있었다.37년동안뜨겁게아이들을사랑했던적이얼마나있었는지스스로에게묻는다면자신은없지만,큰결점없이교육자의길을걸을수있도록건강주시고지혜주시며여기까지인도하신하나님께감사드린다.
낳고길러주신부모님,공부할수있도록도와주셨던오빠들,언니들,올케들,시댁가족들,선생님들,친구들,에스더기도모임자매들,도도히흐르던보성강줄기,햇살의느낌,풍성한바람이없었던들오늘의내가있을수있겠는가!진심으로감사드린다.무엇보다함께살아온길동무남편과애교쟁이두딸이나의버팀목이되어응원하고지켜준것에무한감사를드린다.부족한글을정성스럽게편집해주시고발간해주신시와에세이양문규대표님께도고마움을전한다.
과거의무거운정서들로침잠했던무형의흔적들이가벼움으로바뀌면서정신과감정이점차로자유로워지는것을느끼는시간이었다.결국이들글쓰기는나를돌아보고나를치유하는과정이었으니,거듭나를향해되돌려짐을알게된다.다른한편으로,타인의손에넘겨진글들이공감을줄수있을지는독자들의너그러운아량에기댈수밖에없다.

2023년12월
윤송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