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 농부의 풍경이 있는 시

산골 농부의 풍경이 있는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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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기복진 시인의 첫 시집 『산골 농부의 풍경이 있는 시』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삶의 터전인 곡성의 산천과 마을로부터 시작된다. 그리고 산골 농부로 사는 시인의 시와 직접 찍은 사진이 함께 실려 있다. 그것은 고향을 지키며 농사짓고 사는 강인한 생명력과 진실한 삶의 풍경이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며 독자들에게 시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저자

기복진

전남곡성에서태어나2023년『순천문단』으로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현재고향에서농사를짓고있다.

목차

차례-

제1부생의사중주(四重奏)
혼자만의밤길·11
곶감·12
대빗자루·14
엄마아부지를불러봅니다·16
눈물흘리는법·18
반월도(半月刀)·20
화장(火葬)·22
고상함은그냥오지않는다·24
비로소보이는것·26
생의사중주(四重奏)·28
달빛바다·30
서산이붉어질때쯤·32
그리움도익으면·33
돌하나·34
꼬부랑할매·35
다슬기잡기·36
우물터·38

제2부압록에와보라
고목(古木)의몸부림·43
1월의개나리꽃·44
압록에와보라·46
비상(飛上)·48
등대·50
가장굴·52
꽃진뒤·53
가시없는자누구랴·54
달님이시여·56
반송마을느티나무고백·58
지리산거북이·60
천장(天葬)·62
이끼꽃·64
친구여부디·66
봉정저수지에서·68
꽃이라고다꽃이랴·70
한번은꼭겨울이온다해도·72

제3부보성강돌탑
이방인(異邦人)·75
촛불·76
빈의자·78
매실을사랑한매화의고백·80
홍시·81
눈물주먹·82
여름풀·84
보성강돌탑·86
폭설의시간·88
독섬·90
7시49분·92
히어리꽃·94
배롱꽃피는길·95
쉼·96
돌을보면쌓고싶다·98
억새춤·100

제4부곁
단풍잎하나·103
까치밥·104
낙엽끼리·106
강아지풀·107
기어이사라지고·108
봄눈사라지듯·109
반송마을·110
어쩌다죽었다냐·112
곁·114
오백원어치안부·116
청미래덩굴·118
그렇고그런사이·119
너른들판꽃한송이·120
시집·121
피(藣)의기도·122
우체통·124
봉황섬터에서·126
무심한밤·128
시시포스도아닌데·130

해설│이기철·133
시인의말·142

출판사 서평

느티나무처럼고향을지키는산골농부의시편

자-알,살았지

극심한기온차가만든
안개는날마다용오름이었어
바람통에살았지만결코
휘어지진않았지

비록바람에밀려
잎들모두잃었어도
이젠바람에걸리지않아 
자유를안거야

비로소나는사랑을얻었지
내게다가온그대를
품을수있는사랑을
내게둥지트는그대를  

차-암,잘살았어
-「반송마을느티나무고백」전문

마을의입구에서볼수있는느티나무는‘마을지킴이’역할을한다.이나무는속이잘썩는나무다.어느정도온전함을남기고마침내속이텅비어버리지만육중한무게를견뎌낸다.이마을속사정을다알고있으니그럴만도하다.그런나무에게시인은위로를보낸다.“바람통에살았지만결코/휘어지진않았”다며“차-암잘살았어”라고다독여준다.시인은산골마을에서시를쓰고세월을읽었다.

돌을보면쌓고싶다
큰돌작은돌
잘생긴돌못생긴돌
가릴것없이한데
어울리게쌓고싶다

돌만보면쌓고싶다
지구를떠받칠대들보처럼
튼튼하게큰돌놓고
외줄타는광대의발놀림처럼
절묘하게하늘가는징검다리놓고싶다

돌을보면
탑이라도쌓고싶다
패잔병처럼널브러진돌들
하나씩하나씩
여기저기끼워맞춰
잊혀지지않게쌓고싶다
-「돌을보면쌓고싶다」전문

섬진강상류인보성강에나가“패잔병처럼널브러진돌들”을모아시인은시인의꿈이라는돌탑을세웠다.돌을“하나씩하나씩”쌓듯이창작의고통을“하나씩하나씩”쌓아올렸을것이다.시와사진을잘갈무리하며사는일또한“하나씩”이었을것이다.
시인은각자도생승자독식의삭막한시절에“때로고라니가놀다가”는“풀밭이되고싶“(「여름풀」)다고한다.공생공락(共生共樂)의삶을이어가는기복진시인의산골마을에는시가“징검다리”가되어독자들과만날준비를마쳤다.“잊혀지지않”는시로남고싶어하는산골농부의밭에독자들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