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 (김종윤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금강 (김종윤 시선집 | 양장본 Hardc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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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정한 강, 긍강을 따라 흐르는 시편
저자

김종윤

충북옥천에서태어나충남소재중학교교사로근무했다.1992년시집『새벽을기다리는마음』을발표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길에게길을묻다』,『나뭇잎발자국』,『기술교사의학교일기』,『저녁이지나가는길에서있었다』등이있다.해동문학상,대전문학상,한금산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시인의말·05

제1부

상처가길이된다·13
강가에서보라·14
수분송·16
달집태우기·18
소쩍새·20
홍수·22
죽도·24
길은살아있다·26
그늘에서·27
일하는여자들·28
흘러라금강아·30
용담호에쓰는편지·32
어둑서니·34
길위에서보자·36
두갈래길·38

제2부

맑은날·41
만남·42
적벽강·43
동냥밥한그릇·44
비꽃이피는날·46
낚시하는노인·48
오른발·49
심천에서·50
금강의하루·52
섬·54
보리한알·55
비온다음날·56
빗살무늬토기·57
밤나비·58
청마리솟대·60

제3부

사랑·63
집짓는노인·64
그리움으로·66
대청호·68
물부는시간·70
네모난바퀴·72
풍경·73
정암리사람들·74
강이눕는다·76
붉은강·78
열번째밤·80
금강하구에서·82
어머니의강·84
홍수가내는새길·86
세종보·88

제4부

군무(群舞)·91
불을끄다·92
강변갈대의노래·94
겨울꽃·96
무주골짜기·97
대보름밤·98
금강상류에서·100
우기(雨期)·102
탁류·104
용담댐에서·106
이런,이런,이런·108
칠월의목련·110
가난한날·111
백로가찾는길·112
악동(惡童)·114

시인의산문·115

출판사 서평

김종윤시인의시선집『금강』이‘詩와에세이’에서출간되었다.이번시선집은그동안시집을낼때마다수록했던금강시편들을한데모았다.
김종윤시인은충북옥천에서태어나충남금산과대전에서자란후금산,부여,논산등금강을곁에두고생활하였다.따라서몸과마음이금강에머물러있으면서금강을제대로알아야겠다는욕구가강해지면서금강시를쓰게되었다고한다.

금강줄기걸어서하루의끝입니다
발원지인뜸봉샘에서내리는길을따라
수분리고개를지나장수읍내를지나서
강과길로걷다가중동마을입구에있는
정자나무밑에서짐을풀었습니다

하루종일동행하던금강은
어둠속에서소리로흐르고있습니다
강물에더운몸을씻고
소쩍새소리를이불삼아누웠습니다
머리위느티나무에서우는소쩍새를향해
할머니!하고불러봅니다
-「소쩍새」부분

금강종주를계획할때가장큰두려움은‘작은텐트속에서,인적없는강변이나다리밑,큰나무밑에서자야할텐데무서움을어떻게극복할까’였다.그런데그건길을나서기전의염려에불과했다.너무피곤해서무서움을느끼기도전에“소쩍새소리를이불삼아”깊은잠에떨어지기일쑤였기때문이다.

물이차오르기전이길은
사과과수원과고구마밭을지나마을에닿았다
햇살뜨겁던날,고구마줄기를걷어내던
소년은어디로갔을까굽은허리로
고구마를캐던노인의눈동자는
어느갈피에서흔들리고있을까
장수지나천천,옥수(玉水)로흐르던금강은
골깊은죽도에서막혀용담호가되었다
동백꽃피듯,붉은체열로달려온함성이
이곳에서차갑게식어가라앉고
초승달빛을받아반짝이는호수는
아름다운묵색의빈편지지한장이다

용담골을떠나지못하고호숫가에둘러앉은
낮은불빛들을향해편지를쓴다
잔설위로노루귀꽃이피고육각정정자옆
산수유꽃망울에봄물오른다고쓴다
어제는고사리밭에새묘가이사왔다고쓴다
호수옆에옹기종기둘러앉은
실향불빛들처럼세상에
그리움보다더큰이념이어디있냐고쓴다
초승달빛밝혀용담호물이랑에쓴다
밤바람달래면서용담호수면에가만가만쓴다
-「용담호에쓰는편지」부분

순조롭던금강종주여정이금산에서사달이났다.무리한계획에맞추느라행군처럼걷다보니양쪽다리가굳고두발바닥에물집이열개정도생겼다.그뿐만이아니다.금산원골유원지근처다리밑에텐트를치고하룻밤을묵었는데텐트가좁아서밖에놓은허리가방을밤사이에야생동물이가지고사라진것이다.가방안에든마른반찬냄새를맡고가져간것같은데그가방속에는핸드폰이들어있었다.아픈다리를끌고주변을찾아보았지만텐트주변에흔적만있을뿐끝내찾지못했다.반찬없는아침밥을먹고오전을걷다가천렵하는사람들에게서점심을얻었다.점심동냥의시작이었다.

상처가길이된다

사랑을한다는것은

상처와상처가만나는것

우리는모두

길위에있다
-「상처가길이된다」전문

금강을따라내려가는여정은한결같이금강곁을지키는길의여정이다.금강을따라나섰지만사실은길을따라나선것이었다.길을따라하루종일걷다가길위에서눕고길위에서일어난다.부여,강경,나포,하구둑,모두길위에서의여정,금강은곧길이다.
“금강천리길”처럼시인또한한결같은마음,한결같은시의길을걷는다.그길은‘한줄기샘물로천리밖바다를마중하는뜸봉샘처럼,바다를꿈꾸는수분령고개의늙은수분송처럼’가슴으로내는믿음의길이다.“저문강길을붉게울며걸어”보면“외로움이벙글어노을로빛나고”“눈물이강물되어맑게흐”른다.
금강(錦江)의금(錦)은비단이란뜻이다.따라서금강을비단강이라고부르기도한다.장수뜸봉샘에서발원해무주.금산,영동을지나경부고속도로휴게소가있는금강유원지와옥천동이면,그리고안남면으로내려가다보면왜금강을비단강이라고하는지금방알수있다.산과강이굽이굽이아름다운풍경을자랑한다.그래서김종윤시인은금강을다정한강이라고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