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와 빗방울

참새와 빗방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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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린 시절의 크레파스로 쓴 기억의 정서
문정석 시인의 첫 시집 『참새와 빗방울』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시집은 그림을 그리듯 가슴에 담긴 어린 시절 가족과 기억의 정서가 가득하다. 무미건조한 과거의 기억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크레파스처럼 다양한 색채로 사유하고 묘사한 것이다.
저자

문정석

전북진안에서태어나2020년『한국문학시대』로등단하였다.현재시삶문학동인지『시꽃피다』편집주간,아동복지시설대전희망쉼터원장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시인의말·05

제1부

장독대·13
해질녘·14
막걸리·15
아버지와동태·16
도라지꽃·17
씨도둑·18
미술시간·19
상수리·20
긴물찻집에서·21
다리미·22
노부부·23
소똥이밥이다·24
정지된시간·25
공(空)·26
부재중전화·27
사라진외갓집·28
연꽃아기·30


제2부

참새와빗방울·33
그날·34
꽃섬·35
깨알·36
약봉지·37
벚꽃웃음·38
자전거·39
낯선괴물·40
까치의꿈·41
봄마중·42
비와꽃·43
늦은시월·44
엄마의시간·45
물렁해지기·46
길을낸다·47
멈춘시계·48
오래된 일기장·49


제3부

봄·53
할매의 시간·54
꽃을 기다리며·55
호미소리·56
민들레·57
꽃과 여자·58
여행을떠났다·59
뿌리내리기·60
무슨색일까·61
나리꽃·62
봄씨·63
파란연못·64
낯선지붕·65
뱀사골할매집·66
어린새·67
매화,피다·68
일상이그립다·69


제4부

외할머니·73
그렇게오지않는다·74
엄마의젖냄새는나지않았다·75
겨자채꽃밭·76
흰별·77
개망초·78
하품하는골목·79
엄마의법당·80
장모네식당·81
세발자전거상(喪)·82
소아병동에서·83
시짓는남자·84
등을밟다·85
노란봄·86
찔레순·87
꽃밭과새·88

해설|안현심·89

출판사 서평

쪽지시험을망쳐
토요일인데도나머지공부를했다

점심을거른배는꼬르륵거리고
땡볕을이고구불구불한산길따라집에가는데
고추밭가상에씨받이오이

촘촘히박힌누런땀방울
더이상들어앉을틈이없다

눈에선신맛이터지는데
모락모락밥냄새유혹

한입베어물자
우수수쏟아지는낮별
-「씨도둑」전문

“쪽지시험을망쳐/토요일인데도나머지공부를”한시인은독자의친근감을불러일으키며숨통을트이게해준다.“땡볕을이고구불구불한산길따라”걷는시인이허기지게넘었을산고개가그림처럼눈에선하다.“고추밭”에는“오이”가보이고,그시어터진노각을베어먹으면서농부의종자농사를도둑질했다고생각하는소년의모습이어제일인듯선명하기만하다.

멍석에둘러앉은가족
옥수수알갱이처럼빼곡했지

한솥을쪄내도칠남매손이오가면
소쿠리엔금세깡태기만수북,

더먹으려고떼쓰는나를업고
작은누나는동네를한바퀴돌았지

댕기머리잡아당기면
그을린얼굴돌려웃어주던

그하얀웃음에서피어나던
박꽃,

흰별된지
여러해
-「흰별」전문

이시는부모와형제자매가모여살던어린시절을형상화하고있다.“멍석에둘러앉은가족”수는“옥수수알갱이처럼”많아서,옥수수“한솥을쪄내도칠남매손이오가면/소쿠리엔금세깡태기만수북”이남을뿐이다.“더먹으려고떼”를쓰면작은누나는어린동생을업고“동네를한바퀴돌”곤했다.누나가동네를한바퀴도는동안등에서누나의“댕기머리를잡아당”길때마다누나는화내지않은채얼굴을돌려서웃어주곤했는데,그때“그하얀웃음에서피어나던/박꽃”을화자는잊을수가없다.‘하얀박꽃’같던시인의누나.흰색은색이없는무색이기도하지만,실제로는모든색이혼합된색으로써순수함,깨끗함을상징한다.또,박꽃은초저녁에피었다가새벽녘에지는신비로운꽃이다.초가지붕에박넝쿨을올리면그믐밤이든보름밤이든하얗게피어나는꽃,밤에만찾아와무슨말을할것같은꽃이바로누나가아니었을까.

문정석시인은동심을지녔을뿐아니라이타적인사랑이강한휴머니스트이기도하고,우주의세밀한관찰자이기도하다.시인의작품은깨끗한크레파스그림같기도하고,세계에대한연민이물씬묻어나는연서같아서저절로마음이맑아지고따뜻해진다.


문정석시인은동심을지녔을뿐아니라이타적인사랑이강한휴머니스트이기도하고,우주의세밀한관찰자이기도하다.그의작품은깨끗한크레파스그림같기도하고,세계에대한연민이물씬묻어나는연서같기도하다.그의작품에서비판적인요소를찾아볼수없는것은세계관이몹시긍정적이기때문이다.시를좋아하는사람이끝내깃발을차지하기마련인데문정석시인은첫마음을구부리지않고나아가기에미래를그려보는눈이환할수밖에없다.
_안현심(시인·문학평론가)

문정석시인의첫시집『참새와빗방울』은자연을바라보는시인의독특한태도가잘나타나있다.그것은인간의바람과노력이절반을채우면,나머지절반을자연이채워서완성시킨다는인식이다.자연은시인의시적자아와합일의존재이다.시「장독대」의고사리가담긴‘채반’은봄햇빛이나머지반을채워준다.정화수앞에서올리는어머니의간절한기도와‘앵두알’은함께결실의시간을향해흐른다.「도라지꽃」에서도도라지꽃은시의화자가다시수십년전의시간으로돌아갈수있도록이끌어준다.재생의시간을가진도라지꽃을보면서시의화자는언제든어린시절로돌아갈수있기때문이다._조해옥(문학평론가·한남대학교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