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시적인 감동을 선사하는 유쾌하고 진솔한 삶의 이야기
권용욱 시인의 첫 산문집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가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이번 산문집은 삶의 단상이 묵정밭 일구듯 진솔하고 사유 깊게 그려져 있다. 일상에서 느끼는 사람과 자연 그리고 삶의 섬세한 감정과 교감이 때로는 시처럼 때로는 장편(掌篇)소설처럼 어우러져 있다.
제1부 ‘사는 이야기’에는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 「삼순이」, 「나는 새우깡이다」 등에서 일상의 단상이 따뜻하면서 재미있고 가슴 뭉클하면서 깊은 울림을 준다.
나무들도 염량주의자다. 덥고 추움을 잽싸게 눈치 긁어 싹 돋울 때와 잎 내릴 때를 알아서 잘 긴다. TV 속 여느 사람들처럼 이들도 햇빛의 줄을 타고 오른다. 그곳에서 살을 얻고 꽃을 팔고 씨를 챙긴다. 그래서 스스로 낮게 자라는 나무는 없다. 천부(天賦)의 기회가 닿지 않아 낮아진 것일 뿐, 나무는 나무끼리 딛고 높아진다. 땀 흘리는 나그네의 어깨 위 그늘 보시도 나무의 계획이 아니다. 그늘을 밟고 공중으로 뜨기 위한 나무의 수작일 뿐, 이놈 저놈 모조리 보신의 정치만 살아남는다.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중에서
나무의 생태적 특성을 통해 인간 사회의 삶과 생존을 비유적으로 풀어냈다. "나무들도 염량주의자다. 덥고 추움을 잽싸게 눈치 긁어 싹 돋울 때와 잎 내릴 때를 알아서 잘 긴다"며 나무의 생존 본능과 자연의 법칙을 인간 사회와 연관 지었다. 나무들이 "햇빛의 줄을 타고 올라가 살을 얻고 꽃을 피우며 씨를 챙“기는 모습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은유한다.
제2부 ‘K 이야기’에서는 ‘K’를 내세워 부박한 현실 생활과 고된 마음을 술자리 만남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그를 만난 날」, 「식물의 시간」, 「편들지 못한 저녁」 등의 ‘K 이야기’는 한 꼭지 꼭지마다 소설을 읽는 듯하고 영화처럼 그려진다.
이 친구야, 세상이 어디 네 마음이더냐. 세상은 너나 나를 지푸라기만도 못하게 볼 수도 있지. 그리고 뭐 세상과 꼭 멀어져야 할 사연만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모가 나서 외통수라 그런 거야. 세상엔 세상을 사랑하도록 하는 사연이 더 많아, 안 그래, 에라 이 친구야, 지 못난 건 모르고, 끄윽.……
-「그를 만난 날」 중에서
제3부는 ‘학교 이야기’로 서른 살에 시작해 28년 반을 재직하고 명퇴한 학교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풀어냈다. 「층층청춘」, 「개구리와 올챙이」, 「오월의 선생님께」 등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스승의 마음이 결국 자기 자신임을 확인하며 공감하고 자책하며 거듭나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사유를 보여준다.
저 꽃잎들, 빠알갛게 뭉쳐져 버찌가 되는 11월이 되면 시험이 끝나려나요. 화무십일홍인데, 광합성을 잃어버린 열아홉의 뽀오얀 저 꽃잎들, 차마 피어날까 봐 두려워 애써 감춰버려야 하지요. 이 땅의 청춘들은 봄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는 줄조차 모르지요. 바람에 하릴없이 꽃이 날린다는 것도, 그들의 꽃송이는 피지도 않은 채 시든다는 것도, 모르지요. 알지만, 알아도 아는 척을 못 하지요. 아는데 모르기가 얼마나 쓰라린 줄, 어른이 되면 통한으로 남지요.
-「층층청춘」 중에서
제4부는 ‘시 이야기’로 시인이 문득 마주친 시 한 편에 단상을 붙였다. 「작은 것」, 「망덕포구에서」, 「무상하여 충일하게」 등에서 “부정과 긍정, 부담과 인내, 슬픔과 성실, 번뇌와 탄회, 객관과 주관을 거침없이 뒤섞거나 교체하여 실재 삶의 거듭되는 모순을” 짚어보고 있다.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혀가 말리지 않는다. 앞 받침의 닿소리가 다음 홀소리에 잘 엉겨서 낱말과 낱말이 오랜 벗처럼 어깨 나란히 잘 나아간다. 가다가 숨이 찰 즈음 슬쩍 쉼표 하나씩 놓아둔다. 한둘 낯설게 만난 낱말끼리의 소통이 가팔라도 마음은 가쁘지 않고, 스스로에게 내리는 단언이나 진술도 급하지 않고 진지하다. 가슴보다 머리에 치고 드는 질량이 버겁다 싶으면 가차 없이 행과 연을 바꾼다.
-「무상하여 충일하게」 중에서
권용욱 시인은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감정의 결을 시적인 문장으로 표현하여 고요하고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마치 실제로 그 장면 속에 있는 듯 생생하다. 특히 "땀 흘리는 나그네의 어깨 위 그늘 보시도 나무의 계획이 아니”라 하듯 인간 사회의 이기적 생존 본능과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만든다. 감각적이고도 깊은 내면의 성찰을 담고 있는 이 산문집은 일상 속 삶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읽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다정하게 어루만진다.
제1부 ‘사는 이야기’에는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 「삼순이」, 「나는 새우깡이다」 등에서 일상의 단상이 따뜻하면서 재미있고 가슴 뭉클하면서 깊은 울림을 준다.
나무들도 염량주의자다. 덥고 추움을 잽싸게 눈치 긁어 싹 돋울 때와 잎 내릴 때를 알아서 잘 긴다. TV 속 여느 사람들처럼 이들도 햇빛의 줄을 타고 오른다. 그곳에서 살을 얻고 꽃을 팔고 씨를 챙긴다. 그래서 스스로 낮게 자라는 나무는 없다. 천부(天賦)의 기회가 닿지 않아 낮아진 것일 뿐, 나무는 나무끼리 딛고 높아진다. 땀 흘리는 나그네의 어깨 위 그늘 보시도 나무의 계획이 아니다. 그늘을 밟고 공중으로 뜨기 위한 나무의 수작일 뿐, 이놈 저놈 모조리 보신의 정치만 살아남는다.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중에서
나무의 생태적 특성을 통해 인간 사회의 삶과 생존을 비유적으로 풀어냈다. "나무들도 염량주의자다. 덥고 추움을 잽싸게 눈치 긁어 싹 돋울 때와 잎 내릴 때를 알아서 잘 긴다"며 나무의 생존 본능과 자연의 법칙을 인간 사회와 연관 지었다. 나무들이 "햇빛의 줄을 타고 올라가 살을 얻고 꽃을 피우며 씨를 챙“기는 모습에서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각자가 최선을 다해 성장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모습을 은유한다.
제2부 ‘K 이야기’에서는 ‘K’를 내세워 부박한 현실 생활과 고된 마음을 술자리 만남을 통해 풀어내고 있다. 「그를 만난 날」, 「식물의 시간」, 「편들지 못한 저녁」 등의 ‘K 이야기’는 한 꼭지 꼭지마다 소설을 읽는 듯하고 영화처럼 그려진다.
이 친구야, 세상이 어디 네 마음이더냐. 세상은 너나 나를 지푸라기만도 못하게 볼 수도 있지. 그리고 뭐 세상과 꼭 멀어져야 할 사연만 있는 게 아니야. 네가 모가 나서 외통수라 그런 거야. 세상엔 세상을 사랑하도록 하는 사연이 더 많아, 안 그래, 에라 이 친구야, 지 못난 건 모르고, 끄윽.……
-「그를 만난 날」 중에서
제3부는 ‘학교 이야기’로 서른 살에 시작해 28년 반을 재직하고 명퇴한 학교 이야기를 압축적으로 풀어냈다. 「층층청춘」, 「개구리와 올챙이」, 「오월의 선생님께」 등을 통해 아이들과 교사 그리고 스승의 마음이 결국 자기 자신임을 확인하며 공감하고 자책하며 거듭나는 마음으로 나아가는 사유를 보여준다.
저 꽃잎들, 빠알갛게 뭉쳐져 버찌가 되는 11월이 되면 시험이 끝나려나요. 화무십일홍인데, 광합성을 잃어버린 열아홉의 뽀오얀 저 꽃잎들, 차마 피어날까 봐 두려워 애써 감춰버려야 하지요. 이 땅의 청춘들은 봄에 꽃이 피는 나무가 있는 줄조차 모르지요. 바람에 하릴없이 꽃이 날린다는 것도, 그들의 꽃송이는 피지도 않은 채 시든다는 것도, 모르지요. 알지만, 알아도 아는 척을 못 하지요. 아는데 모르기가 얼마나 쓰라린 줄, 어른이 되면 통한으로 남지요.
-「층층청춘」 중에서
제4부는 ‘시 이야기’로 시인이 문득 마주친 시 한 편에 단상을 붙였다. 「작은 것」, 「망덕포구에서」, 「무상하여 충일하게」 등에서 “부정과 긍정, 부담과 인내, 슬픔과 성실, 번뇌와 탄회, 객관과 주관을 거침없이 뒤섞거나 교체하여 실재 삶의 거듭되는 모순을” 짚어보고 있다.
시를 소리 내어 읽으면 혀가 말리지 않는다. 앞 받침의 닿소리가 다음 홀소리에 잘 엉겨서 낱말과 낱말이 오랜 벗처럼 어깨 나란히 잘 나아간다. 가다가 숨이 찰 즈음 슬쩍 쉼표 하나씩 놓아둔다. 한둘 낯설게 만난 낱말끼리의 소통이 가팔라도 마음은 가쁘지 않고, 스스로에게 내리는 단언이나 진술도 급하지 않고 진지하다. 가슴보다 머리에 치고 드는 질량이 버겁다 싶으면 가차 없이 행과 연을 바꾼다.
-「무상하여 충일하게」 중에서
권용욱 시인은 자연 속에서 느낄 수 있는 미세한 감정의 결을 시적인 문장으로 표현하여 고요하고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마치 실제로 그 장면 속에 있는 듯 생생하다. 특히 "땀 흘리는 나그네의 어깨 위 그늘 보시도 나무의 계획이 아니”라 하듯 인간 사회의 이기적 생존 본능과 삶의 가치를 어디에 두고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스스로 하게 만든다. 감각적이고도 깊은 내면의 성찰을 담고 있는 이 산문집은 일상 속 삶의 의미를 새롭게 되새기며 읽는 이의 마음을 한없이 다정하게 어루만진다.
사랑은 이렇게 왔다 간다 (권용욱 산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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