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살린 풍경들 (김인호 포토에세이)

나를 살린 풍경들 (김인호 포토에세이)

$22.00
Description
삶의 위로와 희망을 선사하는 구도자의 풍경!
김인호 시인의 포토에세이 『나를 살린 풍경들』이 ‘詩와에세이’에서 출간되었다. 포토에세이 『나를 살린 풍경들』은 시인이 도시를 떠나와 섬진강과 지리산 아랫마을 살이 10여 년 동안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찾은 삶의 치유와 회복의 기록이다.
시인은 오랜 시간 동안 『섬진강 편지』, 『꽃앞에 무릎을 꿇다』, 『지리산에서 섬진강을 보다』 등을 통해 지리산과 섬진강의 아름다움을 글과 사진으로 기록해 왔다. 삶의 일상과 자연을 특별한 예술적 기교보다 순간의 감정과 풍경으로 담아내는 데 집중해 왔다. 특히 이번 책은 시인이 암 투병이라는 삶의 어려운 순간을 지나오며 자신을 보듬고 품어 준 풍경과 그에 대한 성찰을 담은 첫 포토에세이다.
저자

김인호

광주(光州)에서태어났다.시집으로「땅끝에서온편지」,「섬진강편지」,「꽃앞에무릎을꿇다」,「지리산에서섬진강을보다」,사진집「나는구례다」,「구례의들꽃」등이있다.현재한국작가회의,시에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면서인터넷신문「지리산人」편집장을맡고있다.

목차

작가의말·05

제1부녹명(鹿鳴)

호모심비우스,그대·12
보석산수유·14
화엄사저녁예불·16
이십킬로그램의무게·18
녹명(鹿鳴)·20
눈물이많아졌다·24
무지개를보라·26
지리터리풀꽃빛·28
지초봉수묵화·30
단비소리·32
한치앞·34
해탈스님·36
나이와상처·38
사성암운해·40
예사롭지않은5월·42
명당중의명당·44
눈내리니산수유열매더욱붉어라·48
쩌엉쩌엉·50
다랭이논마을·52
사포마을사계·54
비밀의숲·56
첫눈·58
지리산레드문·62
절정들판·64
무궁무진구례·66


제2부한바탕울음우는풍경들

섬진강아침놀·72
제발지리산을가만좀두시라·74
노고단숲의여름꽃들·78
말귀를알아듣는지리산다람쥐·80
대책없는아침·82
한바탕울음우는풍경들·84
눈속의꽃들·88
치밭목에서생일케이크를자르다·90
예술혼을사른친구·92
마지막김장·94
섬진강어부부부·96
화엄숲·98
부자(父子)가죽음으로지킨석주관·100
새벽길·102
산내갔다오는길·104
후투티첫나래짓·108
남바람꽃여인숙·110
화엄미소·112
법화종주·114
독버섯중의독버섯·116
구도자의길·118
지리산의생일선물·120
달궁수달래·122
운해꽃·124


제3부가장아름다운춤,멈춤

오백리섬진강발원지데미샘·128
가장아름다운춤,멈춤·132
홍매를찾아서·134
사성암에서바라보는섬진강과구례·138
평사리부부송·148
큰산아래,구례사람들·152
천왕봉의첫눈·156
불일폭포에서선녀를만났다·160
강물은강을버려야바다에이르고·164
4월에눈내린노고단에서·168


제4부다시쓰는섬진강편지

내마음의아득한골짜기,빗점골·174
타인능해(他人能解)·180
매화마을에서·184
소만무렵이면대나무가누렇게물드는까닭·190
다시쓰는섬진강편지·194
강물꽃,어느꽃보다환한꽃이다·198
고향의꽃,배롱나무꽃·202
삼팔광땡,구례장날·208
꼬막장이라는정겨운말·212
강에서짓는농사·218

출판사 서평

단풍시들해지고찬바람이스며드는날들,나의투병일기가딱일년을맞는날에저녁예불시간에맞춰화엄사에들었다.둥더덕더덕둥더덕더덕,중생의어리석음을일깨우는법고가울리고,두웅두우웅두웅범종소리는어두워지는하늘로올라각황전너머파르스름하늘별들도깨운다.
-「화엄사저녁예불」중에서

시인은섬진강과지리산이자신을살렸다고한다.오백리길섬진강윤슬,아침운해,사성암에서보는저물녘붉은노을,지리산아흔아홉골산그리메,선연한풀꽃들이“삼백예순날투병의시간을건너와”자신을치유하고치료해준전속주치의라고명명한다.

문밖에서부르는소리가있어나가보니마을후배가쌀한포대를마루에부려놓는다.추수했다고햅쌀맛좀보시라내려놓고서둘러다음집으로간다.해마다날씨가쌀쌀해지면루돌프사슴썰매대신1톤포터를몰고골목길을오가는마을산타들!
-「녹명(鹿鳴)」중에서

먼저먹이를발견한사슴이다른사슴들을부르는울음소리가녹명이다.대개짐승들은먹이를발견하면누구한테뺏길세라허겁지겁혼자먹는다.그런데사슴은목을길게빼고울음울어친구들을부르는것이다.하물며인간은어떠한가.자본과물질문명속에서내것을챙기기급급하고자기유리한쪽으로살아가고있지않은가.피폐해지는현실사회속에서시인의이웃과마을과지역은시인이날마다걷고바라보는지리산의품과섬진강의물결처럼이렇게넓고그윽하다.해마다이상기후와노령화로인해점점힘들어지는농사일에도불구하고“쌀한포대를마루에부려놓는”“마을산타들!”‘녹명’은저만잘사는것이아니라두루두루함께어울려같이잘살자하는따뜻한마음이담긴아름다운말이자우리가끝끝내지켜내야할공동체정신이아니겠는가.

1,440m만복대산정에다다랐을때,갑자기앞을가로막던구름이확걷히고동녘하늘이붉게물들기시작했다.지리산제1봉인천왕봉과제2봉인반야봉봉우리만구름속에섬처럼솟아둥둥떠있는풍경은내가지금서있는곳이산이아니라망망대해에떠있는느낌이었다.비현실적인너무나비현실적인풍경앞에그만목놓아울어버리고싶은심경이었다.
-「한바탕울음우는풍경들」중에서

연암박지원의『열하일기』에‘호곡장(好哭場)’,‘한바탕울어볼만한곳’이란글이나온다.중국사신길에만난,1,200리사방이하늘과땅의끝이맞닿아있는요동벌판의풍경을보고‘한바탕울음을울기에좋은곳’이라고했다는데,또그만한울음터로금강산비로봉에올라동해를바라보는자리와황해도장연의금모래사장을꼽았다고한다.시인이오르는지리산은시시각각변화무쌍한얼굴을하고있는데“앞을가로막던구름이확걷히고동녘하늘이붉게물들”어“반야봉봉우리만구름속에섬처럼솟아둥둥떠있는풍경”에누군가는“그만저구름바다에빠져죽어도좋아!”라고외쳤다하니‘한바탕울음울기좋은곳’이분명하다.

매화산수유벚꽃피어전국에서몰려든상춘객으로들끓던섬진강길이오월이되니나뭇잎들이푸르러져시원한그늘터널이만들어지고,하동공원길에는봉숭아물들인새끼손톱같은매실들이꼬물꼬물자랍니다.
-「강에서짓는농사」중에서

때로는한장의풍경이삶을살게하고눈물을닦아주기도한다.코로나19팬데믹,빠르게변화하고경쟁하는사회,개인적상처등으로지친현대인들에게이책은'풍경을통해삶의아름다움과살아있음의존재가치를느끼라'며토닥여준다.책속풍경들은시인이엎드리고걷고품으며찍은사진으로자신만의기억과눈빛으로연결되며,각자의삶에서뭉클하고중요한순간을발견하게한다.
“삼백예순날투병의시간을건너와삼라만상일깨우는”지리산과섬진강의품속에서살아가는사람살이의소중한깨달음이“뭇생명소중함의깨달음으로,그깨달음이만물사랑의손길로번지기를”기원하는시인처럼자연과풍경을사랑하는사람,마음의위로와회복이필요한사람,조용히삶을돌아보고싶은이들에게치료비를한푼도받지않는주치의,『나를살린풍경들』을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