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렐류드 (찬란한 추억의 정원)

프렐류드 (찬란한 추억의 정원)

$14.00
Description
코호북스에서 영미 단편문학에 새로운 장을 연 천재 작가 캐서린 맨스필드의 선집을 출간한다. 두 번째 선집 『프렐류드 - 찬란한 추억의 정원』에는 맨스필드가 모더니즘의 선구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한 시발점인 ‘프렐류드’를 비롯해 그의 가장 유명한 작품이자 단편문학 앤솔로지에 거의 빠짐없이 수록되는 ‘가든파티’와 ‘죽은 대령의 딸들’, 또한 남녀간의 미묘한 심리를 섬세하게 포착한 ‘딜 피클’, ‘미묘한 마음’,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등 열여섯 편의 다채로인 이야기를 엮었다.
맨스필드는 그가 선망했던 작가 체호프와 종종 비교되며 “영국 문학의 체호프”등의 별명으로 불리지만, 그의 작품을 살펴보면 체호프의 영향을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형태와 스타일을 발전시켜나갔음을 알 수 있으며, 그가 자신의 짧지만 강렬했던 삶을 소재로 빚어낸 이야기들에는 그 어떤 작가의 글에서도 볼 수 없는 날카로움과 섬세함이 공존한다.
저자

캐서린 맨스필드

1888년 뉴질랜드 웰링턴에서 출생하여 1923년 프랑스 퐁텐블로에서 사망했다. 1903년 처음으로 영국으로 건너가 당대 최고의 여학교 퀸스칼리지에 등록해 그곳에서 음악과 문학, 데카당과, 열정적인 우정에 심취하였다. 맨스필드는 유학차 런던에 온 이후 결국 고국의 웰링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했고 1908년 이후로는 유럽에서만 거주했다. 전기학자 클레오 토말린은 유럽은 그녀에게 일시성의 습관을 불러일으켰다고 보았는데, 이방인의 시각으로 관찰하고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는 느낌이 그녀의 제2의 본성이 되었다고 해석했다. '뉴에이지'에 처음으로 글을 발표한 이래로 정기적으로 이 잡지에 기고했으며, 1911년에는 처녀작 '독일 하숙에서'를 출간했다. 1912년부터는 후에 자신의 남편이 된 존 미들턴 머리가 편집자로 있던 '리듬'에 글을 게재하기 시작했다. 1916년 '전주곡'에서는 단편소설 작가로서의 독특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으나 1917년 결핵에 걸린 이후 여러 휴양지를 전전하며 치료에 몰두했다. 1921년 두 번째 소설집 '행복' 을 발표하고 그로부터 1년 후에는 세 번째 소설집이자 생애 마지막 책인 '가든파티를 발간했다. 맨스필드는 자의식이 강한 모더니즘 작가로서 창작 활동과 인생 모두에서 실험적이 면모를 드러냈으며, D.H 로렌스와 버지니아 울프 등 당대의 작가들과 교류하며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그녀는 자신의 전 생애를 글쓰기에 투자한 작가로서 '내가 쓰는 모든 것은 나의 존재'라고 피력하였다. 버지니아 울프는 캐서린 맨스필드에 대해 '그녀는 내가 찬미하고 필요로 하는 특성을 갖추었다. 내가 추구하던 예리함과 현실성을 모두 지니고 있었다' 라고 평했다

목차

어린 소녀 7
딜 피클 13
비둘기 씨와 비둘기 부인 24
오락가락하는 마음 37
프렐류드 53
독일인들과의 식사 117
피곤한 로저벨 123
레지널드 피콕 씨의 하루 132
최신 유행 결혼생활 146
가든파티 162
미묘한 마음 185
항해 196
죽은 대령의 딸들 209
첫 무도회 241
카나리아 252
6년 뒤(미완) 258

출판사 서평

찬란한 추억에 대한 ‘사랑의 빚’을 갚은 소설
20세기 모더니즘 문학의 정수를 보여주며 단편문학이라는 장르의 지평을 연 작품 ‘프렐류드’의 배경에는 사랑하는 동생의 죽음이라는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막냇동생 레즐리가 군사 훈련 중에 폭발한 수류탄에 사망하자 깊은 슬픔에 잠겼던 맨스필드는 자신들의 찬란한 추억에 대한 사랑의 빚을 갚겠다는 각오를 다졌고, 추억을 기록하고 이해하는 것과 동시에 독자들의 마음에 살아나게 하기 위해서 기존의 소설과 다른 새로운 형태를 찾기 시작했다. 아침부터 밤까지 스탠리 버넬 일가의 모습을 파편적으로 보여주는 이 소설은 일반적인 플롯의 전개가 없으며 인물의 발달에 집중하지 않는다. 때로는 눈에 보이는 광경만을 담담하게 훑고 지나가고 때로는 마음속 깊은 곳의 은밀한 생각을 비추는 화자의 시선을 따라가며 여러 의식의 세계를 넘나들다보면 독자는 어느새 이 가족 구성원의 특성뿐 아니라 서로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이들의 삶을 공유하게 된다.

죽음에 대한 경각심과 삶에 대한 열정이 낳은 걸작
서른네 살에 결국 결핵으로 사망하기까지 10년 가까이 병을 앓은 맨스필드는 늘 바로 뒤에서 쫓아오는 듯한 죽음에 대해 경각심을 품고 있었으며 가치가 있는 글을 남기기 전에 죽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렸다. 그러나 그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 못지 않은 삶에 대한 사랑과 열정을 지니고 있었다. 그의 대표작 ‘가든파티’는 행복한 파티가 열리는 날에 이웃의 죽음에 대해 알게 된 소녀 로라의 이야기를 통해 삶과 죽음의 공존성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가든파티라는 천만뜻밖의 가볍고 화사한 배경에 녹여냈다. 영미 단편문학 앤솔로지에 거의 빠짐없이 수록되는 이 소설은 버지니아 울프의 ‘댈러웨이 부인’에 영감을 주었다고도 한다. 또한,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비극적인 사건이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새로운 삶으로 이어지는 ‘항해’, 독재적인 아버지가 죽은 뒤에 자신들만의 독립적인 삶의 목적과 정체성을 찾아야 하는 무력한 자매의 이야기 ‘죽은 대령의 딸들’ 역시 삶과 죽음의 얽히고설킨 매듭과 놀라운 신비를 신선한 통찰력과 참신한 형태로 담아냈다.

독자와 공유하는 삶의 한 조각
기승전결식 플롯의 부재와 모호한 결말 때문에 맨스필드의 작품은 때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야기에서 누구나 알아보고 동조할 ‘의미’를 찾을 수 없어 당혹스럽거나 어리둥절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맨스필드는 ‘플롯’을 거부하고 새로운 형태를 찾고자 한 선구자이자 모험가였다.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버지니아 울프에게 말했듯이 그는 작가의 본분은 해답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며, 바로 그것이 진정한 작가와 거짓된 작가를 구별하는 명확한 기준선이라고 믿었다. 정리되지 않은 모호함 속에서 깨달음과 충격이 아렴풋이 가물거리는 맨스필드의 글은 실제 삶을 닮았으며, 이야말로 그가 투철한 직업정신을 품고 철저하고 신중한 집필로 일구어낸 성과다. 따라서 맨스필드의 작품을 읽을 때는 어떤 정해진 답을 찾기보다는 이야기의 색과 향과 맛, 음악에 주의를 기울이며 그가 건네는 삶의 한 조각을 음미해보면 더욱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