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고 해밀턴

먼고 해밀턴

$18.06
저자

더글러스스튜어트

저자:더글러스스튜어트(DouglasStuart)
스코틀랜드글래스고에서태어나고자랐다.영국왕립예술학교를졸업한뒤뉴욕시로이주해패션디자이너로서커리어를시작했다.캘빈클라인,랄프로렌,바나나리퍼블릭등브랜드에서20년가까이일했다.알코올중독을앓은어머니를보살피며자란경험을바탕으로쓴데뷔작『셔기베인』으로문단에혜성처럼등장했다.『셔기베인』은2020년부커상,브리티시북어워드올해의책을포함해수많은권위있는상을휩쓸고1백만부이상판매되었다.2022년출간한『먼고해밀턴』으로뛰어난작품성과대중성을다시한번검증받았다.현재뉴욕과글래스고를오가며새로운작품을집필하고있다.

역자:구원
UCLA경제학과를졸업했다.독립출판사코호북스에서기획을담당하며프리랜서번역가및출판기획자로활동하고있다.『뉴그럽스트리트』,『셔기베인』,『어느날거울에광인이나타났다』등을우리말로옮겼으며,캐서린맨스필드단편선『차한잔』과『프렐류드』를엮고옮겼다.『셔기베인』으로제16회유영번역상을수상했다.

목차

그후5월
그전1월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2020년부커상수상작『셔기베인』을잇는또하나의화제작
자유를갈망하는소년제임스와의만남,그후로먼고에닥친생존을건위협

『먼고해밀턴』은먼고가어머니모모의강요로갤러게이트와세인트크리스토퍼라는남자들과낚시를떠나며시작된다.모모는엄마라는이름을붙이기에무언가부족한여성이었다.술을달고사는것도문제였지만남자에게빠져삼남매를놔두고집을비울때가부지기수였다.알코올중독자자조모임에서처음만난두남성에게먼고를맡긴일도그랬다.남자들이먼고가혹여달아날까집가까운곳에서몰아붙이지않는다는것도,먼고의양쪽옆구리가보랏빛처럼멍들었다는것도모모에게는대수롭지않은일이었다.아니,‘그날’이후로막내아들먼고를‘남자답게’만드는방법은이것이라굳게믿는다.

무더위가기승을부리던여름날,버스를여러번갈아타며낚싯터인호수로가는길.먼고는두남자를틈틈이관찰한다.이십대초반으로보이는갤러게이트는뜨개바늘로피부에여자와갱단의이름을잔뜩새겨넣었고,세인트크리스토퍼는앙상한몸에퀴퀴하고낡은양복을꿰입었으며오십대나육십대로보였다.익명뒤에숨은두남자는비밀스러운신호를주고받는다.세인트크리스토퍼는돌연손을뻗어먼고의손목을거머쥐는가하면,갤러게이트는먼고의점퍼를불쑥들추더니몸에난상처를굳이눌러본다.

호숫가로가는길은만만치않았다.물론갤러게이트와세인트크리스토퍼가문제였다.버스를기다리다술에거나하게취하고,차한대다니지않는시골길에먼고혼자히치하이킹을시키고자신들은술을마신다.우여곡절끝에도착한호숫가는더없이섬세한보랏빛과살굿빛으로지평선을물들이고있었다.먼고는좀더일찍호수에도착하지못한게아쉬울정도였다.텐트두개를굳이떨어뜨려설치하는갤러게이트의“별보고싶지않니?”라는제안으로먼고의악몽은본격적으로막을올린다.

『셔기베인』의셔기와마찬가지로사랑할수밖에없는주인공,먼고

세인트크리스토퍼는AA모임에서성인을‘세인트’라는별명을었었는데,성스러운날인일요일에만모임에나가기때문이란다.먼고도‘세인트’와인연이깊다.글래스고의수호성인인세인트켄티건에게글래스고시민들이붙인애칭‘세인트먼고’에서이름을따왔기때문이다.조디는글래스고대성당의스테인드글라스에묘사된‘애수에잠긴소년’인세인트먼고가꼭동생같다고느낀다.평화롭지만왠지외로워보이는그모습이.먼고는흔히떠올리는미남은아니지만풍성한곱슬머리에조각같은얼굴선을지니고있었고피부색도마치크림같았다.또한담갈색눈으로바라보면상대는봄날의따뜻함을온몸으로느낄정도였다.존재자체에부드러움을머금고있어서,여자아이들은먼고옆에있으면안심하고그를귀여워했지만남자아이들은그부드러움을불편해했다.어려서부터늘초조하고불안해했던먼고는청소년기에들어서틱장애증상이나타나며스트레스를받으면한쪽얼굴이경련을일으킨다.자꾸만잡아뜯어빨갛게부르튼광대뼈위의피부가떨리기시작하며불안한심정을고스란히세상에드러낸다.먼고는“웃을기분이아닐때도미소지었고,남들의기분이좋아진다면무엇이든지했다.”

편견과결핍의시대,폭력과혐오가난무하는동네에서피어난여린소년들의사랑

잠시도혼자라고느낄수없는공영주택단지뒤편의어느조용한공터끄트머리에는비둘기집이하나있었다.거기서만난제임스는연갈색이섞인금발에뺨이발그스름하고먼고보다머리하나는더컸다.뚜렷한목적을품고일하는농부같다고먼고는생각한다.동네의대부분남자아이들과는너무다른,두려움이나긴장감이라고는추호도느껴지지않는해맑은소년을보고먼고는자기도모르게그를따라웃는다.어머니는세상을떠났고아버지는머나먼유전에서일하며2주에한번씩만돌아오는제임스는집에깔려있는적막을견딜수없어비둘기집에서하루를보낸다.비둘기들을정성껏키우고아름다운비둘기로남의비둘기를유혹해데려오는가하면,잃어버릴위험을감수하며비둘기들을자유롭게풀어놓는다.“너도행복하지않으면떠날거아냐,안그래?”라는말을덧붙이며.늘외톨이였던먼고는제임스를만나며마음을열고사람을믿는법을배운다.

먼고와제임스의세상에는종교적증오뿐아니라동성애자에대한혐오가만연하다.동네사람들에게들키기라도하면그들은“쓰레기만도못한존재”로취급당할것이며,불량배들은그들을“이야깃거리로삼겠다는이유하나로턱에서사타구니로그어버릴”것이다.절대로범해서는안되는금기.그러나두사람에게그것은누구에게나찾아오는첫사랑일뿐이다.타인에게처음으로자신의모든것을오롯이드러내고맡기는,가슴떨리도록두렵고아름다운경험.두소년의우정이사랑으로발전하고,두려워하면서조금씩서로에게다가가는과정을지켜보다보면,그것은단순히한사람이다른사람을사랑하게되는일이라는걸깨닫는다.그러나가톨릭소년을친구로삼는것조차용서하지않는폭력적인형하미시와,하미시와는다른방식으로역시폭력적인제임스의아버지,먼고와제임스의찬란한시간에는늘두려움의그림자가드리워있을수밖에없다.병사들에게‘하하’라고불리는하미시는얌전한먼고를마뜩잖아하며동생을‘남자답게’키워야한다는부담을느낀다.가톨릭아이들과왜싸워야하냐는먼고의질문에하미시는이렇게답한다.“나도잘몰라.근데존나재밌어.”먼고는형의강요에의해가톨릭갱단과개신교갱단사이의패싸움에가담해야하며,제임스는아버지의명령에따라여자친구를만들기위해애쓰며계속해서진정한자기모습을숨겨야한다.남들과조금만다른모습이어도비난당하고동성애자로불리는것이가장큰수치이던그시절,폭력이도처에깔린글래스고에서먼고에게생존을걸어야할순간이찾아온다.

더글러스스튜어트만의긴장감넘치는서스펜스와거침없는스토리텔링

더글러스슈트어트는전작에이어사회의부조리와사회적경제적불평등에대한관심을잊지않으면서두소년의사랑이라는확장된관계를보여준다.15년펑생자신이사는동네의공영주택몇채말고는다른세계를본적없는먼고에게삶은외롭고거칠기만하다.모모는잠에서깨어나서처음하는생각과자기전의마지막생각,그리고그사이생각이자기뿐인엄마다.똑똑한누나조디는먼고를아끼지만자신의책임이아닌먼고를돌보는데지쳤고,자신이태어나살아온동네와삶을탈출하는날만꿈꾸고있다.형하미시는가슴속의응어리를분노와폭력으로밖에내보내지못한다.‘남자다워지라고’떠밀려보내진낚시여행,그의가족과제임스로부터까마득히멀리떨어진호숫가에서갤러게이트와세인트크리스토퍼는끔찍한포식자의정체를드러낸다.『먼고해밀턴』은도화선에불을댕기듯갈등을긴장감있게폭발시키면서도섬세하고정교한심리묘사로인물들속에숨은인간성과희미한희망을포착한다.과연먼고는호숫가를떠나글래스고,그리고다시제임스에게돌아올수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