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소금실 - 예서의시 30

그리운 소금실 - 예서의시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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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고향에서 농익은 목가적 감성과 역사적 서사
소박하면서 꾸밈없는 서정의 감성을 표현한 시집
소금실은 시인의 고향에서도 가장 변방에 있는 산골 오지이며 동학대장 전봉준의 할머니와 젊은 나이에 요절한 전처의 묘지가 있고 그가 수년간 머물렀다고 회자되는 곳이다. 시인은 동학대장 전봉준의 흔적을 찾고자 소금실을 찾아가 보았지만 무료한 발걸음이었다. 하지만 지금도 그곳은 시인의 마음에 늘 그리운 곳으로 남아 언제라도 그곳에 가면 전봉준의 삶의 궤적을 만날 수 있다.
시인은 전북 정읍에서 태어나 다양한 경력을 갖고 있다. 대학시절을 민주화라는 빛을 갈구하고 정학에 처해지고 포항제철에 입사해서는 고졸과 대졸의 학력격차축소개선작업에 대학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앞장섰다. 그렇듯 시인은 다양하고 독특한 삶의 여정을 거쳐 현재는 고향 정읍에서 환경운동에 전념하고 있다. 그의 이러한 삶의 궤적이 없었다면 이 시집은 발간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고희에 접어든 시인이 늦둥이로 등단한 이후 처음으로 내 놓은 시집이다.
그의 시들은 어렵지 않다. 현학적 표현을 삼가려는 그래서 쉬운 언어로 감성을 끌어내고자 하는 노력의 흔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그는 시를 쓰는 것으로 인생의 여정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그는 시인으로 불리어지는 것에 대해 부끄럽지 않은 시를 쓰고자 한다.
총 4부로 구성된 시집은 제1부 물고기의 침묵, 제2부 나는 늘 반달이었다, 제3부 사랑할 게 많은 세상, 제4부 소금실의 그리움 등 110여 편이 실려 있다. 많은 꽃들과 나무, 정읍 주변의 지명, 동학농민혁명의 발생지인 정읍의 역사적 인물, 배경을 이룬 장소까지 다양한 소재들이 시로 승화되고 있다.
시인은 시를 쓰기를 남은 삶의 가장 큰 과제로 삼은 것 같다. 그의 다양한 삶이 폭넓은 시의 영역으로 자리매김 하기를 바란다.
저자

김용채

저자:김용채
1955년전라북도정읍에서태어났고,건국대학교에서행정학을공부했으며,포항제철에서다년간근속했고,현재는고양인정읍에서환경운동가로활동하고있다.
2023년2월<물고기의침묵>,<세월연습>,<봉준이가슬픈건>으로≪현대문예≫를통해등단하여시를쓰기에정진하고있다.

목차

꽃피는날의서약

제1부물고기의침묵
버려야할유산/사는것은택함이다/노인예찬/물고기의침묵/세월연습/오지않는새/참회/초록에겨운날/기다리는삼백일/바람한점/나무들이커지면/세제길윌은치/꽃처럼웃는다/슬퍼진사랑/푸르름이쉬는시간/꽃과이슬/오월의개구리/아름다운날/한그루나무/가지못한길/불빛의꿈/4월의이별/나의까미/봄의부활/꽃짐/어루만져녹여야/한번이라도/새벽의다짐

제2부나는늘반달이었지
나는늘반달이었지/비와바람/꿈꾸는꽃/비를기다리는건/때가되면/수선화피는날/봄이오면/하나의풀이쓰러져/산수유피는까닭/흔들리는꽃/바람불어좋은날/그리운봄날/봄이슬픈사람/바람개비/벌판의노래/쓰러지는바람/국화심기/목마른그리움/기다림/그리운어머니

제3부사랑할게많은세상
추운시간/향기/눈오는날의기다림/나의겨울/하얀김치/무게가삶인데/사랑예찬/고독/궁휼함의인내/어머니의강/짐을헤아림/화순치유의숲/세상을예배함/남기고떠나오기/화순으로가는길/마중받는사람/비오는날엔새도잦아들듯/사랑할게많은세상/한번의고백/초록친구/손들의조화/다시보는세상/약속의허실/서쪽의이야기/돌아온사람/바꾸는마음/기다려도오지않는산/하나의얼굴/잘살기/각각의전설

제4부그리운소금실
장마를기다림/그가슬픈건/강천산의비밀/불화로/길/가을교암천/입암산성의종록이/동네할머니떠나시니/그리운봉준이/돌아선사람/하루의무게/풍경달기/서쪽의소식/떠나고오는정읍/봉준이의생각/거친날의이별/왜가리의거울나기/배고파우는삶/그리운소금실/동네한바퀴돌기/새로운약속/사랑해야할이별/입암산성/말의결심/봄이오면2/바람개비2/기억이멈추지않은세상/잠자는그리움/사람으로가까워야/비오는날/그런그런삶/산을걸을땐/사랑할때/정종한잔/돌아눕는날

[인터뷰]꽃의향연그리고역사적서사

출판사 서평

시인의말

늦은나이에문단에나서시를쓴다는것은나에게는더할나위없는행복한일이다.
시인으로호칭을받는다는것또한벅찬일이다.
느낌과감정의이입으로교감이있는시를쓰고싶다.
쉬운언어와낱말로편하게읽을수있는시를쓰고싶다.
일상의생활에서가까이보고,듣고,말할수있는시를쓰고싶다.
세상의많은것이시를통해다듬어지고정돈되는시를쓰고싶다.

책속에서

<꽃피는날의서약>

꽃이피는날엔헤어지지말자.
헤어지기좋은날이라해도
피는꽃마저아픈,
꽃이피는날엔
내곁에그대가있기를.

꽃이피는날엔떠나지말자.
떠나기좋은날이라해도
피는꽃마저슬픈
꽃이피는날엔
그대곁에내가있으리.

꽃이피는날엔서로곁에있자.
곁에있는시간이짧아도
피는꽃마저힘든
꽃이피는날엔
꽃잎처럼우리함께곁에있자.

<그리운소금실>

지금실떠나어린딸들손잡고
구절초고개넘어가는곳.
할머니땅에묻고아내마저보낸
산속에갇힌산새들만머무는곳,
그리운소금실.
같이울어줄사람있으랴.
같이토닥거릴사람있으랴.
초야에꿈내리고
들산에바깥일맡기고
그냥그렇게살고싶고

큰바람소리높고
깊은계곡물소리세상으로내모니
내어디쉴수있으랴.
내어찌마다할수있으랴.
황토를닮은피,뛰는심장
두승산에천태산에던지리라
갑오의분노를,사발의언약을.

<사랑할게많은세상>

사랑할게많은세상인데
나를던져살펴보면
나와떨어져지켜보면
참으로사랑할게많은삶인데

길을묻는이를사랑해보았는가
무거운짐을든이를사랑해보았는가
주인잃은강아지를사랑해보았는가
비틀거리는아우성을사랑해보았는가

별을달겠다고
면류관을쓰겠다고
우뚝서보겠다고
수상한세월을참아온발자취

사랑할게많은세상이란걸
늦게라도알았으면다행이지

흩어진돌멩이하나,
담벼락타고오르는능소화나무,
반년을땅속에묻고사는산나리,
익숙한일상의시간속사람들

나를비워담아보면
나를낮춰굽어보면
사랑할게많은세상인데
참으로사랑할게많은날들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