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르는 것은 모두 따뜻하다 - 예서의시 31

흐르는 것은 모두 따뜻하다 - 예서의시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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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자연 친화적인 생명의 언어로 세상을 아름답게 바라보기
흐르는 것은 모두 따뜻하다. 살아있는 것은 다양한 형태로 흐른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나에게서 너에게로, 형식을 바꿔가면서 사랑을 표현하고 전하며 함께 살아가기를 원한다. 그 이유와 방법을 따뜻함으로 이 시집에 지은이는 풀어놓는다.
작가는 이 시집을 작고 사소하다고 생각하는 주변일 것들과 손잡고 자연 친화적이고 생명 존중적인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떠나는 여행이라 생각하기로 한다.
이 시집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은근한 배경으로 깔려 있다. 사랑과 그리움은 사람에게 국한되지 않고 자연과 관계 맺고 사회적 현장까지 확산한다.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라는 말은 인간이 차린 자기 밥상일 뿐 만물은 각각의 존귀함을 지니고 공존하는 것이다. 인간의 생존 본능도 결국 지독한 자기 사랑에서 벗어나 소통하면서 인간성을 회복할 때 존귀해지는 것이다.
이 시집의 시는 대부분 헌시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아내에 대한 사랑과 고마움은 물론 꽃, 나무, 풀, 자연, 사소한 형태 등과 함께 호흡하며 생명의 신비로움과 고마움을 전하고 위로받으며 세상의 아름다움을 함께 바라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접근하고 있다.
저자

조영웅

저자:조영웅
1956년강원도평창에서태어났습니다.1992년3곳의문학잡지에시를발표등단하면서문학활동을시작했습니다.시집으로≪꿈꾸는편마암≫,≪낯선행성에서≫,≪막막한비린내≫,≪봄날,오후2시≫등17권의시집을출간하였습니다.강원문학상,동포문학상,문학세계문학상등을수상하였습니다.대한민국예술문화공로상,한국문인협회공로패를받았으며현재평창문인협회장,국제PEN한국본부강원지역위원회장을맡아일하며고향에서자연과더불어글을쓰고있습니다.

목차

꽃한송이

제1부꽃한송이피어날때
꽃을보내며/포구에서/스마트폰/치국평천하/꽃한송이피어날때/단감/게으른식탁/모닝콜/그림자/산가(山家)/건널목/낙화/담배를피우는너에게/봄,햇살에찔린꽃잎한장/사랑에도거리가있다/가로등/몸의언어/사랑의꽃/우듬지/간지럼타는나무

제2부파도에대한가설
들꽃옆에오래앉아있었네/텅비었다/꽃이피었다/나무아래서/연꽃앞에서/파도에대한가설/물위의시간/해당화/아!저,꽃/꽃타령/거짓말/사랑꽃/곁꽃/매미/벌레집/새벽달/K-마스크/그대,그곳에있었네요/꽃피듯/눈물의사랑법

제3부길가다마음환한꽃을만나듯
꽃/비내리는바다/밀린잠/갈대/편견에대해서/흐릿한풍경/겨울비/꽃잎하나/막차/음악을듣는다/미끼/겨울강/다이어트에대한소견/깊은잠/틈/가고오는길/가을은/사랑꽃/낡은기타/꽃의노래

제4부어느새당신곁에있네요
떨어지는꽃잎이위험하다/상사화/하안거에들다/이제떠날때가되었다/푸른달팽이/비내리는바다/아내의건망증/나무숲에들다/구인광고/야옹야옹/세탁기/낭원대사오진탑/가난한식사/염전창고/들꽃/크리스마스트리/사랑/오솔길/눈물무덤

제5부그녀는한그루불타는나무였다네
가을나무아래서/오래된사진/갈대옆을지나며/낙엽을보며/건배/잎갈나무그녀/때늦은유서/별·별·별/가을산길에서/나이테/겨울나무/미세먼지/꽃샘추위/꽃잎위에쓴상형문자/2월의꽃눈처럼/붉은꽃한송이/덧신/고향

[인터뷰]당신과꽃과사랑과나무의시(詩)

출판사 서평

자연친화적인생명의언어로세상을아름답게바라보기

흐르는것은모두따뜻하다.살아있는것은다양한형태로흐른다.마음에서마음으로,나에게서너에게로,형식을바꿔가면서사랑을표현하고전하며함께살아가기를원한다.그이유와방법을따뜻함으로이시집에지은이는풀어놓는다.
작가는이시집을작고사소하다고생각하는주변일것들과손잡고자연친화적이고생명존중적인가치를추구하기위해떠나는여행이라생각하기로한다.
이시집에는사랑과그리움이은근한배경으로깔려있다.사랑과그리움은사람에게국한되지않고자연과관계맺고사회적현장까지확산한다.인간이만물의영장이라는말은인간이차린자기밥상일뿐만물은각각의존귀함을지니고공존하는것이다.인간의생존본능도결국지독한자기사랑에서벗어나소통하면서인간성을회복할때존귀해지는것이다.
이시집의시는대부분헌시의성격을지니고있다.아내에대한사랑과고마움은물론꽃,나무,풀,자연,사소한형태등과함께호흡하며생명의신비로움과고마움을전하고위로받으며세상의아름다움을함께바라보고자하는마음으로접근하고있다.

인간본성의리듬을찾아따뜻한사랑으로흘러가기

시는하나의커다란이미지덩어리로느낌을추구하는장르이므로서술만으로는표현할수없는제약이있다.이시집속에감춰둔의미와내용을몇편의작품을중심으로소개한다.

“사랑은/허기로출렁거리는쓸쓸함의씨앗인지도모르겠다//길이꺾여비틀거리는/고독한술잔속에담긴내맑은영혼의조각같아/눈부시지만매듭마다아프다//삶또한비틀거리는나의권태속에/뜨겁게피었다시들어가는붉은꽃이었으니//사랑은어쩌면내가놓아준길고양이처럼떠도는/수많은길위의유언같은것인지도모르겠다”(<사랑의꽃>전문)

사랑은늘이렇게아프다.그러나사랑하지않으면살수없다.어떤형식이든우리는서로를사랑하지않으면행복할수없다.어느정도가알맞은건가요?지은이는대답하기보다소중한독자의말을듣고싶어한다.

“몇번이나밟히고꺾였을까?/그래도살아야해/비로소너의삶이될테니까.”(<우듬지>전문)

그래도살아야겠네요.쉬운하루가어디있겠습니까?그러나당신의하루는분명치열했고훌륭했으며존귀합니다.밤마다올려다보던밤하늘푸른별에한발짝더가까워졌잖아요.

“앞만보고달려갔는데//돌아오는길/텅빈벌레집처럼/겨울나무가지끝에서흔들리는/물음표하나//기대고있는것일까?/매달려있는것일까?/또어디로가고있는것일까?//다시돌아오는길//껍질만남아/본능적인습관처럼/바스락거리는빈몸뚱이하나”(<벌레집>전문)

존재는늘고독하고비어있군요.그안에내가없기때문이겠지요.그러나벌레집안을들여다보세요.그어둠속에서비상을꿈꾸며웅크리고있거나벌써하늘로날아올라비어있을겁니다.당신은어떠하신가요?내일은조금더아름다워질까요?답을찾아다시길위에서봅니다.

“그대,그곳에있었네요//내가잎떨어진나무에기대먼하늘바라볼때도/그대,말없이내곁에있었네요//알지못했어요/자꾸기대고싶은사람이원망스러워지는이유를/왜,자꾸아팠는지를//나를대신해당신이자꾸원망스러워지고/당신을대신해또내가많이아파했다는것을/그대,모두알고있었네요//내가기대섰던단단한나무에푸르게물이돌고/멍하니바라보던하늘에/가슴다독이며손내미는따뜻한봄햇살//당신날마다나에게등돌려떠나는것같았지만/그대,늘내곁에있었네요”(<그대,그곳에있었네요>전문)

마음이있는곳에몸이있다.역설적으로몸이있는곳에마음도있다.우리는늘그리워하지만,그리운것은늘가까이있다.이런까닭에주변의사소함에마음을주어야행복한것이다.우리의행복도잡을수있고만질수있는가까운곳에놓아두고꺼내보자는소시민적으로바람도가져본다.

“꽃보고/왜?/아름답냐고묻지마라//그냥놓아두면/제자리에서/아름답게피고지는꽃//꽃피듯/오늘,/네가살아가면되는일”(<꽃피듯>전문)

내가흐르고변화할때느끼고충만해지는것이다.세상을긍정적인눈으로바라보되중심은언제나나에게있는것이다.오롯이혼자존재하는것이아니라관계에둘러싸여있는객체로서의존재가치를떠올려보는것이다.내가소중해야남도소중하게생각할것아닌가.

“내가살아있는것은따뜻함이남아있다는것//이성으로피가차갑게식을때도눈물은남아있어/울수있다는것//흐르는것은모두따뜻하다//겨울강이하얗게입김을풀어내는강변에서보라/누가누구에게로흘러가는지//흐르지않고는못견디는이혹한의강물앞에서/나도너에게로흐르고싶어//하루를버티고사는뜨거운강인지모른다”(<겨울강>전문)

존재하는것은피상적일수있지만또한존재하는것은주관적이다.관계를맺는것은존재하는것이고살아가는것은존립하는것이다.생명존중에관한얘기의출발이고사랑에관한포용의가슴이되는것이다.혹한의강물앞에서하루를버티고사는강일지라도날마다흐르고따뜻하길바라는마음이다.

“없었는데/어디서불쑥솟았다는말인가?//생각이깊고깊어/하룻밤먼길을걸어꽃피웠다는말인가?//밤새워불켜고서있던가로등옆//쓰러지던붉은마음밀어올린/그리움한촉”(<상사화>전문)

그리운것은늘가까이있다.그리움도사랑하는마음을알아야있는것이다.넓은의미의사랑은애잔한마음으로주변을늘환하게밝힌다.사랑하므로우울하다는말은사랑의본질을감추는회피인것이다.

“몸안에새겨놓고꽃을피우지못한/너의문신을본다//날카로운톱날이몸을자르고지나갈때마다/하얗게토해내는비명,//삭이지못하고뛰쳐나갔던나의울분이/저러했을까//행간마다몸을비우고누운푸른영혼이/피어나지못한꽃잎처럼뜨겁다”(<나이테>전문)

나이가들어가는것은감정의몸피를불리는것이다.몸과마음사이틈이넓어지고여백을만들어내몸이아니면다른이의몸을빌려서라도찬란한봄을만나고싶어진다.겉으로보이는게모두가아니듯속으로우는것만으로꽃을피울수없다.나이테몸속수많을길을걸어온만큼봄날에는분노를삭여꽃눈마다환한등을다는날이열렸으면좋겠다.마음이서로에게닿을때비로소꽃이되고사랑이된다.

“너와내가슬퍼할때도꽃은피었어라//수많은꽃송이가/너,이었다가또나,이었다가//서로토라져돌아설때도/남의일처럼무관하게꽃은피었으니//날마다,나그리고너사는일//어두운밤/붉은꽃한송이피어나는일이었어라”(<붉은꽃한송이>전문)

신비스럽고소중하지않은생명은없다.모두작은우주로순리의자전과공전을하며함께관계를맺고상생과소통의꽃대를밀어올릴때우리의정원은시처럼아름다운꽃으로풍성할것이다.

“문득,귀뚜라미소리/섬돌놓여있는시골집작은봉당/어머니/하얀코고무신끌리는소리가/그리워”(<고향>전문)

강물이흘러가듯사람도흐른다.강물은흘러넓은바다에이르지만사람은흘러다시존재의집으로돌아가는것같다.따뜻하게살아있기때문이다.살아서절망하고갈등하며새로운미래를설계하고풀어놓을줄도아는것이다.가슴에남아있는고향,시도결국어머니코고무신끌리는소리처럼사랑과그리움,아름다운희망으로독자의가슴에꽃씨처럼영글기를바란다.

[출판사서평]

작가는먼저생명존중의가치를이야기한다.살아있는것은혼자존재할수없다.문학이독창적이지만다수의독자에게공감을얻고자하는이유이기도하다.사소하다고생각하던것들에게눈길을줄때,나역시소중해진다는것을시로이야기한다.
그리고작가는생태적이고자연친화적인시각에서이야기한다.식물성과동물성으로갈라구분하는시선은갈등을초래하고만다.식물과동물은서로공생의관계이고한생애를공유하며살아가는것이다.자연과우주를휩싸고있는상생의의미를넓혀생각할때생활은더욱맑고풍성해진다는작가는이야기한다.
작가는이미지를가공하지않고살아있는언어로간결하게접근하고있다.이미지를본래적인상태로제공함으로써독자의사색과공감의여백을확장해자신의정서를재창조하고개성적인방법으로세상을이해하고소통하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