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엾은 영감태기 - 예서의시 34

가엾은 영감태기 - 예서의시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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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시대 시니어들의 슬픔을 노래하다
이 시집은 60세 이상을 살아가고 있는 시니어들이 실제 겪는 삼제(三際: 과거, 현재, 미래)의 혼돈과 거기서 관념 지어지는 긍정과 부정을 실제 시니어의 감성으로 노래한다.
≪가엾은 영감태기≫는 ‘시니어’, 즉 나이 듦에는 고독이 더 크게 다가와, 이성적 사랑이 절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다 키워 놓은 자식들의 눈치를 보는 현실, 즉 상속, 증여 등의 경제적인 문제 우선 고려에, 타자에 의해 숨이 가빠지는 시니어들의 우울함을 공감하며 노래한다.


가엾은 영감태기

“쉰 넘어 스무 해 가까이 시라는 형식을 빌어 시를 썼습니다. 이미 네 권의 시집과 이곳저곳에 주로 시로 글 나들이를 하는 중입니다. 시는 ‘끝이 없다’ 혹은 ‘스님이 머리 깎는 일’이라는 말도 들었지만 나는 이 시집이 내 시의 마무리라는 생각으로 썼습니다.”(지은이)

≪가엾은 영감태기≫는 쉰 넘어 시를 쓴 지 얼추 스무 해가 가까워지는 지은이의 시집이다.
시(은거)를 하는 것은 시를 씀(은거함)으로써 자신의 뜻을 바르게 지키고, 바르지 않은 것을 피함으로써 도를 완전하게 하거나, 혹은 자신을 고요하게 함으로써 성급함을 가라앉히고, 위태로움을 제거함으로써 안전함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또 어떤 사람들은 속세의 때에 물들어 자신의 절개가 동요될까 봐 그렇기도 하고, 혹은 다른 사물을 헐뜯다 보면 ‘자신의 깨끗한 본성이 과격해질까 봐 시를 쓴다(은거한다)’고 지은이는 말한다.

“惑寫詩(隱居)以求其志, 惑曲避以全其道,
惑靜己以鎭其躁, 惑去危以圖其安,
惑垢俗以動其槪, 惑疵物以激其淸”(괄호는 원문)

≪가엾은 영감태기≫에 실린 시 중 〈가엾은 영감태기〉도 그러하고, 시작하는 시 〈스트레스 죽이기〉부터 〈사면춘풍 하기〉, 〈쾌설〉, 〈초매〉, 〈무애〉, 〈괴테 형님〉, 〈키오스크〉, 〈아내와 나 사이〉 등 이 책에 실린 모든 시들이 ≪가엾은 영감태기≫의 인연 지어진 큰 주제, 나이 듦에 파생된 하나의 가지이다. 시니어들이 은거가 아닌 현실에서의 당당함으로써의 삶을 기대하는 내용이다.
실제 냉면 한 그릇 값도 안 되는 시집 ≪가엾은 영감태기≫이지만, 적어도 냉면 백 그릇 값 이상의 가치를 내포한 시라는 시인 박산의 자부심이 담긴 시집이다.
저자

박산

저자:박산(박소춘)
‘여의도비행장’이코앞에보이는서울노량진노들나루에서태어나한강을바라보며성장했다.약화장품크레인(플랜트엔지니어링)등을국내외판매하는일을하다가쉰넘어이생진시인을만나본격적으로시를쓰기시작했고≪노량진극장≫(2008),≪구박받는삼식이≫(2011),≪무야의푸른샛별≫(2015),≪인공지능이지은시≫(2020)를펴냈고,2015년부터무크지≪인사島≫편집인으로서책을발간중이다.
현재여기저기에시와산문을기고하며(주)고려유통상임고문으로재직중이며유튜브≪인사동tv≫주간으로방송중이다.

목차

그런말하는거아니다

제1부
스트레스죽이기_천작(淺酌)_연륜_회암사에가보세요_무생(茂生)_사면춘풍하기_거시기_좀바위솔_1/n_運7技3_무장다리꽃과골프공_유월의정원_여기미나리꽝이흐르고있었다네_화촉(華燭)_싸락눈_쾌설(快說)_심심상인(心心相印)

제2부
초매(草昧)_어른이사라졌다_죽서루_빛과그림자_꼰대Song_무량(無量)_공지천에서_바라나시_infobesity_고기가뭐였지?_가엾은영감태기_봄비_영허(盈虛)_1963한강철교밑풍경_향일암연가_상생_꽃상여리무진

제3부
무애_HorrorLife_노들나루1960’s_뜬구름_공친날화가난사람들_무위도(無爲島)_봄바람_객기(客氣)_노인냄새_라훌_외박증(外泊證)_늘그막횡재_괴테형님!_댄디즘(Dandyism)_옛날옛적여의도에서엎드려뻗쳐!_졸업50주년칠순기념

제4부
시작(詩雀)_문패_얼레리꼴레리!_허무의그림자_키오스크_곡哭,아이고!아이고!_바보가마시는술맛이혀에더붙는다_입의똘레랑스_고백,굿바이조르바!_서울에도세렝게티의치타가있다_SAMSUNG_아내와나사이―이생진시의아류(亞流)_목포는예쁘다_옥길동소쩍새_사유(思惟)의끝에는_나이든벗의노래

[해설]박산시집≪가엾은영감태기≫함께감상하기(박호남,한국공연예술원원장)

출판사 서평

이시집은메타포나장황설에기대지않는다.IT,AI와공생해야하는세상에,어차피현대의시는꿈꾸는일이아니다.꽃보고산을찾고바다를찾는일은일상이된세상이다.전쟁끝가장가난한나라에서태어났던지금의시니어들이다.이리좋은집에서이리좋은음식을먹고살줄은상상도못하고자랐다.그러다,어느날문득다가온나이듦과변모한세태에당황한다.당연한줄조상제사를지냈고부모를모셨고지성으로간병하여보내드렸다.그럼에도정작내자식들집에가려면세금고지하듯미리통보하고가는시대이다.돌이킬수없는세태에그냥헛기침만할일은아니다.이시집은우리시대시니어들의슬픔을노래한시집이다.이시집으로인해독자들께위로와진전이있었으면하는바람이다.

그리고시인박산은다음과같이말한다.
“평생무언가를팔고만살아온사람입니다.이시집이회갑칠순팔순및시니어들의생일모임선물용등으로누군가읽고누군가에권해주는그런시집이됐으면좋겠고,키오스크,인터넷등에미온적시니어들께서이시집을읽고≪가엾은영감태기≫를인터넷구입하여벗에게선물했으면좋겠고,스타벅스키오스크에당당히서서커피를뽑는시도를했으면기쁘겠습니다.”

[시인의말]

나이듦에서러움만있는건아니다.
울고싶을때웃을수있는여유도있다.
무심했던산강바다가가슴에든다.
미워했던이들이모두사라졌다.
꽃을꼭봐야해서봄을기다린다.
이런이들과이시집을공유했으면한다.
≪가엾은영감태기≫는솔직히핑계다.

책속에서

<그런말하는거아니다>

한여섯살먹었을까
노란날개달린발레복입은
예쁜여자아이가
빨간브라우스입은예쁜엄마와
룰룰랄라버스에올라서는
내뒷자리에나란히앉았다

아이가쫑알거리는말이
“난할머니가너무좋아
할머니오시라고전화해야지”
착가라앉은목소리로엄마가하는말

“그런말하는거아니다”

<무애>

잘라내면또자라서
갈라지고터지고물집잡혀
평생을거치적거리던
엄지발가락굳은살같은
속병든인연하나떼어버렸다

일단가슴앓이하나사라져좋다

<쾌설(快說)>

딱봐도한눈에
술이고파찾아온벗이
구린입도떼지못하고
우물쭈물하기에

이보시게
마침내가목이컬컬한데
술한잔어떠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