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입 흰 귀 - 백조 소설선 1

검은 입 흰 귀 - 백조 소설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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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유응오

1972년충남부여에서태어났고,대전대정치외교학과,동국대문화예술대학원문예창작학과를졸업했다.대학시절중앙대의혈창작문학상,숙명여대범대학문학상,영남대천마문화상등전국대학생대항문예공모전에서시가당선되었으며,2001년《불교신문》신춘문예와2007년한국일보신춘문예단편소설부문에당선되어등단하였다.'주간불교신문'취재기자로근무하며,학위위조사건을보도하여한국불교기자협회대상인선원빈기자상을수상하기도하였다.장편소설『하루코의봄』,영화평론『불교,영화를만나다』등을출간했다.

목차

006요요
032태초부터자비가충만했으니
―머시Mercy1
044신반장의쿠데타진압사건
―머시Mercy2
068검은입흰귀
120선홍빛나무도마
146비로자나,비로자나
178금어록金魚錄
210연화와운문양蓮花渦雲紋樣
240하나인가?둘인가?
―女離魂

264작가의말
269해설

출판사 서평

“뒤통수를내리쳤을때는어땠어?감각이없었지?왜그런지알아?정강이를맞자마자뒤통수를내리쳤기때문이야.이게도둑질의기본이야.상대의혼을빼놓는것.”
-「검은입흰귀」중에서

상대의혼을빼놓아야하는것은도둑질에만국한되지않을것이다.모든소설가가독자들의뒤통수를노리는것은아니지만그들의마음을훔치기위해서소설가들은여러장치들을소설속에심어놓고는한다.심상치않은등장인물들이끌고가는이야기는어디로튈지모르는긴장감에휩싸인다.계단을오르듯천천히고조되는서사를따라가다보면독자들은어느새야바위꾼에속아넘어간것처럼어디서부터잘못된것인지알수없어뒤통수를어루만지게된다.
「검은입흰귀」에실린9편의작품들은세상의끝에몰린‘외롭고높고쓸쓸한’사람들에게따뜻한손길을전하고있다.거친소재들이주는강렬함에이끌리다가도시적인문장에서읽히는서정과탄력성에넋을놓게된다.

나는출산을한계집애에게는가물치를끓여주고,낙태를한계집애에게는소고기를넣은미역국을끓여줬다.미역국은계절마다끓이지만,가물치를끓여준것은손에꼽을만큼적었다.언젠가는딸년둘이낙태수술을해서미역국을한솥끓인적이있었다.밥상을받자한년은수저를들지못하고국그릇에눈물을떨어뜨렸지만,다른한년은허겁지겁국에밥을말아먹었다.제신세가처량해서우는년이나그럴수록더마음을다잡고살아야한다고밥을먹는년이나배아래를손바닥으로쓰다듬었다.
-「선홍빛나무도마」중에서

여자포주를화자로삼은「선홍빛나무도마」는군인들을상대로‘딸년들’을데리고장사를하는일화를담고있다.끈끈한정으로엮인그들은기구한서로의운명에작은위로가되어준다.불안하지만작은희망을보며한발한발나아가는그녀들의삶은우리의모습과크게다르지않다.
유응오소설가의첫소설집「검은입흰귀」는작은인연에도소홀하지않는사람들의이야기다.서로가기대어살수밖에없는세상에지금내옆을지키는사람은누구인지살펴보게된다.무엇보다천천히음미하며읽게만드는문장들은서사시를읽고있는듯한기분마저들게한다.
인간의수다한인연을살펴서,허다한아픔을보듬어서,위안의말을들려주는사람중에서우리는유응오라는소설가의이름을기억해야하는이유이다.(이승하문학평론가)

추천사

유응오의소설은함축적인문장이많다.시적인문장이라자꾸만음미하게된다.유응오의문장은서정적이면서도서사적이다.사실적이면서도상징적이다.이런문체의탄력성은자주대할수있는게아니다.
벙어리인검은입과귀머거리인흰귀가나누는대화는현실에서는불가능한‘아담의언어’라고할수있다.발터벤야민이역설한‘아담의언어’는선종禪宗에서강조하는이심전심以心傳心의말후구末後句와다르지않을것이다.
소설을읽다보니이세상은온통비극이미만해있는무간지옥같은곳이라는생각이든다.하지만이혼탁한흙탕물에서연꽃을피워내고자분투하는존재가또한인간이다.
인간의허다한아픔을보듬어,위안의말을들려주려는사람중우리는유응오라는이름을기억해야한다.
―이승하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