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김신용 시인의 열한 번째 시집 『진흙 쿠키를 굽는 시간』이 출간되었다. 1988년 작품 활동을 시작하고 36년이 지난 현재까지 끊임없이 창작 활동을 이어온 김신용 시인은 ‘도장 깨기’를 하는 것처럼 매번 자신의 시 세계를 갱신하며 확장하고 있다. 같은 듯 다른 자신을 둘러싼 모든 환경을 살피며 시에 투신하는 김신용 시인의 자세는 언어를 다루는 이라면 본받아야 마땅하다. 현실 비판적이면서도 생명력이 가득한 시편들은 녹록지 않은 우리의 삶을 관통한다. 위태롭게 고층 빌딩에 매달려 유리를 닦다 자신의 발아래 피어 있는 꽃 또한 한 가닥 밧줄에 매달린 생의 얼굴이라 읊조리는 문장들은 큰 울림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생명을 가진 존재들의 생존 방식은 방법이 다를 뿐 크게 다르지 않다. 인내와 슬픔 없이 견디기 힘든 시절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고 그 순간의 기록들을 『진흙 쿠키를 굽는 시간』이라 부르고 싶다. “지상에 더 이상 빵조각 하나 떨어져 있지 않”은 현실에 “열매를 매단 풀 한 포기 나무 한 그루 보이지 않”는 것이 얼마나 큰 공포이며 막막함인가. 신에게서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해준 프로메테우스처럼 『진흙 쿠키를 굽는 시간』은 김신용 시인이 우리에게 주는 양식에 가깝다. 가난한 우리의 영혼이 “한순간만이라도 아름답기를” 바라본다.
진흙쿠키를 굽는 시간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