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포 가는 길

후포 가는 길

$12.00
Description
『후포 가는 길』은 총 111편의 시를 7부로 나누어 담은 방대한 시집이다. 시편의 규모가 눈에 띄지만, 더 주목할 것은 그 안에 담긴 세계의 깊이와 폭이다. 111편의 시가 서로 다른 결을 이루면서도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다. 이 시집 한 권을 펼치는 일은 곧 수행자의 내면과 시인의 사유가 교차하는 긴 여정을 따라가는 경험이 될 것이다. 삼라만상의 본체가 수행자의 눈과 시인의 언어로 겹겹이 드러난다. 단순한 자연의 묘사가 아니라, 모든 현상이 곧 법이며 모든 법이 곧 참됨임을 보여 주는 선적(禪的) 시선이 깃들어 있다.
이 시집은 단지 불교적 깨달음을 전하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로담 스님은 지난 10여 년간 한국과 중국, 삼국과 고려의 선사들이 남긴 선시(禪詩)를 번역하고 연구해 왔다. 『한국의 시승』, 『중국의 시승』, 『연방 시선』, 『구시승의 노래』와 같은 작업들은 이번 시집의 저변을 이루는 바탕이 되었다. 선사들의 언어와 호흡을 깊이 훈습한 결과, 이번 시집은 그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동시대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 결실이라 할 수 있다.
또한 『후포 가는 길』은 수행자의 삶과 더불어 현실 사회에 대한 참여적 시선을 아우르고 있다. 코로나19라는 세계적 재난과 한국 사회의 정치적 사건들을 다룬 시편들은, 시인이 법의 세계 속에만 머무르지 않고 당대의 삶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있음을 보여 준다. 수행과 현실, 사유와 참여가 한 권의 시집 속에서 긴밀히 호흡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후포 가는 길』은 단순히 한 출가자의 노래가 아니라, 동시대 한국 사회와 함께 살아가는 한 시인의 진정한 기록이자 발원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로담정안

저자:로담정안
현문대종사스님을은사로송광사출가.해인강원과중앙승가대학교를졸업하고,중앙승가대학교총무처장,봉은사총무,아셈협상봉은사대표,성북동길상사(대법사)인수실무,학교법인승가학원법인처장,한국문화연수원본부장,대한불교조계종호법부장,재단법인불교문화재연구소소장,대한불교조계종문화부장,학교법인승가학원이사를역임.문화체육관광부전통사찰지정자문위원,문화재청건축분과문화재위원,문화재청문화재보호기금운영위원,문화재청산하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한국전통문화대학교발전기금이사회이사,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운영위원장,불교음악원운영위원,성보보존위원회위원장을역임.한국문인협회와국제펜클럽한국지부회원으로활동중이며,저서로『한국의시승조선』,『한국의시승고려』,『한국의시승삼국』,『진영에깃든선사의삶과사상』,『구시승의시』,『염불하지않는이누구인가』,『잡변과정론』,『송광사를노래한시승묵객』등이있고,번역서로『중국의시승』,『연방시선(蓮邦詩選)』이있다.

목차

04서시

1부

12거울
13치매
14하늘빈마음
15핑계
16옹알이
17길끝에서면
18삶
19잡초
20무상곡(無想曲)
21무심(舞心)
22나[我]1
23나[我]2
24나[我]3
25나[我]4
26나[我]5
27나[我]6
28어느별에서
29회향
30무엇을해도그대로입니다
31독백
32의왕(醫王)
33나의열반송(涅槃頌)

2부

36암자에서
37빈하루
38길목
39비오고바람분다
40먼길
41봄과겨울사이
42주변별은빛나고
43산골에눈이옵니다
44눈오는날
45가을이오니
46풀을매다가
47서포나루에기대어
48비오는날에피는꽃
49청량산
50풍경의호흡
51법당안에서
52유리창에그린그림
53노고

3부

56어쩌라고
57꽃과벌과나비
58사랑이란그흔한이야기를
60홀로라는것은외로움을지킨다는거지
61그리움으로피는꽃
62추억을그렸다
63사랑은마주보는것인줄알았다
64사랑이란말은그리움일뿐
65가장그리운사랑한소절
69사부곡(思父曲)
70어머님께올리는편지
72가족은늘옳다
73애틋함으로
74영혼은여행중

4부

76비가오니꽃이운다
77밤나무아래에서
78들꽃이피어서하는말
79산속에서
80목탁
81나는알고있지
82금강경에대해서
83염불삼매
84간화선아닌게없네
85참선의힘
86법당이서면
87오고야마는것을
88어제저녁해넘이빛이너무밝더니
89점하나에품은꿈
91그림으로그리는시
92별은빛나고
93시절인연

5부

96송광사구산노스님의차1
97송광사구산노스님의차2
98송광사구산노스님의차3
99세월이꽃으로진다
100꿈속에라도한번
102내년봄에싹이돋으면흔연하게다시오신줄알겠습니다
104어머니를모시고극락세계로갔다
105무상스님인도순례길에1
106무상스님인도순례길에2
108아가타보원사
109우리절
110가을설악산의신흥사
111옥룡백계산동백림
112성인을찾아인각사에간다
113기원정사에서직지사까지

6부

116밥상머리가비었다
118달마가골프장에간까닭은
119후포에가면
120촛불
121향불
122벚꽃나무아래에서면
124배가고프다
125네가누구냐고물으면
126말한마디에감사함을전하려고
127아프다,많이아프다.
129울고싶을때에는운다
130코로나19예방접종에책임을져야
132이것이현대사회
133사이버세계에서온외계인
13412월3일
135탄핵
136김건희오빠
137대통령을체포한단다
139눈속까마귀
140들리지않는외침
141행주와걸레그리고
143입법의신님
144어디에서안민가를부를까

7부

148보았느냐
150그세월천년더너머로
152오늘우리부처님의제자로
154모두가함께하신분이오신날입니다
156오늘룸비니동산이되었네
158평화의꽃이피었네
159다함께성불합시다
161부처님윤사월에오셨다
163꽃이피었습니다
165가릉빈가춤을춘다
167우리곁에오신불보살님
169염불하는우리가부처님
170연등,한꽃이핍니다.
171어머니
172당신으로인해나는
174어느점에서만날수있는건가요
175층간소음

177시결(詩結)

출판사 서평

이시집은“모든일상이법아님이없고,모든법이참됨아님이없다”는깨달음을전하는대하진언(大河眞言)이다.거울앞에서“이뭣고?”라는물음으로시작해“우리가누구?부처님!”이라는궁극에이르기까지시인은삶과수행,그리고사랑과사회의현장을두루비추고있다.
세속의번민과수행자의길,그리고팬데믹과사회적아픔에대한응시는문학이지녀야할현실감각을잃지않으면서도동시에모든존재를향한연민과자비로확장되고있다.
『후포가는길』은수행자의맑은노래이자동시대를사는우리모두에게건네는발원이다.나뭇가지가햇빛을향해뻗듯,작은꽃씨가바람을타고옥토로날아가듯,모든존재가법이자시어임을보여주는시집이다.이책을읽는일은곧우리가어떤‘작은깨달음의길’위에서있는지확인하는순간이될것이다.

로담스님이십년만에내는이시집은‘모든일상이법아님이없고,
모든법이참됨아님이없다.’라는것을일러주는대하진언(大河眞言)이다.
거울앞에서서‘이뭣고?’로시작하여‘우리가누구?부처님!’이라는
구(究竟)에이르기까지깊고긴,시(詩)의장강이흐른다.
빗소리,새소리,모든물상에흐르는바람의소리와꽃과벌나비,
천지간에소복이쌓이는흰눈,모든것을품는바다등.
삼라만상의본체를법의눈으로,시인의마음으로노래하고있다.
시집『후포가는길』은50여년정진해온수행자의정신과지혜가,
아름답고자비로운시심이!녹아있는시인로담스님의진언이며,
아가타(阿伽陀)이다.
-詩結중에서

저자의말

홀로부르는노래

얼마나그리워해야
한점선혈(鮮血)로토하고
얼마나더오롯이해야
사리(舍利)한알을얻을까

온갖식물이
꽃으로피지않음이없고
벌나비로맺은열매가
모다싹틔우는것아니라해도

모든말이시어(詩語)아님이없고
모든시어가노래아님이없는데
오로지
내가알지못했고

모든일상이
법아님이없고
모든법이참됨아님이없는데
오로지
내가어리석었네

가르쳐주는스승없어도
나뭇가지는햇빛을향해뻗고
아주작은꽃씨는바람따라
옥토를향해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