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표지랜덤발송)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 : 27편의 명작으로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표지랜덤발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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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익숙한 27편의 명작에 질문을 던지고 흔히 볼 수 없었던 역사의 뒷이야기를 탐색하는 낯선 세계사. 박신영 작가의 전작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의 후속편으로, 내용은 한층 더 깊어지고 풍부해졌다.

그리스신화, 『신통기』, 『변신 이야기』 같은 고전으로 시작하여, 『백설공주』,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동화를 거쳐, 『빨간 머리 앤』, 『제인 에어』, 『톰 아저씨의 오두막』, 『반지의 제왕』 같은 명작까지, 한 번쯤 읽어봤거나 적어도 제목은 알 법한 잘 알려진 이야기를 통해 역사를 되짚어본다. 서로 연결된 27편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유럽사 흐름이 한눈에 잡힌다.

명작을 뒤집어보면 전혀 다른 결론이 난다. 우리는 주로 권력을 지닌 자가 기록한 역사에 익숙하지만, 반대쪽의 역사를 담은 이야기도 항상 있기 마련이다. 저자는 가난한 집의 길 떠나는 아이, 마녀와 폭도로 몰린 사람들, 백인 여성 제인에 가려진 크레올 여성 버사, 양말을 받고 감동하는 도비 등 등장인물 누구도 차별하거나 역사의 조연 혹은 무대장치로 다루지 않는다. 주인공이 바뀌면 다른 역사가 되는 이야기,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다.

문학과 역사, 인간에 관심 많은 이야기꾼으로, 스스로 ‘역사 덕후’라고 칭할 만큼 무엇이든 그 역사부터 캐고 보는 저자가 이번에도 역사의 숨은 배경을 아낌없이 탈탈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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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신영

문학과역사,인간에관심많은이야기꾼.어떤일이생기면그역사적유래부터파고드는역덕이기도하다.잘살고있는지회의가들때,글을쓰다가외로워질때좋아하는역사책을꺼내읽는다.

초등학교3학년때어머니가충동구매한계몽사세계문학전집과중고등학교역사선생님으로인해운명이바뀌었다.대하역사소설을쓰고싶어숙명여대국문학과에입학해사학을부전공했다.산꼭대기에있는도서관옆으로...

목차

서문
다른이야기를알면다른선택을할수있다004

1장유럽의형성,유럽인의탄생
제우스는왜바람둥이일까013
성벽너머에위험한세상이있다고?027
옛날서양사람들은무엇을먹고살았을까039
사자는어떻게백수의제왕이되었을까051
옛날이야기의주인공은왜셋째아들일까064

2장중세문명과민중의삶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081
크리스마스선물은왜산타클로스가줄까094
빵굽던할머니는진짜마녀였을까106
그들은왜브레멘으로가려했을까118
고양이는왕에게왜새를바쳤을까131
신데렐라는왜밤12시전에돌아와야할까141

3장대항해시대,패권의흐름
베네치아해군제독이왜흑인이었을까157
제방관리로성공한나라,네덜란드169
다시돌아온크리스마스181
해적깃발아래,그들은같았다193
버사는건너지못한바다206
어떤마녀는왜벌받지않을까(1)220

4장산업혁명과근대화,경쟁의뒤편
『백설공주』의난쟁이는누구였을까235
영국에는왜철도미스터리소설이많을까246
톰아저씨의오두막집과분열된집258
공포의계곡에서실제로일어난일271
어떤마녀는왜벌받지않을까(2)285

5장제국주의와세계대전
아일랜드감자기근은인재였다299
조로는왜검은옷을입었을까312
해가지지않는제국의미친티파티325
그많던군마들은다어디로갔을까338
반지원정대,히틀러를만나다352

참고도서366

출판사 서평

27편의명작으로탐색하는낯선세계사
명작을통해역사뒤집어보기

『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는익숙한27편의명작에질문을던지고흔히볼수없었던역사의뒷이야기를털어내는반전의세계사다.저자는승자의논리에따라쓰인역사에익숙한우리에게다른시선으로바라보면다른결론을얻을수있다는것을보여준다.새롭게살땅을찾아떠난개척자가다른쪽에서보면침략자가되는것처럼말이다.그런데왜굳이명작을뒤집어보고틀어보고숨은이야기를찾아내는걸까?아름다운동화를,웅장한전설과신화를왜다른시각에서비틀어보는걸까?저자는그이유를이렇게말한다.

“세상에는권력을가진쪽이기록한역사외에다른역사도늘있었다.오늘날의세계질서가이렇게짜인것은필연적이지도않고당연한결과도아니었다.그러므로다른이야기를알면다른선택을할수있다.다른세상을만들수있다.”_「서문」중에서

다른선택을하고다른세상을만들어가기위해,가지지못한사람들,억압받은사람들,승자가되지못한사람들이행복하고사람답게살아갈세상을위해,저자는다른시각에서명작의역사배경을탐구하려노력한다.이를테면,「장화신은고양이」에서고양이는왜장화를원했을까?꼭장화를신어야하는이유가있었던것은아닐까?「장화신은고양이」는서유럽중세봉건사회를고스란히반영하고있다.그리고신발은중요한역할을한다.신데렐라의유리구두가왕자에게데려다준것처럼,도로시의마법구두가집으로돌아가게해준것처럼.그러니까장화는고양이를총사로만들어주었고,고양이는총사로서충성을다해자신의주군을진정한귀족으로만들었다.여기서고양이는주인에게충성한결과로출세한샤를페로자신이었다.

한편이는1628년에태어나1703년에사망한샤를페로자신의이야기이기도하다.페로는프랑스파리의부유한부르주아가정에서태어나,법을공부한후콜베르의비서가되었다.그가모신콜베르는상인집안에서태어났지만재무장관과해군장관자리에까지오른다.그덕에영지를획득하고귀족이되어작위를아들에게물려준다.콜베르의일생은루이14세시절법복귀족의성장을보여준다.결국귀족이된콜베르는방앗간집셋째아들이고,콜베르의비서인페로는주인을영주로만든장화신은고양이였다.-91쪽

한편,제인에어는정말로해피엔드일까?제인이모든시련을넘어로체스터백작과결혼하므로해피엔드라고생각할지모르지만,사실『제인에어』에는또다른결론이숨어있다.이작품을제대로읽으려면19세기초중반의영국의실상을살펴봐야한다.대영제국의절정기였던당시에는식민지는물론자국에서도여성과노동자,하층민,이민족이억압받았다.제인에어는아기때부모를잃고친척집에서학대받으며자랐는데,“여성들이란집안에처박혀서푸딩이나만들고양말이나짜고피아노나치고가방에수나놓아야한다고말하는것은보다많은특권을누리고있는남성들의소견없는생각에지나지않는다”라며전통적인여인처럼사는것을거부한다.
학교를졸업하고가정교사로취직한제인은그저택의주인인로체스터백작에게청혼을받는다.하지만제인은결혼식당일에야그에게정신착란증세를보인다는이유로다락방에가둬둔부인버사가있음을알게된다.로체스터는제인에게사실혼관계를제안하지만,제인은“쓸쓸하고고독하고아무도의지할사람이없으면없을수록나는나자신을존경한다”고다짐하며그를떠난다.결국제인은다른마을로가서교사로지내다가유산을받아부자가된다.한편버사는죽고,로체스터백작은불구의몸이되었지만제인은그와결혼한다.
여기서로체스터백작의부인인버사메이슨의삶을들여다봐야한다.버사는영국의식민지였던자메이카의부유한농장주의딸이었다.영국본토의권력자들은서인도제도의부유한백인들이정치적권력을갖는것을원치않았고,같은백인이라도크레올이라부르며차별했다(크레올은식민지에서태어난백인과혼혈인을포함한말이다).백인농장주는노예여성을성노예로삼아그사이에서혼혈이많이태어났는데,본토영국인들은백인남성을유혹했다며유색인종의여성만을탓했고,혼혈인이든백인이든크레올여성만을비난했다.그렇지만신붓감으로는인기가있었다.서인도제도의농장주들은귀족집안으로딸을시집보내고싶어했고,작위와영지를상속받지못하는귀족아들들은이들과결혼하여풍요로운삶을살길원했다.『제인에어』의버사와로체스터의결혼도그런맥락에서이뤄진것이다.
결혼후처가에서잘지내다가형이죽자작위를계승하기위해영국으로돌아온로체스터에게버사는더이상필요없는존재였다.결혼한여성은남편의소유물이므로아내의모든인격과권리를대신행사했고,아내의모든재산권은남편의몫이었다.그래서‘성적방종과광기가유전된’크레올여성이라는이유로정신착란으로몰아버사를다락방에가둔것이다.
작가는식민지크레올여성인버사를다락방에가두고화재로희생시켜서순수영국혈통인제인과로체스터를결합시킨다.가난하고못생긴여성의권리를주장한다는작품에서조차영국출신의백인이아닌여성은부당한대우를받는다.제인은“무엇보다도차갑게내가슴을치는것은,내가당연히,또불가피하게사랑하는사람과나사이를가로막는더큰대양-재산,계급그리고사회인습-이었다”라며로체스터를떠났다가,결국그대양을건너서로체스터와결혼한다.그러나제인이건넌바다를버사는건너지못했다.서인도제도에서영국으로대서양을건넜지만,크레올여성인버사앞에는더넓고더큰바다가놓여있었던모양이다.

그러나제인이건넌바다를버사는건너지못했다.서인도제도의버사는로체스터와결혼해서대서양을건너영국으로왔지만진정으로건너지는못했다.로체스터와제인사이에있던바다는재산,계급그리고사회인습이었다.다락방에갇혀있던버사가보았을바다는과연무엇이었을까?크레올여성버사는건너지못한바다,그리고제인의해피엔드를기뻐하는독자들이미처보지못한넓고도깊은바다가여기『제인에어』에있다.-217쪽

역사는보통승자의기록이라고한다.그렇기에우리가흔히알고있고학교에서배운역사는한쪽의입장밖에담아내지못한다.승자는자신에게유리한상황만부각하고,나머지는모른척묻어버린다.그러나역사를제대로보고배우고깨닫고싶다면승자가아닌쪽,권력을지니지못했던사람들의이야기를들어야한다.그러니승자가,권력자가강요하거나교묘히억제하는방식에서벗어나,평등하고정당하게살아가려면지나간역사를다시금톺아볼필요가있다.다른이야기를알면다른선택을할수있기때문이다.그것이이책『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가나온이유다.

명작을따라가다보면유럽사의흐름과맥락이한눈에…
살아있는역사,움직이는사람들의이야기

이책은고대그리스문명,로마제국등유럽인이탄생한먼옛날부터봉건제와기독교로대표되는중세를거쳐대항해시대에유럽이팽창하여,산업화와제국주의의근대를지나제1·2차세계대전에이르기까지,신화와전설,동화와명작을아우르는27편의이야기가서로연결되어있다.시대순으로정리되어있어다읽고나면유럽사전체의흐름을한눈에파악할수있는구성이다.최고신인제우스는왜그렇게바람을피우며돌아다녀야했는지,왜왕자들이공주를찾아여행을떠났는지,이야기의주인공은왜전부셋째아들인지,그동안읽거나들었지만무심히흘려보낸이야기를새로운시선으로들여다볼수있다.셰익스피어의작품에서대항해시대의패권이어떻게흘러갔는지살펴보고,『반지원정대』에서히틀러의그림자를본다.부모가아닌산타클로스가선물을건네준이유가무엇인지,신데렐라의통금시간이12시였던까닭은무엇인지,왜마녀들은벌을받지않고왕자와공주가대신시련을겪었는지이해할수있다.저자의이야기에는“아!그렇구나!”하며무릎을치는순간이있다.‘무엇’이있었는지를살펴보기보다‘왜’그런일이일어났고‘어떻게’전개되었는지를살펴보면,그것이살아있는역사이고움직이는사람들의이야기임을깨닫는다.저자는“문학이사람에대한이야기라면역사는움직이는사람들에대한이야기”라고말한다.특히유럽인들의이동에따라서구위주로세계의틀이형성된과정을다룬다.수많은유럽인들이장자가아니라서,자신의운명을바꾸기위해서,혹은경작지가부족해서원래머물던곳을떠나모험을떠났다.그들로서는새롭게살땅을찾아이동한것이고새로운곳을찾아개척한것이겠지만,반대편의시각에서보면그들은침략자에지나지않는다.즉,주인공이누구인가에따라역사는달라진다.이책에서는단순히명작을읽는것이아니라신화와전설,민담과동화등을통해숨겨진삶의이야기를짚어보고,서구를중심으로편성된세계질서를다른시각에서바라볼수있다.

『백마탄왕자들은왜그렇게떠돌아다닐까』의후속작
저자특유의입담으로풀어낸반전의유럽사

저자박신영은스스로‘역사덕후’라고칭할만큼무엇이든역사적유래부터파고든다.또한문학과역사,인간에관심많은이야기꾼이기도하다.책이나신문을읽다가,영화를보다가도역사적근원이궁금해지면관련된자료나책을있는대로찾아읽고궁금증을해소해야직성이풀린다.이렇게꼬리에꼬리를무는질문을던져특유의입담으로숨은이야기를풀어낸전작『백마탄왕자들은왜그렇게떠돌아다닐까』는10년넘게스테디셀러로자리잡았고,부모들이아이들에게읽히려고사주었다가오히려자신들이더흥미롭게읽는책이되었다.현재중국(2쇄)과대만(15쇄)에번역되어현지에서도호평받고있다.익숙한작품으로질문을던지고다른관점에서세계사를들여다보는,승자가아닌관점에서역사를보는저자의태도는이책에서도한결같다.하지만전작보다더깊이파고들며뒷이야기의지평을넓혔다.말하자면『고양이는왜장화를신었을까』는『백마탄왕자들은왜그렇게떠돌아다닐까』의후속작이면서유럽사의심화편인셈이다.문학작품의줄거리만훑기보다는그뒤의역사를알면이야기의깊이가다르게느껴진다.문학을바탕으로역사를읽으면역사가훨씬재밌게다가온다.고양이의장화가더눈에띄고,신데렐라와왕자의사랑이더아름답게보이며,『제인에어』의결말이그다지행복하지만은않다면,핑커튼탐정사무소와셜록홈스가멋지게만보이지않는다면,이책을제대로읽은셈이다.

다른관점의이야기가궁금하다면,차별과폭력에맞서각시대의사람들이어떤역사를이야기로남겼는지알고싶다면,역사가어렵고지루하다는생각부터든다면,이책이하나하나속시원히해결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