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가 사라진다 : OTT에서 영화제까지, 산업의 눈으로 본 한국영화 이야기

한국영화가 사라진다 : OTT에서 영화제까지, 산업의 눈으로 본 한국영화 이야기

$19.50
저자

이승연

영화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라는타이틀로불리지만스스로는‘시네필’하나로충분하다고생각한다.혼자보는게아까워소개를하다보니어느덧네권의영화책을쓰게되었다.좋은영화한편이누군가의인생을바꿀수있다고믿는건,바로그주인공이나였기때문이다.엄마를잃고천직인줄알았던일을놓아야했던인생의가장낮고추운곳에있을때영화를만났다.한양대에서교육학을,연세대대학원에서정치학을공부했지만결국영화가업이된것은인연이자운명이었다고생각한다.그런영화가계속만들어져야하는데팬데믹을거치며영화산업이큰위기에빠졌다.산업을알아야영화가산다는절박한마음으로집필을시작했다.한국영화산업의생존과부활을위해기꺼이싸우는전사가될작정이다.
지금까지《영화에게세상을묻다(공저)》,《영화가말했다(공저)》,《살고싶어몽테뉴를또읽었습니다》,《안녕을위하여》등의책을썼다.국회의원보좌진과대통령선거대책위원회공보팀장,스피치라이터를거쳐현재경기도문화예술위원회위원,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집행위원으로활동중이다.언론매체와페이스북을통해좋은영화를소개하며이웃들과도꾸준히소통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4

1부영화산업의지각변동이시작되다

1장_영화산업의패러다임이바뀌고있다17
극장이무너지고있다·19/커져가는불확실성·23

2장_안방으로들어온스크린27
영화란무엇인가·29/뤼미에르냐에디슨이냐·33/텅빈극장의몸부림·38/극장위기의진짜원인·50/티켓값보다더중요한것·56

3장_무궁화꽃이피었습니다61
무너져버린시스템·63/피자마자시드는꽃·71/생존을위한몸부림·77/왓챠의미래를점치다·85/K-정부는뭘하고있나·89

4장_넷플릭스를말하다95
넷플릭스의탄생·97/넷플릭스에게한국이란·100/‘누가주인인가’보다중요한문제·104/우리는프랑스를,프랑스는우리를·116

5장_우리는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가127

2부한국영화의중추,기로에서다

1장_한국영화의중추,이대로좋은가135
국가영화기관의존재들·137

2장_큰산이무너지고있다143
대체어떤산이기에·145/다시,영화란무엇인가·148/생존의갈림길에서다·152/무엇이문제인가·155/국회의법안개정움직임·161/영진위가존립해야하는이유·166
[깊게보기]한국영화아카데미를국립영화학교로·172

3장_〈범죄도시〉는1편만잔인했는가181
천만관객영화의조건이된‘나이’·183/등급분류는왜중요한가·188/영상물등급위원회가되기까지·192/해외의등급분류방법·196/영상물의홍수속에서살아남기·202/등급분류가미디어교육의첫걸음·207
[깊게보기]영상교육,아이들을지키는마지막보루·212

4장_과거로미래를열어야한다229
돌아온영화들·231/국내유일의아카이빙&복원·234/철학적인질문들을던지다·243/영화의새로운가능성·251
[깊게보기]VFX의미래를상상하다·255

5장_영화가만들어주는축제265
영화제수상작은재미가없다?·267/감독들이영화제에목을매는이유·271/지원하되간섭하지않는다·277/부산국제영화제의의미·283/한국영화제의과제와비전·291

6장_한국영화를위해존재하는가에답해야301

에필로그·308

주석및참고문헌·312
도판목록·330

출판사 서평

제2,제3의봉준호,박찬욱은가능한가?

기로에선한국영화의생존가능성을묻고
영화산업의기쁨과슬픔을탐색하는‘영화인사이드’

한국영화가심각한위기에직면했다는우려의목소리가높다.팬데믹기간에영화산업을둘러싼환경이바뀐데다한국영화만의현실에대한주제의식과고유한독창성을담아내지못해경쟁력이떨어졌기때문이다.저자이승연은한국영화산업의문제를낱낱이들여다보고진짜위기의원인이무엇인지조목조목파헤친후한국영화의생존가능성을탐색한다.

팬데믹상황전인2019년까지극장매출은전체한국영화산업매출의80%정도를책임져왔다.하지만한번도경험해보지못한위기로인해극장을찾는관객은사라졌고,대신OTT가급성장하며산업생태계의지형이완전히뒤바뀌고말았다.그로인한극장의손실은관람료상승으로고스란히이어졌고,영화발전을위한기금도곧소멸할위기에처했다.

극장매출이중요한이유는국내영화산업매출의80%를극장이담당하고있기때문입니다.극장외매출비중은20%를밑돌고,해외수출비중은3~5%를차지하고있습니다.그러니까구조상극장이무너지면영화산업자체가휘청거리게됩니다.-39쪽‘텅빈극장의몸부림’중에서


그렇다면단순히극장위기가코로나19로인한사회적거리두기와OTT의성장때문만일까.위기의진짜원인을들여다보자.묵은폐단으로인한극장의위기는그이전부터존재했었고팬데믹으로문제점이선명하게드러났을뿐이라고저자는얘기한다.한국영화계를병들게했던주체는다름아닌‘스크린독과점’과‘수직계열화’로대표되는멀티플렉스들때문이라고.이는영화콘텐츠의다양성을훼손하고한국영화산업의가치를떨어뜨리는결과를불러올것이라며영화관계자들은코로나19가본격화하기이전부터[포스트봉준호법]제정을요구해왔다.

[포스트봉준호법]의골자는크게세가지로대기업의영화배급·상영겸업제한,특정영화스크린독과점금지,독립·예술영화및전용관지원제도화입니다.CJ,롯데,메가박스등3사를배불리는데쓰이는돈은‘미래의봉준호’를키우기위해쓰여야한다는것입니다.제2,제3의봉준호가될수있는감독들의영화가관객들을만나고,그들이계속해서영화를찍을수있게만드는구조만이한국영화계를살릴수있다는말입니다.-52~53쪽‘극장위기의진짜원인’중에서

결국,극장은복합문화공간으로탈바꿈하려는시도보다는어려울수록기본으로돌아가서정체성을찾고다양성과연결되는좋은영화,즉콘텐츠로승부를봐야한다는것이다.극장에걸영화가없어지면진짜위기에처할것이므로.실제많은제작자가“2025년이후한국영화라인업은사실상없다”고진단한다.
그래서저자는세계최고의권위를자랑하는영화제에서봉준호,박찬욱감독등이수상을하고,K-콘텐츠의위상은더없이높아졌지만,한국영화가계속우리의자랑이되기위해서는현재직면해있는여러어려움에모두가관심을가지고해결책을함께도모하자고호소한다.

OTT의성장은한국영화산업의위기인가기회인가
한국에게넷플릭스란,넷플릭스에게한국이란?

맹렬한기세로성장하던OTT역시벌써한계를드러내고있다.팬데믹기간에국내의유명한영화감독과영화계인력들을영입하고OTT사업에우후죽순뛰어들었지만OTT업계에서도명암은확연히갈린다.코로나19특수는OTT의절대강자인넷플릭스에만해당할뿐국내OTT들은적자폭이해마다증가하고있는실정이다.OTT간의치열한경쟁과오리지널콘텐츠확보를위한제작비상승이갈수록심화되고있기때문이다.이런가운데국내OTT가성장하지못하면영화산업도,OTT산업도다사라질위기에처할텐데전부넷플릭스로만몰리고있다고저자는말한다.

현재한국영화산업의가장큰문제는악순환에빠져있다는것입니다.극장이회복되어야산업이살아난다고하면서도극장에영화가없습니다.할리우드대작몇편과일본애니메이션몇편이그나마극장을연명시키고있는가운데창고영화는그대로사장될위기에처해있습니다.생계를위해어쩔수없이OTT시리즈물을만들어야한다고하면서도전부넷플릭스에만줄을서고있습니다.국내OTT가성장하지못하면영화산업도,OTT산업도다죽는데말입니다.-129쪽‘우리는무엇을어떻게해야하는가’중에서

그렇다면한국에게넷플릭스란,넷플릭스에게한국이란무엇이란말인가.
넷플릭스는세계190여개국에서비스를제공하고,구독자수2억3,000만명을보유한글로벌OTT의공룡기업이다.넷플릭스가2016년부터2020년까지5년간우리나라에가져온경제적파급효과는약5.6조원이었고,약1.6만명의일자리도창출했다.
적극적인투자와국내콘텐츠를해외에알리는발판이되어주었고,여유있는제작기간과인력,노동관계법준수,창작의자유보장등제작환경의개선에도선도적인역할을해주었다.하지만아직해결해야할난제도많다.창작자의권리를온전히보장하지못하는계약방식,조세회피,망사용료논란등이그것이다.국회에서저작권법개정논의를막시작했지만갈길이멀다.그럼에도저자는아직넷플릭스가우리를필요로하는것보다우리가넷플릭스를더필요로한다고말한다.영화산업의침체속에서넷플릭스의대규모투자는산소호흡기나마찬가지이므로모두가상생하기위한대원칙을세우고합의를이끌어내는것이가장우선되어야한다는것이다.

한국영화산업의중추기관,이대로좋은가
영화제의의미와과제,영화제는우리에게무엇인가

이책《한국영화가사라진다》는크게1,2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코로나19이후극장이처한현실과OTT의상황을진단했다면,2부에서는위기에처한한국영화를살아숨쉬게할영화산업의중추기관들과영화발전기금,영화제등의존재이유를묻고과제를던진다.

우리나라에는영화산업의중추기관으로영화진흥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한국영상자료원이있다.한국영화산업을총괄하며핵심적인지원을도맡는영화진흥위원회는코로나19이후영화상영관입장권부과금의급감과예산축소,정체성과역할론의부재로존재가치마저의심을받는상황이다.저자는영진위가다시살기위해서는먼저원칙과정체성을확립하고이시대가정의하는영화란무엇인지,존속이유는또무엇인지뼈아픈질문의시간이필요하며,안정기에진입할때까지만이라도국가지원이시급하다고강조한다.

영진위를존속시키기위한현재의최선은‘국고지원’이라는점입니다.코로나19의직격탄을맞은산업이영화·미디어산업만은아니지만,그사이산업생태계가급변한점이충분히인정되어야합니다.기금을운용한다는이유로다른산업군에비해서지원이적었던것도사실입니다.우선은시장이새로운질서를만들고산업이안정기에진입할때까지만이라도국가가뒷받침할필요가있습니다.-163쪽‘국회의법안개정움직임’중에서

영상물등급위원회는영화와영상물의등급을분류하여정확한정보를제공해준다.영등위에가장중요하게요구되는것은대중의신뢰다.<범죄도시>1편과2편의사례를보면폭력성의강도가비슷한데도1편은‘청소년불가’이고2편은‘15세이상관람가’로하향조정되었다.등급심사및분류의공정성에문제를제기할수밖에없다.연령별로등급을구분하는이유는바로청소년을보호하기위해서다.저자는영화·영상물의유해성을판별하는능력은어릴때부터교육과훈련을통해이루어져야하므로영등위가영화교육과미디어교육에적극나서야한다고주장한다.

한국영상자료원은영화가잘보존되고계승될수있도록아카이빙과복원을책임지는기관이다.갈수록영화와영상자료들이넘쳐나기에자료원의역할은더중요해지고할일은많은데인력이턱없이부족한상태다.따라서저자는국가의지원이대폭확대되어야하며,한류를탄생시킨문화강국의위상을유지하는길은인프라구축과교육에국가의역할이무엇보다중요하다고거듭강조한다.

유명한국제영화제로는칸,베를린,베니스의3대유럽영화제와미국의아카데미시상식이있다.이들영화제는주로상업성,대중성,오락성보다는작품성이뛰어난영화들을소개한다.한편영화제에서의수상은감독으로서자기의작품세계를인정받았다는뜻이기도하다.

권위있는단체나기관으로부터의인정은매우중요합니다.다음작품을이어나갈수있는힘을얻는유일한통로입니다.특히유럽의영화제들은감독이스스로최종컷을결정할수있는권한을갖고만든영화들을초청하고그영화들을인정해줌으로써감독을예술가로자리매김해줍니다.-275쪽‘감독들이영화제에목을매는이유’중에서

우리나라는27번째영화제를치른부산국제영화제를비롯하여현재70개가넘는영화제를개최하고있다.부산국제영화제는아시아영화를세계관객들과만나게하는허브의역할을하고,전주국제영화제는대안영화와독립영화를지원·육성하고,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장르영화제로서애니메이션을발전시키고,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영화와음악을동시에즐길수있도록한다는자기만의지향점이있다.하지만저자는지자체들이앞다퉈개최하는영화제들이제각각의뚜렷한정체성과차별성을갖고있는지에대해서는한번되짚어봐야하고,한국영화의높아진위상을유지하려면정치와경제논리에서자유로울수있도록‘지원하되간섭하지않는다’는대원칙을꼭지켜야한다고말한다.

OTT에서영화제까지,산업의눈으로본한국영화이야기
‘스크린독과점’을막고‘다양성’의확대가한국영화를지키는길

무너진극장이회복될방법이없고,개봉할영화가없으며,국가의적극적인지원이나정책수립도지지부진한상황에서영화산업계가다시일어서는방법은무엇일까?
자원도인재도부족한우리나라가전세계에높은인지도를쌓은것은‘음악,웹툰,영화,드라마’등단연문화의힘덕분이다.그리고K-콘텐츠의중심에는언제나한국영화가자리하고있었다.따라서한국영화가,한국영화산업이위기의질곡에서벗어나려면수직계열화로인한스크린독과점을막고다양한독립예술영화들이설자리를찾도록해야한다.그러려면영화산업의중추기관과국가가기본으로돌아가‘영화란무엇인가’라는재정의를시작으로정체성을찾고한국영화산업이숨통이트일때까지아낌없는지원이필요하다는저자의주장은이책을관통한다.또한우리의자부심이자자존심인한국영화가높은위상을이어가려면영화에대한우리의사랑이좀더필요하다고간곡히호소한다.

지금까지영화산업바깥에서한국영화산업의현실을객관적으로깊이파고들며문제를진단하고대안을제시하는대중적인책은찾아보기어려웠다.그래서이책은영화관계자와정책입안자는물론한국영화를아끼는관객이라면꼭한번읽어볼필요가있다.한국영화가이대로사라지는것을원하는사람은아무도없을것이기에.

추천사

팬데믹이끝났는데도관객들이극장을찾지않는이유는뭘까?지금까지영화산업을다룬여러책이있었지만,이처럼냉정하게현실을돌아보면서도애정어린시선으로전반적인부분을다언급한책은새로운경험이었다.이책은영화를사랑하는관객에겐한국영화에대한애정을,산업에종사하는사람들에겐격려와반성의의미있는시간을줄것으로믿는다.영화는영화인과관객이함께만드는영역임을다시금생각해보게하는책이다.
_최재원/영화제작자(앤솔로지대표)

한국영화가산업화에접어든지20년이훌쩍지났다.온갖흥망성쇠가반복됐다.팬데믹을맞으면서최근3~4년간벌어진변화는지난20년의그것보다훨씬컸다.이승연작가가써내려간이책은영화산업바깥에서용감하게바라본한국영화산업에대한글이다.때로는관객의눈으로,또때로는정책의관점에서바라본산업에대한생각은많은고민거리를던져준다.
_김성훈/씨네21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