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보 씨, 집을 나서다 : 장애공감 그림책 (양장)

늘보 씨, 집을 나서다 : 장애공감 그림책 (양장)

$15.00
저자

김준철

아주오래살고싶다.오래살면서그림그리고싶다.무엇보다도재밌고유쾌한그림을그리고싶다.사람들이내그림을보고웃어주었으면좋겠다.그럼된것이다.그린그림책으로『방귀차』,『메기의꿈』,『꼬리달린두꺼비껌벅이』,『아기바람바람이』등이있고,글을쓰고그린책으로는『늘보씨,집을나서다』,『꿈틀』이있다.

출판사 서평

김준철작가의장애인을위한목소리

『늘보씨,집을나서다』는30년넘게신장장애로투병중인김준철작가가3년여의작업끝에내놓는신작입니다.‘장애를안고살아가는이들의목소리를내고싶다’는작가의오랜염원을담은이책은,느리지만천천히매일을살아내는지체장애인늘보씨의하루를통해장애인을대하는비장애인들의시선과태도,그리고장애인이동권문제를이야기합니다.

휠체어를탄늘보씨의하루이야기

늘보씨의하루는도전처럼시작됩니다.지체장애를가진늘보씨에게는집밖으로의외출이결코쉽지않기때문입니다.집을나서기전,늘보씨는도시락과물,구급약을챙겨요.오늘가야할길을떠올려보며다짐하듯후드재킷의지퍼도바짝올리죠.마침내집을나선늘보씨는계획대로차근차근휠체어속도를조절하면서비탈길을내려가고,신호가끊길세라서둘러횡단보도를건너며,지하철을타기위해흔들리는리프트에몸을맡깁니다.

하지만늘보씨의하루는생각대로흘러가주지않습니다.어렵게도착한버스정류장에서탈것을찾지못해쓸쓸히돌아선것도잠시,비가내리기시작하죠.두손으로휠체어바퀴를굴리느라우산을쓸수없는데다,빗길에길이잘보이지않는탓에늘보씨는크게넘어지고말아요.

늘보씨의이동을가로막는건장애가아닌장애물

늘보씨가맞닥뜨린장애인이동권문제는어제오늘의일이아닙니다.2001년오이도역장애인용리프트사망사고이후20년이지난지금까지도전역사승강기설치는이루어지지않고있고,저상버스보급률은전국30%수준에불과하며,장애인택시는턱없는공급부족에시달리는것이2021년지금의현실이기때문입니다.그밖에도깨진보도블록,경사로가설치되지않은출입구,주차금지를위해여기저기설치된봉과돌들,수동휠체어로는진입조차어려운가파른경사로들은오늘도여전히장애인의보행을어렵게하고있어요.

더높은편견과시선의벽

집을나선늘보씨를힘겹게하는건휠체어만이아닙니다.화살처럼날아와박히는따가운시선이늘보씨를따라다니기때문이에요.‘괜찮아.잘하고있어!나스스로를믿는거야!’마음속으로주문을외워보지만,빗길에넘어진늘보씨에게는주문조차소용없어보입니다.하지만비와우산을핑계삼아모른척지나쳐가는사람들사이로,누군가멈춰서서질문을건넵니다.
“도와드릴까요?”
“네.죄송하지만휠체어만좀잡아주시겠어요?”
존중과배려가담긴질문에,늘보씨는예의를갖춰대답합니다.늘보씨는꼭필요한만큼의도움을받고,품위를잃지않고당당하게,또다시길을갑니다.

좋아,오늘은여기까지!

『늘보씨,집을나서다』는동네뒷산,하천,공원에서산책을하고,지하철과버스를타고목적지를오가는평범한일상이도전일수밖에없는,지체장애인의현실중아주작은일부를보여줍니다.한편으로이책은나와다르다는이유로,모른다는이유로,장애인을외면하거나,힐끔거리는시선으로부끄럽게만들거나,폭력과도같은어설픈동정을보이는비장애인들의시선과태도에질문을던집니다.

수많은불편과불행에도,가장덤덤한건늘보씨입니다.늘보씨는별일아니라는듯,물한모금을마시고다시길을재촉합니다.온몸이흠뻑땀에젖을때까지바퀴를굴리고또굴려마침내도착한곳에서,늘보씨는환한얼굴로“좋아,오늘은여기까지!”를외치죠.

좀더많은장애인들이거리로나왔으면합니다.-김준철

늘보씨의하루가보다평안할수있는내일,모든장애인들이자유롭게가고싶은곳에가고당당하게거리로나올수있는내일,이책은그런내일을꿈꾸는작가의바람이자,세상모든장애인들의목소리입니다.

좀더많은장애인들이거리로나왔으면합니다.
누군가를의식하지않고누군가에게미안해하지않으면서
가고싶은곳에갈수있었으면합니다.
길을나설때두려워하지않았으면합니다.
휠체어가짐이되지않았으면합니다.
느리고거추장스럽고불편할지라도,
기다려주었으면합니다.
힘들지만천천히조금씩
같이갈수있었으면합니다.
-김준철-


*인증유형:공급자적합성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