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 한 청년 수도자의 12년 수행기

수도원에서 어른이 되었습니다 : 한 청년 수도자의 12년 수행기

$19.00
Description
수도 생활을 갈망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걸 의식하지 못한 사람만이 있을 뿐이다
이 책은 열아홉에 수도원에 입회해, 신도 자신도 모른 채 진리를 찾아 헤맨 한 청년 수도자의 수도원 생활과 그곳에서의 성장을 담고 있다. 자기와의 직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존재에 대한 인식 등, 진지한 사유를 기본 바탕으로 마치 시트콤처럼 유머러스하게 펼쳐지는 수도원 생활의 에피소드들이 읽는 이에게 재미를 안긴다. 수도원 형제들의 우애가 느껴지는 이야기, 혹독하고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수련 이야기, 필리핀과 티베트에서 펼쳐지는 저자의 순례기 등, 12년의 수도 생활에서 저자가 겪은 각종 체험이 이어지며 읽는 이를 몰입하게 하고, 새로운 사유의 기회와 감동을 준다.

아침 5시 30분, 일어나야 했지만 머뭇거렸다.
햇빛조차 들지 않는 수도원 북쪽 창문, 얼음꽃이 환상적인 수를 놓았다.
이불 밖으로 얼굴을 내미는 것조차 추웠다. 숨을 내뱉는 순간 뿌연 담배
연기마냥 침대 주변이 입김으로 가득 찼다. 두툼한 솜이불은 묵직하게
몸을 누르며, 조금 더 있다가 일어나도 된다고 귓가에 속삭이는 듯했다.
내가 왜 마음껏 늦잠 자도 되는 대학 생활을 보내지 않고 여기 있는지
참 기가 막혔다. 나의 ‘응답하라 1994’는 추운 수도원 북쪽, 냉동실 같은
작은 방에서 시작되었다.
- 책 속에서

저자

김선호

저자:김선호

열아홉,서울성북동작은형제회(프란치스코회)수도원에들어갔다.10대후반부터30대초반까지수도자로살았다.빠르게변하는사회속,중세에멈춘수도원에서전통을배우고익혔다.젊은이의내적역동,진리에대한근원질문,현실삶의혼동을몸으로받아들였다.수도원에있을때는단순했다.‘수도자’라는하나의페르소나로살았다.

지금은많은이름을달고산다.남편,아빠,6학년2반담임교사,작가,교육전문가,유튜버,칼럼니스트,강연가,방송인….이름을벗을수록단순해지고존재(있음)에가까워진다.매일하루한번10분,명상한다.가면을벗고‘자아’에잠긴다.수도원에서배운가장강력한무기는‘아무것도하지않은채가만히있는상태’에머무는기술이다.그때진짜내가있다.움직이는건내가아니다.

유튜브‘김선호의초등사이다’운영중이며『초등직관수업』,『늦기전에공부정서를키워야합니다』,『마음이흔들려서,마흔인걸알았다』,『초등자존감의힘』(공저).『초등사춘기엄마를이기는아이가세상을이긴다』,『초등독서습관60일의기적』등다수의저서가있다.

목차

여는글:나는수도원에서어른이되었다.

1지원기·청원기:헤맴의시간
수도자가뭔지몰랐다
애연가들을위한수호성인
첫라틴어수업은하얬다
감사합니다.3층입니다
노숙자가되다
첫번째무전여행
두번째무전여행
수도원까마귀
꿈의해석1
비겁해도괜찮아

2수련기:마주침의시간
똥푸는걸로시작했다
꿈의해석2
일주일단식기도
동지를만나다

3유기서원기:바라봄의시간
지복의장학생
수해복구와현실직면
‘밥그릇’을훔친수도자
아빠가되다
미리알았다면하지못했을일
빈칠판에숨은‘존재’
‘있음’이훅들어왔다
죽음을응시하다
비교체험극과극
전갈형제의죽음
밀림을헤매다
체체와춤을
차라리뒤통수를치십시오

4성대서약:존재의시간
숨쉬는것에만집중하세요
찰나의무게모두제자리
순례를떠나다
동굴에서기도하기
죽음과의키스
만년설의깨달음
새로운세상으로

닫는글:내면의소리를따르시기바랍니다

출판사 서평

아침5시30분,일어나야했지만머뭇거렸다.
햇빛조차들지않는수도원북쪽창문,얼음꽃이환상적인수를놓았다.
이불밖으로얼굴을내미는것조차추웠다.숨을내뱉는순간뿌연담배
연기마냥침대주변이입김으로가득찼다.두툼한솜이불은묵직하게
몸을누르며,조금더있다가일어나도된다고귓가에속삭이는듯했다.
내가왜마음껏늦잠자도되는대학생활을보내지않고여기있는지
참기가막혔다.나의‘응답하라1994’는추운수도원북쪽,냉동실같은
작은방에서시작되었다.
―책속에서

삶의한시절에바치는작별인사

저자김선호는‘작은형제회’라는프란치스코회의수사로12년을산전직수사이자현초등학교교사다.『수도원에서어른이되었습니다』는저자가긴수도생활을마무리하며,뜨겁게정진했던삶의한시절에바치는작별인사다.미숙했으나순수했던청년시절을수도자로보내면서어른이된과정을기록한성장문학이기도하다.

일반적으로수도생활이라고하면,세속의삶과는관계가없는특수한길을선택한사람들의별난체험을떠올린다.그리고그런세간의인상이부분적으로는맞기도하다.가령걸인차림으로노숙체험을하거나,땡전한푼없이무전여행을떠나서구걸과걸식으로며칠을버티거나,피정을떠나서아무도없는암자에서좌관하는일을누구나하는일반적인경험이라고할순없다.

반면음주와흡연,방황과갈등,평가(시험)에대한스트레스가존재한다는점은수도원과세속의공통점이다.저자는수도원이라는공간의특수성이란,진리에관심을가진사람이한데모여오직진리만을추구할수있는환경을제공하는데있으며,다양한사람이함께살아가면서겪는각종문제는세속과다르지않다고말한다.수도원을기행한책은많지만수도원을살아낸이야기를담은책은많지않다는점에서『수도원에서어른이되었습니다』는독자에게수도원이라는비밀공간을들여다보는재미를안긴다.

‘오직하나’에정진하는기쁨

이야기는수도원입회에서시작해수도원을떠나며끝난다.그사이수도자가거쳐야하는각수행의과정에서그토록참존재를찾으려했던저자가고뇌와방황을겪으며문득문득‘존재’와조우하는장면이이책의가장감동적인지점이다.또그와중에세속인들도공감할수있는수도원의사람냄새나는이야기를엿볼수있다는게이책의소소한즐거움이다.무엇보다‘오직하나’에정진하는일의기쁨을새삼깨닫게해준다는점이이책의가장큰미덕이다.『수도원에서어른이되었습니다』는오늘날온갖매체에정신을빼앗긴채사는우리가진정집중해야할것이무엇인지생각할기회를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