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

$18.02
Description
오직 자신을 믿고, 자기 안의 중심을 잡고,
세상에 휩쓸리지 않았던 스무 명의 ‘각별한 당신’
세상의 압력과 관성에 맞서 나답게 살아가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자신을 단단하게 믿고, 오랫동안 뚝심 있게 살아왔던 사람들이 우리 곁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30여 년간 기자 생활을 했던 김종철은 2016년부터 여섯 해 동안 그처럼 ‘나답게 살아왔던’ 백여 명의 사람들을 인터뷰했다. 그중에서도 지금 우리에게 가장 울림을 줄 수 있는 스무 사람의 기록이 『각별한 당신: 오랫동안 자기답게 살아온 사람들』이란 한 권의 책에 담겼다.

이 책의 ‘각별한 당신’들은 세상의 기준이나 평가에 휘둘리지 않고 스스로에게 충실하면서도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가꿔왔다. 고(故) 변희수는 자신의 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군의 차별과 맞서 싸웠고, 강수돌은 6년이나 빨리 대학 교수직을 그만두고 지역의 작은 마을에서 생태적인 삶을 이어가고 있다. 최말자는 50여 년 만에 자신이 당했던 성폭행 피해를 국가에 따져 묻는 중이고, 김수억과 송경동, 신순애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이 사회의 약자들을 위해 단식을 하거나 감옥에 다녀왔다. 임현정은 “음악은 경쟁이 아니라 자유”라고 외치면서 정말로 그렇게 사는 피아니스트가 되었고, 정재민은 인생은 수학 문제 같은 것이 아니라면서 판사 일을 그만두었으며, 이준원은 8년간 학교 앞에서 홀로 자취하며 ‘좋은 교육’을 실천했다.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는 ‘내로남불’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자신의 삶을 들려주는 ‘각별한 당신’들은 내로남불과 거리가 멀다. 그들은 분야를 가리지 않고 자신이 믿고 따르는 가치를 자기 삶 속에 앞장서서 옮겨왔다. 그들은 세상과 사회를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거나 가파른 언어를 구사하는 대신, 자신의 자리에서 ‘나부터’ 바뀌고, ‘나부터’ 실천하려 노력했던 사람들이다. 김종철의 말처럼, 비록 눈에 잘 띄지 않을지 몰라도 우리 주위에는 분명 타인의 눈보다 자신의 잣대에 더 엄격한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만이 우리에게 더불어 사는 세계의 새로운 전망을 보여줄 수 있다. 『각별한 당신』은 그러한 전망으로 꽉 채워진 ‘사람책’이다.
저자

김종철

대학에서한국사를전공했고,1989년《CBS》에서기자생활을시작했다.1995년부터《한겨레》에서논설위원,정치부장,정치부선임기자,신문부문장등을지냈다.
기자로서의마지막6년동안은《한겨레》토요판‘김종철의여기’에서,자신의길을묵묵히걸어가는사람들을인터뷰해왔다.김종철의인터뷰는‘지금,여기’의삶을치열하게살아가는사람들을정밀히기록하면서도,그들을깊은애정과따뜻한시선으로담아내서독자들에게오랜여운을남겼다.
2022년5월,《한겨레》를정년퇴임하고34년차의기자생활을마감했다

목차

01|고故변희수
최초의성전환커밍아웃군인
“기갑의돌파력으로그런차별없애버릴수있습니다.하하”

02|신순애
『전태일평전』의또다른주인공
“노동자도목숨걸고일한국가유공자입니다”

03|이준원
덕양중전前교장
“이른바엘리트부모들이더마음의환자입니다”

04|임현정
‘자유영혼’의피아니스트
“음악은경쟁이아니라자유잖아요”

05|강수돌
‘대안적삶실천’교수
“꿈실현하며유익하게사는‘일류인생’엔인원제한이없죠”

06|최말자
‘56년만의미투’
“판검사들이변할지여성들이두눈뜨고지켜볼겁니다”

07|달시파켓
한국영화평론가
“〈기생충〉성에만족?한국영화사실은위기예요”

08|김수억
비정규직노동투사
“불법파견재벌회장처벌받으면,나의중형도달게받을겁니다”

09|이동현
농부과학자
“인생도농사도기다림입니다,벼도아이도자립해야죠”

10|김정남
민주화운동의막후
“‘운동권조롱’불편해하기앞서민주화세력겸손해져야해요”

11|정재민
소설쓰는공무원
“인생은수학문제가아냐,손해도좀보고여백도있어야죠”

12|김선희
‘공감대화’교사
“아이들존중했더니교실에서말화살싹사라졌어요”

13|김덕수
광대60년
“광대만큼진보적인사람도없어,시대를직접얘기하잖아요”

14|심재명·이은
‘영화예술인’부부
“저희두사람의영화DNA는남들과다른것같아요”

15|조영학
번역가,그리고‘상차리는남자’
“아내행복위해세끼밥차렸는데내가더행복해졌어요”

16|윤선애
‘노래하는사람’
“분노를노래했으나,이젠위로를부르렵니다”

17|이병곤
제천간디학교교장
“깊은애정이담긴무관심이필요해요,아이교육엔”

18|송경동
거리의시인
“제겐시보다삶이더중요합니다”

19|홍순관
삶의노래꾼
“스티로폼넉장위,제인생최고의무대였어요”

20|정태인
암투병독립연구자
“민주화세대는기득권됐어요,청년에게자리라도내줍시다

출판사 서평

고(故)변희수,강수돌,임현정,이준원,
이동현,정재민,윤선애,홍순관,달시파켓….
나답게사는일의아름다움,
그들이들려주는뚝심과용기를듣는다

“묵직한은은함으로사람의마음을흔드는책”
-이진순(재단법인와글이사장)

그들은어떻게우리들의‘각별한당신’이되었는가
오랫동안‘자기다움’을잃지않고살아왔던사람들

고(故)변희수,이준원,김정남,달시파켓,임현정,정재민….
묵묵하고용감하게자신을지켜냈던스무권의‘사람책’을읽는다

나답게살아간다는것은결코쉽지않은일이다.우리는모두나답게살아가기를열망하면서도,동시에정해진궤도를이탈하여남들과다르게살아가는것을두려워한다.우리는모난돌이정을맞는다는것을알고있고,‘네가뭐가특별하다고그렇게잘난척해?너말고세상사람들은바보야?’라는주위의압력을알고있다.우리들모두의마음한편에존재하는세속적인성공의논리,줄세우기의잣대도부정할수는없다.
그럼에도우리에게는자신을단단하게믿고,어느누구도아닌오직자신의내면을좇으면서살아가고자하는마음이있다.30여년동안기자생활을했던김종철은바로그런신념을믿는다.그는2016년부터《한겨레》토요판의‘김종철의여기’를담당하며,자신의길을뚝심있게걸어왔던백여명의사람들을인터뷰했다.그여섯해의인터뷰중에서도지금우리에게가장울림을줄수있는스무사람의기록이『각별한당신:오랫동안자기답게살아온사람들』이란한권의책에담겼다.김종철에게그들한사람한사람은우리가곱씹어읽어야할이야기를지닌,우리가앞으로도곁에두고간직해야하는,매우두꺼운책을닮은존재들이다.그래서이책은‘김종철의지금여기사람책’이라는타이틀을달고있다.
이책에서김종철에게자신의삶을들려주는사람들은모두자기답게살아간다는것이얼마나힘든지알고있다.그들은다만오래도록자신에게충실하기위하여분투했을뿐이다.누군가는자신의성정체성을지키기위해군의차별에맞서싸웠고,누군가는6년이나빨리대학교수직을그만두고지역의작은마을에서생태적인삶을이어가고있다.누군가는50여년만에자신이당했던성폭행피해를국가에따져묻고,또누군가는비정규직노동자와이사회의약자들을위해몇번씩이나감옥에다녀왔다.그들이남보다잘나거나완벽한사람이어서가아니었다.그들은그저‘자기다움’으로자신이있어야할자리를꿋꿋하게지켜온사람들이다.

세상의압력과관성에맞설수있던스무사람
그들의뚝심과용기는우리에게무엇을말해주는가

『각별한당신:오랫동안자기답게살아온사람들』의첫페이지를여는인물은고변희수하사다.2019년11월소속부대의허가와적법한절차를밟아남성에서여성으로전환했던그에게군수뇌부는강제전역처분을내렸다.김종철은그로부터석달뒤변희수를만나그의심층적인이야기를들었고,그기록은“기갑의돌파력으로그런차별없애버릴수있습니다.하하”라는타이틀을달고《한겨레》의지면에실렸다.이후2021년10월,법원은당시군의전역조처가부당하다고판결했다.그렇지만그판결은변희수가2021년2월스스로생을마감한뒤에야나온것이었다.이책에실린인터뷰는변희수가남긴생애처음이자마지막언론인터뷰였다.김종철은변희수하사사후에도오랫동안유족의법정투쟁을보도하는등변희수의곁을지켰다.
김종철은한번이야기를듣기로한사람에게서눈과귀를떼지않고,그의현재모습을깊은애정을담아응시하며,그가겪어온긴세월을폭넓고입체적인프리즘을통해우리에게제시한다.김종철은『전태일평전』의실제시다모델이었던신순애전(前)청계노조부녀부장이반세기가넘는시간동안어떻게전태일정신을실천하며살아왔는지,그가왜『전태일평전』의또다른주인공인지를우리에게전해준다.한평생교육에헌신했던이준원전덕양중교장은대한민국학교의가장아픈부분을정면으로건드리며,아이와학부모,교사들을진심으로존중하고공감하는일이얼마나중요한지를보여준다.동시에김종철은지금,우리현실의가장민감하고중요한사회적쟁점들을놓치지않는다.그는한평생억울함과분노를가슴속에묻고살다가‘56년만에미투’를터트린최말자씨의이야기를우리곁으로끌어오고,“불법파견을일삼았던재벌회장들이처벌받으면,나의중형도달게받을것”이라말하며이사회의법과기준이얼마나편향적인지웅변하는김수억전금속노조기아차비정규직지회장,오랫동안사회적약자들의투쟁에힘을보태면서“내겐시보다삶이더중요하다”라고말하는송경동시인의삶과말을우리앞에포개놓는다.
『각별한당신』에는자신이좋아하는것에매료된사람들,그걸위해다른것들은대담하게뿌리치는용기와패기의이야기들도가득하다.BTS보다도먼저빌보드1위에올랐던피아니스트임현정의이야기를들어보라.그녀는2003년파리국립음악원에최연소로입학하고스물여섯에EMI에서베토벤소나타전곡을담은음반을발표할만큼성공한피아니스트다.그렇지만임현정은“음악은경쟁이아니라자유”라고말하면서,정말로그렇게산다.그는22살때인2007년이후콩쿠르에발을끊는가하면,벨기에왕립뮤직채플을박차고나왔으며,몇년전엔유명국제콩쿠르의불공정한심사를공개적으로비판하고심사위원직을사퇴했다.tvN〈알쓸범잡〉의고정출연으로잘알려진정재민법무심의관도마찬가지다.정재민은남들이다말려도과감하게판사일을그만두고,‘사는듯살기위해’자신의길을가고있다.〈기생충〉의번역가로유명한달시파켓은어떨까.그는한국영화를향한놀라운애정과해박한지식을자랑하면서도“인생은원래예측이불가능하니,새로운것을공부하고기회가생기면뭐든해보는게중요하다”라고말한다.즉,그들은자기가좋아하는걸한다.오직그것에만매진한다.남들이뭐라하든,자신의삶에대한확고한믿음이있다.

세상을바꾸기전에‘나부터’실천하는사람들
그래서,더불어사는세계의전망을보여준사람들

언젠가부터우리사회에는‘내로남불’이라는말이유행하고있다.세상을더정의롭고평등하게바꿔야한다는말을외치면서도자신과자신의가족에게는한없이너그러웠던이들의위선적행태때문이다.자신이가진것을포기하지못하면서도과거의향수와영광에취하여남탓,사회탓,진영탓만을일삼는사람들에게김종철은말한다.비록눈에잘띄지않을지는몰라도,우리주위에는타인의눈보다자신의잣대에엄격한사람들이있다고.자신이믿고따르는탈자본주의적인가치,지역공동체와생태순환적인삶을온몸으로실천하는강수돌전고려대교수같은사람이있다고.1970년대부터민주화운동의외길을걸어오며‘민주화운동의대부이자막후’라불렸던김정남의“우리가‘운동권조롱’을불편해하기앞서,민주화세력이더겸손해져야해요”라는일갈을더똑똑히들어야한다고.오랫동안독립연구자로살아왔던정태인이말하는,“민주화세대는기득권이된것을똑똑히인정해야한다”는지적을경청해야한다고.
김종철의‘각별한당신’들은내로남불과는거리가멀다.그들은분야를가리지않고자신이믿고따르는가치를자기삶속에앞장서서옮겨왔다.‘농부과학자’로서전남곡성을지키는이동현(주)미실란대표를보라.일본문부성장학생으로농학박사학위를취득,2019년유엔식량농업기구의모범농민상을받은그는언제나논에들어가서피를뽑고,마을에선꿋꿋하게공동체가꾸기에열심이며,아이들과존댓말가족회의를하고번갈아가며아침,저녁을준비한다.조영학번역가는번역과저술활동을계속하면서도17년동안아내와가족을위해서하루삼시세끼를모두차린다.조영학은“가사노동을자임한건기적의선택”이었다며“아내행복을위해세끼밥을차렸는데,그일을통해내가더행복해졌다”고말한다.20여년간일선학교를지키면서아이들의마음을돌보고있는김선희교사,그리고“대한민국에서아이들이존재그자체만으로도행복감을느낄수있는그런학교가하나정도는있어야하지않을까”라는마음으로제천간디학교를지키는이병곤교장도마찬가지다.
그들은세상의규정과평가에서자유롭다.그들안에선저마다가오래도록지켜낸자신만의정체성이흐르고있고,외부의타인들이나주류의목소리가함부로침범할수없는단단한자존과자립의정서가깃들어있다.그래서1980년대와1990년대에‘민중가요의디바’로불렸던가수윤선애는자신만의음악을찾는여정을이어오며,“우리를위로할수있고,스스로를위로할수있는음악”을지금도맑고따뜻하게노래하는중이다.2005년국내가수최초로미국뉴욕링컨센터에서단독공연을했던가수홍순관은어떤가.그는용산참사현장에서스티로폼넉장을포개만들어준무대를자신의최고무대라고손꼽으며,아픈이들의마음을어루만지고세상의그늘을걷어내는노래를계속하고있다.김덕수는60년이넘는광대생활을회고하고사물놀이를향한변함없는애정을밝히며“다시태어나도두드리는예인이될것”이라고털어놓고,‘명필름’공동대표심재명과이은은30년가까운시간동안명필름이어떻게사회적약자를향한시선을놓치지않으면서도한국의대표적인영화제작사로자리매김했는지를전해준다.

깊고따뜻하게그들을읽어내는사람,김종철
묵직한은은함으로사람들의가슴을뒤흔들다

『각별한당신』의주인공은이처럼오랫동안자기자신에게충실하려노력하고,그저나답게살려애썼던스무명의사람들이다.그들은세상과사회를바꾸어야한다고목소리를높이거나가파른언어를구사하는대신,자신의자리에서‘나부터’바뀌고,‘나부터’실천하려노력했던사람들이다.이책의스무사람들은어려움과고난을극복한뒤우리에게성공스토리를들려주는사람들도아니고,남들보다많이배웠거나사회적지위나명성이높은사람들도아니다.오히려‘각별한당신’들은여전히낮은자리에서힘겹게싸우고고독을감내하는사람들에가까울것이다.이책의추천사를쓴박홍규영남대명예교수의말처럼,“소박하지만꾸준히자신의길을걸어가는단독자들의합창은조화롭고감동적이지만,여전히슬프고아리다.”그들이라고왜다른사람들처럼사회의기대치에적당히부응하며다수와융화된채살아가는법을모르겠는가?
그들도우리와별반다른게없을지도모른다.단지그들은자기자신을향한책임감이조금더강했을뿐이고,그런자세를조금더오랫동안,열심히지키려노력했을뿐이다.어쩌면그들은남들이정해놓은기준에자기삶을맞추려는핑계와변명거리를좀더부지런히덜어냈을뿐인지도모른다.강수돌이책에서들려주는말처럼,세상이변하는것도우리삶에물론중요하지만,우리가사회구조탓만하는건조금은무책임한태도일지도모르니까.그보다는자기의삶에서먼저자기가원하는세상의모습을구현하고,그런자신만의결심과실천으로다른세상에대한가능성을조금씩증명하는게맞는건아닐까?그작은가능성을위하여,임현정은외부의권위에굴복하지않으며“굶어죽는한이있더라도진정한음악가로서나를성장시키자”라고결심했고,정재민은“대법관이되고검찰총장이되는걸로성이안찼다.남한테보여주기위해서삶을산다는자체가성에안찼으니까”라고회고한다.그런책임감과자존심은우리사회를성숙하게한다.어쩌면그러한책임감만이이사회의새로운전망을보여주고우리의인간다운삶을지킬수있다.고변희수의말처럼,우리모두에겐누구나소수자적인측면이있을수밖에없다.그의이말은자신을지키려는이들,스스로를향한책임감때문에세상과맞서싸우는이들을우리가외면해선안되는이유와직결된다.우리는모두변희수이며,우린모두이책에등장하는각별한이들과동시대를함께살아가는사람들이다.
이책을쓴김종철은2022년5월《한겨레》에서정년을맞아,30년이넘는기자생활을마감했다.이사회의각별한사람들을발견하고깊이있게읽어낸그의글은푸근하고도묵직하다.언론학박사이자교수출신의이진순재단법인와글이사장은그의유니크한정체성을잘알고있다.이진순이사장은김종철기자를가리켜“치열하게각축하는언론계에서공격적인예민함으로존재감을드러내는대신,낮고차분하게이야기를풀어내는화법을구축해온매우독보적인존재”라면서“얄팍한시류에휘둘리지않고‘자기다움’을지켜온사람들의‘각별함’을드러내는인터뷰어로그보다나은적임자는없을것”이라고말한다.김종철은어떻게사람들저마다의아름다움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