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롱한 깜냥놀이 (김정미 제주어 시집)

맵지롱한 깜냥놀이 (김정미 제주어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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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문득 나의 속살에서 어머니의 언어가 새어 나옵니다.
아득하면서도 낯설지 않게 여름 소나기에 늦은 사춘기가 젖어들 듯 말랑말랑하게 나를 깨워줍니다
‘콩나물, 옥수수 팝콘, 오래된 벽지, 팔운석, 부침개, 막걸리, 참깨 등 모어母語의 기억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여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 만에 뵌 어머니 일 년 만에 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 “빗소리가 굵어”지면 “막걸리 한 잔 두 잔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장기 기억에는 아무래도 어머니의 냄새인 모어가 제격인 것 같다.
모어를 스탠스Stance로 하는 김 시인의 시의 행간에는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냄새가 시의 향기로 남아 생동하고 있다.
저자

김정미

출간작으로 『맵지롱한 깜냥놀이』 등이 있다.

목차

#1/ 제주어 시
늙은 호박/ 따라비 쿰/ 콩ᄂᆞ물 온정/ 꼿질 ᄄᆞ라 우리 어멍/ ᄀᆞ슬색 물든/ ᄎᆞᆷ꿰 댓 솔박/
씨감저 저슬ᄌᆞᆷ/ 고망난 돌 팔운석/ 찍어낸 ᄉᆞ월/ 히연 굴메

#2/ 제주어 시
입에 ᄃᆞᆯ아진 부적/ 나 강셍이/ 숨 돌리기/ 요름 ᄀᆞ뭄/ 불 가분 가로등/ 배붕텡이/ 어느 늦ᄀᆞ슬/
아척이 듣는 노래/ 사름 멩글기 1 / 사름 멩글기 2 / 사름 멩글기 3 / 강넹이꼿 팡, 펑

#3/ 제주어 시
할마니의 꿈/ 곱져 놓은 우산/ 마게, 마 마/ 퍼데기/ 돌아상 보민/ 아버지광 장미/ 어떤 벤심/
붕어는 쎄다/ 사는 거가 미시거랑/ 고사리/ 경ᄒᆞᆫ 날 싯주게

#4/ 제주어 시
해바라기 멩심멩심/ 깜냥 놀이/ 안적도 장미/ ᄀᆞ슬 메아리/ 벡지 ᄇᆞᆯ르는 날/ 수제 밥상/
막끗 ᄒᆞᆫ 장/ ᄀᆞ슬 은행/ 아멩 봐도 곱다, 가시리

출판사 서평

‘챗 GPT’로 글 쓰는 시대에 김정미 시인의 아날로그적 글쓰기에는 막걸리 냄새가 났다. 화장하지 않은 ‘생얼’의 순박한 세월이 시의 행간마다 담겨 있다. 그 뒷모습에는 시간 여행을 통해 시대상과 사회상을 소환해 내고 있기도 하다. 시대를 관통하는 삶의 진면목이 막걸리 한잔에 탈탈 털리고 있다. 꾸밈이 없어서 더 진솔하고 순박한 김 시인의 모습이 세월의 냄새를 여과하면서 드러나고 있다.
시각과 청각이 자유롭지 않았던 헬렌 켈러는 “냄새야말로 수천 마일 떨어진 먼 곳으로 데려다주고, 지금까지 살아온 모든 세월을 뛰어넘어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드는 강력한 마법사”라고 했다. 이는 어느 특정 냄새가 그것과 관련된 기억이나 감정을 소환하는 ‘프루스트 효과’를 설명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정미 시인은 어머니 언어인 모어母語로 살아온 세월의 냄새를 더듬어 “어린 시절 꿈을 키워줬던”(「가시리」) 고향 마을을 찾아 “천둥 번개에 놀란 가슴// 쓸어내리”(「겉배추」)듯 시의 행간을 걷고 또 걷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