맵지롱한 깜냥놀이

맵지롱한 깜냥놀이

$10.00
Description
문득 나의 속살에서 어머니의 언어가 새어 나옵니다.
아득하면서도 낯설지 않게 여름 소나기에 늦은 사춘기가 젖어들 듯 말랑말랑하게 나를 깨워줍니다
‘콩나물, 옥수수 팝콘, 오래된 벽지, 팔운석, 부침개, 막걸리, 참깨 등 모어母語의 기억으로 에너지를 충전하여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시간 여행을 하면서 “일주일 만에 뵌 어머니 일 년 만에 뵌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기도 하고 “빗소리가 굵어”지면 “막걸리 한 잔 두 잔 마셔도 취하지 않았다.
장기 기억에는 아무래도 어머니의 냄새인 모어가 제격인 것 같다.
모어를 스탠스Stance로 하는 김 시인의 시의 행간에는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냄새가 시의 향기로 남아 생동하고 있다.
저자

김정미

출간작으로『맵지롱한깜냥놀이』등이있다.

목차


#1/제주어시
늙은호박/따라비쿰/콩나물온정/꼿질따라우리어멍/가슬색물든/참꿰댓솔박/
씨감저저슬잠/고망난돌팔운석/찍어낸사월/히연굴메

#2/제주어시
입에달아진부적/나강셍이/숨돌리기/요름가뭄/불가분가로등/배붕텡이/어느늦가슬/아척이듣는노래/사름멩글기1/사름멩글기2/사름멩글기3/강넹이꼿팡,펑

#3/제주어시
할마니의꿈/곱져놓은우산/마게,마마/퍼데기/돌아상보민/아버지광장미/어떤벤심/붕어는쎄다/사는거가미시거랑/고사리/경한날싯주게

#4/제주어시
해바라기멩심멩심/깜냥놀이/안적도장미/가슬메아리/벡지발르는날/수제밥상/
막끗한장/가슬은행/아멩봐도곱다,가시리

출판사 서평

‘챗GPT’로글쓰는시대에김정미시인의아날로그적글쓰기에는막걸리냄새가났다.화장하지않은‘생얼’의순박한세월이시의행간마다담겨있다.그뒷모습에는시간여행을통해시대상과사회상을소환해내고있기도하다.시대를관통하는삶의진면목이막걸리한잔에탈탈털리고있다.꾸밈이없어서더진솔하고순박한김시인의모습이세월의냄새를여과하면서드러나고있다.
시각과청각이자유롭지않았던헬렌켈러는“냄새야말로수천마일떨어진먼곳으로데려다주고,지금까지살아온모든세월을뛰어넘어시간여행을하게만드는강력한마법사”라고했다.이는어느특정냄새가그것과관련된기억이나감정을소환하는‘프루스트효과’를설명하는이야기이기도하다.
김정미시인은어머니언어인모어母語로살아온세월의냄새를더듬어“어린시절꿈을키워줬던”(「가시리」)고향마을을찾아“천둥번개에놀란가슴//쓸어내리”(「겉배추」)듯시의행간을걷고또걷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