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독본 : 미시마 유키오 소설론 -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2

소설독본 : 미시마 유키오 소설론 -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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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시리즈 2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말하는 ‘소설이란 무엇인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자유로운’ 소설이라는 장르 속에서 무엇인가를 쓰고 무엇인가를 쓰지 않음으로써, 미시마는 ‘자유’를 행사한다.”
-히라노 게이치로, 「작품 해설」에서

2022년 국내에 처음 소개되어 많은 관심을 받았던 미시마 유키오 문학독본 시리즈 1 『문장독본(文章讀本)』의 후속작 『소설독본(小說讀本)』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문장독본』은 일본의 대표 소설가 미시마 유키오가 방대한 독서 편력을 바탕으로 독자를 일반 독자에서 소설을 깊이 맛보는 진정한 독서가로 이끄는 문학 독서법을 제시했다. 한편, 미시마 유키오 사후 『결정판 미시마 유키오 전집』을 토대로 작가의 소설론, 창작방법론으로 구성된 『소설독본』은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소설이 무엇인가를 해설하고, 작가 자신의 창작 경험과 문학관을 토대로 구성된 소설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좋은 소설이 갖는 조건, 소설가의 자격과 태도, 자신만의 소설 쓰는 비법이 문학에 대한 열의와 진지함이 담긴 미시마의 육성으로 역시 국내에 처음 공개된다.

저자

미시마유키오

저자:미시마유키오
1925년1월14일도쿄에서태어났다.도쿄대학법학부를졸업한후관료로대장성(大藏省)에들어가지만구개월만에그만두고본격적으로작가생활을시작했다.미시마는일본최고의소설가이자극작가,배우,보디빌더,수필가,평론가,정치활동가였다.이차세계대전이후의일본문학계를대표하는문인이자노벨문학상후보로수차례선정되는등일본을넘어해외에서도널리인정받았다.작가의실제삶과경험을다루는사소설이주류였던일본근대문학사조속에서도,문학작품은시대를표현하고때로는그것에반기를들며새로운역사적비전을제시해야한다고생각했던그는자신의그런사상을작품으로구현해냈다.대표작으로는『가면의고백』(1949),『금색』(1951-1953),『파도소리』(1954),『금각사』(1956),『우국』(1961),『풍요의바다』(1969-1971)등이있으며,수사적이고화려하며시적문체,고전주의와낭만주의가공존하는탐미적작풍이특징이다.

역자:손정임
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고,동대학원박사과정을수료했다.옮긴책으로『신이마련해준장소』『혼자서도할수있어』『배웅불』『긴봄날의짧은글』『영리』『문장독본』『가출예찬』등이있고,공저로『일본어번역스킬』이있다.

역자:강방화
재일교포3세이다.이화여자대학교통역번역대학원에서석사학위를받고,고려대학교문예창작학과박사과정을수료했다.일본어로옮긴책으로『7년의밤』『홀』『참담한빛』등이있고,한국어로옮긴책으로『도쿄우에노스테이션』『봄이오면가께』『문장독본』등이있으며,공저로『일본어번역스킬』이있다.

목차

작가에뜻을둔사람을위해

1
소설이란무엇인가

2
나의소설쓰기
나의창작방법

소설의기교에대해
매우짧은소설의효용

법률과문학
나의소설작법
법대출신과소설
법률과떡굽기

3
나의문학
자기개조의시도
‘우리’로부터의도주

발표지면
작품해설혼돈을질서화하는기술-히라노게이치로
옮긴이의말
편집후기

출판사 서평

예술과생활사이에서살아남아라

『소설독본(小說讀本)』에는미시마유키오가청년이었던1948년부터1970년갑작스럽게세상을떠나기직전까지발표한산문13편이수록되어있다.즉,미시마작가인생의전모가녹아있다고할수있다.이책의서문이라할수있는「작가에뜻을둔사람을위해」에서는도쿄대학법학부를졸업한후낮에는대장성(大藏省)에서일하고밤에는글쓰기에매진했던젊고혈기왕성한미시마유키오를만날수있다.그는작가지망생들을향해실생활에뛰어들라고권하는데,그럼으로써양립하기어려워보이는예술과생활사이에서도끝내지켜야할작가적의지를단단히하라고독려한다.실제로생업에종사하면서펜을놓지않았던미시마유키오였기때문에이글은더욱울림이있다.그는9개월만에대장성을그만두고전업작가의길로들어서지만당시의경험은그의작가관에많은긍정적영향을끼쳤다.

미시마유키오가말년에쓴「소설이란무엇인가」는13편의글중에서가장세부적이며인상적이다.소설가라면직면할수밖에없는‘소설이란무엇인가’에대한물음을정면으로끝까지파고든한소설가로서의고뇌와진면목이고스란히드러난다.이상적소설이란“생명체의느낌이나는다소섬뜩한존재”로“털이나있거나,체취를풍길필요가있다”고말하며,그는에노시마의해양동물원에서본남방코끼리물범을예로든다.“뻔한고래보다훨씬독창적이고,사람들이가진기성개념을거스르는점에서참신하며,더욱이자연속에완전히매몰된비사회적존재”에감탄하여이남방코끼리물범이야말로‘소설’이라고말한다.미시마에게소설이란이처럼자신다우면서경계가없는것이었다.

법률과문학

“문학,특히내가업으로하는소설이나희곡을쓰는데,그기술적측면에서형사소송법은안성맞춤의교과서처럼생각되었다.왜냐하면형사소송의‘증거’를,소설이나희곡의‘주제’로치환만하면,극단적으로말해나머지는기술적으로완전히동일해야한다고생각되었다.”
―「법률과문학」

“살인은법률상의죄인데도,살인을다룬예술작품은완성도가좋으면훌륭한고전이되고문화재가된다.그것은어쨌든부풀어져있고,검게타지는않은것이다.고전적명작은그런의미에서완전범죄이고,불완전범죄는그런대로잡기쉽다.검게탄흔적이여기저기에언뜻언뜻남아있어서,그런것을공연음란죄라는이름으로잡으면되니까말이다.”
―「법률과떡굽기」

이책에는미시마유키오가문학을자주법률이나범죄에빗대어말하는글들이다수수록되어있다.그가도쿄대학법학부출신이었다는점을새삼깨닫게할뿐만아니라범죄에지대한관심이있었다는점도충분히짐작할수있는데,1950년7월일어났던‘금각사방화사건’에서모티프를얻은소설『금각사』의탄생이예견되는대목이다.이소설은실제사건을바탕으로미시마의독자적인인물조형,인상을더해서사를구축하여문학작품으로창작해낸경우였다.그가세상을뜨고삼십년이지나2000년에공개된「『금각사』창작노트」에는보다상세한구상과정을찾아볼수있는데,문학평론가고바야시히데오가‘금각사방화사건’에대해쓴「금각소실(金閣亡)」이자극이되었다고도한다.이처럼이책의2장에실린‘법’과‘범죄’에대한소설적고찰은미시마문학의색다른키워드가되어준다.

이밖에도아쿠타가와상심사위원으로참여한미시마유키오의솔직한심사평과함께신인작가의작품에대한분석,자신이인상적으로읽었던책의서평,국내에도번역되어있는『금색』,『금각사』등의문체를비교한각시기별‘문체일람표’등은소설가의사적고민을엿보게하면서도읽는재미가상당하다.

작가란누구인가

“쓰기시작하는동시에,지금까지했던모든준비,모든노력은일단백지화된다.그렇게나명확히파악하고있는줄알았던주제는다시애매해져서,일단몸을숨기고모든세부로지하수처럼스며든다.마지막으로폭포가되어갑자기떨어져내리기위해서.”
―「나의창작방법」

“바로며칠전,나는지난오년간연재하던장편『풍요의바다(豊饒の海)』제3권『새벽의절(曉の寺)』을탈고했다.이걸로전체를마친게아니라더골치아픈마지막권을앞두고있지만,그래도일단락이났으니말하자면행군중간에잠깐쉬는것이다.길가수풀에다리를뻗고담배한대를피우며,수통의물로입을적시고있는모습을상상하시면된다.남들눈에는너무나도상쾌한휴식으로보일것이다.그러나나는정말정말정말불쾌했다.”
―「소설이란무엇인가」

미시마유키오는「나의창작방법」에서자신이장편소설한권을쓸때의창작방법을숨김없이일목요연하게설명한다.첫째주제를발견하고,둘째소설의환경이될배경을연구하고,셋째구성하고,넷째쓰기시작하면서…하지만지금까지계획했던모든것이속수무책으로백지화된다.어떠한우연도없고,모든게별자리처럼움직이는소설,대차대조표같은완벽한균형을추구했던미시마유키오가느꼈을무력감은이단계에서책상에앉아백지를마주한작가의심정을대변한다.자신만의창작방법을가르쳐주겠다고나섰던대작가는이제그자리에없다.오로지언어와세계를상대로투쟁하는작가만있을뿐이다.

그가쓸수있는동력은항상문학과현실의대립과긴장에서생겨났다.여기서‘쓰는일’이란비현실적인영감에사로잡히는게아니라,매순간자신의자유의근거를확인하는행위이다.그자유란두현실중어느하나를언제어떠한시점에서든결연히선택할수있는자유이다.문학이냐,아니면현실이냐그아슬아슬한선택의보류를통해그는계속쓰고있는것이며,어느순간자유를확인하면‘보류’가결정되고,그보류가즉‘쓰는일’이되는것이다.자유도없고선택도없는보류라면그는도저히견딜수없다고단언한다.『풍요의바다(豊饒の海)』를연재하던당시두현실의대립과긴장이과도하게높았다고고백하는미시마유키오.『풍요의바다』는결국그의마지막작품이된다.

『소설독본』에수록된13편의글들은‘소설’을주제로다루고있지만이는결국미시마유키오자신의개인의기록이자작가론,문학을주제로한비망록이기도하다.책끝에는소설『일식』으로아쿠타가와상을수상하며미시마유키오와비견되기도했던소설가히라노게이치로의작품해설이실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