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계절 (반양장)

징검다리 계절 (반양장)

$12.00
Description
【 시인의 말 】


첫 시집을 내면서


사는 동안 아무것도
내 것이 없는 듯하여
제 마음을 솔직하게 적은
책을 내고 싶었습니다

지나간 모든 게 그립고
남은 시간 점점 짧아지며
어머니가 그립습니다

이제는 마음 내려놓고
징검다리 하나씩 건넙니다


’25년 봄, 소녀 같은 마음으로
시인 최춘녀
저자

최춘녀

시인최춘녀

ㆍ함경남도문천출생
ㆍ한국전쟁당시부산으로피난왔다가고향
가까운속초에서유년시절을보내고
지금은울산에서자녀와함께살고있다.

ㆍ동백문화예술협회회원
ㆍ새부산시인협회회원

ㆍ2025년《부산시단》44호(여름)등단

목차

차례


시인의말최춘녀…3

제1부화전부치는날이면

°징검다리계절…11
°화전부치는날이면…12
°어머니를닮았네…14
°고향집…15
°사계절기차를타고…16
°칠십…18
°도둑맞아도…20
°웃음속에숨은어머니…21
°당산나무로살고싶어…22
°막둥이…23
°나이들고보니…24
°탯자리…25
°아직도열여섯…26
°울언니…27
°두꺼비집한테…28


제2부들꽃이보여

°들꽃이보여…33
°꽃한송이…34
°봄을기다리며…35
°십이월눈…36
°눈속에핀꿈…37
°비오는날…38
°바람이되고싶어…39
°부겐빌레아…40
°동반자구하기…41
°겨울장미에게…42
°가을쪽문…43
°마지막잎새…44
°봉선화…45
°여름바다…46
°2월의변명…47
°봄날잔치에서…48


제3부마음속옹기하나

°마음속옹기하나…51
°이런사람있어요…52
°사랑은말이야…53
°참고또참았는데…54
°행복한오늘…55
°내가나에게…56
°사랑하는당신…57
°가깝고도먼길…58
°중매사기…59
°봄날같은사랑…60
°당신언제오시나요…61
°사랑아닌게…62
°늦가을코스모스…63
°떠나지못하는수다…64
°비우기…66
°내가가는길…67
°커피한잔하며…68
°내반쪽을찾아…69
°그대와함께라면…70
°때늦은후회하며…71
°소망하나…72
°몸으로쓴편지…74


제4부저도의하루

°저도의하루…77
°안동댐에서…78
°신을모시는여인…79
°헛기도…80
°정방폭포에서…82
°크리스마스트리…83
°자연과공동사업하기…84
°초등학교4학년조혜련…85
°짝사랑하기…86
°오리부부에게…87
°늘그막도전기…88
°반려집사…90
°더부살이가족…92
°지나온것모두그립다…94

신인상수상소감…97

심사평문인선…98

출판사 서평

【계간《부산시단》제45호(여름)신인문학상심사평】


세월과그리움을담아


맨처음누가세월을쏜살같다고하였을까?빠른세월이얼마나아쉬웠으면그렇게표현했을까?2025년도도벌써4월이다가고어버이날이있는5월이다,여기세월의빠름을절감하여아쉬워하며어머니헌신과사랑을그리워하는시가있다.
이번《부산시단》여름호신인상응모자중최춘녀님을선정하고응모작품5편중「화전부치는날이면」과「어머니를닮았네」그리고「사계절기차를타고」를선選한다.
먼저「화전부치는날이면」을보자.

엄마가이고온나뭇단
진달래꽃한움큼피었다
때아닌흰나비도덩달아
나풀나풀따라서온다

꽃보다예쁜우리엄마
진달래꽃따라온건지
사람마음기쁘게도하고
슬프게도하는심술꾸러기다

자그마한옹기단지에꽂아두니
환해진안방흰나비는간곳없는데
어린마음은흰나비를찾으며
장독대로곳간으로뱅뱅돈다

엄마는속옷주머니에서꽃을
한움큼꺼내선화전을부친다
화덕주위맴돌며익기를기다리다
기미상궁처럼먼저화전을맛본다

진달래꽃옆에덤으로앉은쑥잎
더욱예쁜그림이되는데
다시맛볼생각에입맛다시며
내차례도아닌화덕주위만맴돈다

언니동생줄줄이둘러앉아
꼴깍꼴깍침삼킬때마다
오로지자식줄거라고
맛도한빈못본울엄마

생각조금도안하고먹고또먹고
그땐왜그랬을까싶어도
화전굽는날가족가슴속에는
온통진달래꽃이가득피었다

이시는시인의어린시절가족과의아름다운추억과진달래꽃꺾어와화전을구워주던어머니의사랑과헌신이돋보이는시이다.
“언니동생줄줄이둘러앉아/꼴깍꼴깍침삼킬때마다/오로지자식줄거라고/맛도한번못본울엄마”어머니의사랑과헌신이독자에게도찡한울림을준다.
“생각조금도안하고먹고또먹고”깨달음은늘뒤에서야오는법,그렇지요.가족의행복은늘어머니의헌신으로이뤄졌다는것을보여주는깨우침이있는시여서좋다.

「어머니를닮았네」역시깨달음이있는시이다.

어머니처럼안살아야지했는데
어느새배어있는어머니모습

나어릴때어머니는
떠도는유랑자처럼하늘을보며
나무그늘에눕기를좋아하셨다
난청승이라고꼬집었는데
지금나도그러고있다

또어머니는늘
킬리만자로에가보고싶다고했다
아름다우면서도험한산
포근해보이기까지한
그킬리만자로에나도가고싶다

벚나무그늘에누워하늘을본다
저만치논두렁속그루터기에
단란이모여앉아점심먹는듯
비둘기까마귀서로양보하며모이줍는다

가을낙엽과작별하기도전에
겨울이슬그머니고개내민다
발등에떨어진낙엽참따스하다
어머니계신곳으로한발다가선다

어렸을때는어머니를닮지않겠다고마음먹었던화자,역시시간의흐름뒤에자연스럽게어머니의모습을닮아가는자신을발견하는것,이는곧깨우치고있다는것이다.어머니가동경하던킬리만자로,이제화자자신도내심동경하고있다는것까지,이는단순한행동만이아닌마음속까지닮아있다는것.마음이닮아있다는것은,깊은어떤연결이되어있다고볼수있겠다.
그러면서“어머니계신곳으로한발다가선다”라고차분하고담담히표출하고있는감정절제의모습은읽는독자들에게작은울림을주고있다.

끝으로「사계절기차를타고」는사람의한생을기차여행에비유하고있는시다.

봄역
아주천천히꿈을싣는다
꽃신신고화장도하고
얼른어른이되고싶은데
너무천천히달린다

여름역
조금빠르게가야지하면서
한남자를만나고헤어지며
홀로상처받고눈물흘리기를
되풀이하다어느덧지난다

가을역
매우빠르게가는데
버리고보낼것하나둘
수북이싣고창밖을내다보니
누런곡식깊은사색에잠기고
고개숙이며버릴걸챙긴다

겨울역
급행고속으로달리며
모두버리고가벼워진어깨
텅빈마음담은채로
종착역이가까워진다

밤톨같은사랑하나담고
숨가쁜겨울기차에게조른다
급한것없으니제발천천히가자고
가슴에남은사랑흐트러지지않게

사람의한생을기차여행에비유하고있는시다.지나온생의흐름을,인생사계(소년기,청년기,장년기,노년기)의변하는감정과경험을역의속도로표현한방식은재치있는발상이다.
종착역이가까워지는인생의마음을잘드러낸이시는애잔한울림을준다.‘남은생이얼마남지않았구나’싶으니급행고속으로달리는그느낌,“급한것없으니제발천천히가자”라고붙들고싶은간절한마음을드러낸다.지키고싶은사랑하나지킬수있도록천천히가기를독자도안타깝게바라보게하는시다.

위의시들을살펴본바와같이시적비유와재치있는발상,깨달음과감정을절제하면서도그울림이있는시쓰기를하고있다.그만큼많은습작을통해서이뤄진것이라믿어등단의반열에올려도좋겠다고보았다.하여,이번《부산시단》여름호신인상으로선選하며축하를드린다.

*심사평:문인선시인